(은유/메멘토) 은유작가의 독학으로 배운 날 것 같은 필력, 생활에서 온 몸으로 부딪혀 체득한 살아있는 글들에 울림이 큽니다. 책을 읽어가면 많은 문장이 저를 두드려 깨웁니다. 작가가 내어 준 길을 또 나아갑니다. 서두에 작가는 ‘나는 왜 쓰는가’라고 자문하며 다음의 말을 합니다. 삶이 굳고 말이 엉킬 때마다 글을 썼다. 막힌 삶을 글로 뚫으려고 애썼다. 스피노자의 말대로 외적 원인에 휘말리고 동요할 때, 글을 쓰고 있으면 물살이 잔잔해졌고 사고가 말랑해졌다. (중략) 크고 작은 일상의 사건들을 글로 푹푹 삶아내면서 삶의 일부로 감쌀 수 있었다. 어렴풋이 알아갔다. 글을 쓴다는 것은 고통이 견딜 만한 고통이 될 때까지 붙들고 늘어지는 일임을. 혼란스러운 현실에 질서를 부여하는 작업이지, 덮어두거나 제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