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 22

숙제인 머리염색

(갈맷길의 무궁화를 닮은 부용꽃 ) 이근후 선생님의 책 에 이어 를 연속해서 읽고 있습니다. 각 구절마다 정말 소중한 말씀들이라 아껴가며 ‘야금야금’ 읽습니다. 제가 존경해 왔던 이시형 정신의학과 박사님과 1년 선후배 사이이고 같은 대구 출신이라니 더 정겹게 느껴집니다. 젊은 시절 이시형 선생님의 책에서 주부가 재취업을 하려면 영어와 컴퓨터 두 가지의 도구를 갖추면 기회가 열린다라는 말씀을 접했어요. 그 안내를 따라 열심히 하다 보니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이근후 선생님의 삶의 지침에 따르면 나의 가을, 겨울의 삶이 그다지 불안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이 듦과 늙음에 대하여 두려움 없이 자연스레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커집니다. 나이 들어가면서 생기는 흰 머리카락은 그냥 자연스럽습니다. 희끗 희끗 하게 중간..

오늘은 내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

(이근후/샘터) 이근후 선생님은 정신의학과 의사, 교수로서 50년 근무하시고 은퇴 하셨습니다. 80중반 연세에 여전히 마음을 갈고 닦아 지혜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많은 귀감이 됩니다. 해 주시는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사랑의 울림으로 전해집니다. 선생님의 우리나라 정신의학계에서의 족적도 위대했지만, 은퇴 후의 삶은 현역 때 이상으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주십니다. 네팔 의료 봉사, 시 낭송회, 보육원 봉사 등 끊임없이 나를 중심으로 주변과 함께 따뜻함을 나누는 삶으로 지혜롭게 나이 들어 가는 삶의 예를 보여주십니다. 노년의 삶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함을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제시해 주십니다. 선생님의 지혜를 나침반 삼아 나아가면 노년의 삶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생..

행복의 기원

김민식 피디님의 지난 부산 강연회 때 주제가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였습니다. 그 때 자료 화면에 (서은국/21세기북스) 표지 그림이 콕 와서 박혔는데, 이제야 읽게 된 것입니다. 서은국 저자는 행복 심리학자이며 교수입니다. 저자는 행복을 다음과 같이 얘기 합니다. 꿀벌은 꿀을 모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도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벌도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며 이 자연 법칙의 유일한 주제는 생존이다. 꿀과 행복, 그 자체가 존재의 목적이 아니라 둘 다 생존을 위한 수단 일 뿐이다. 간단히 말해,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감을 느끼도록 설계된 것이 인간이다.(서문 9쪽) ‘저자는 인간은 100% 동물이다’라는 관점에서 행복 탐구를 시작합니다. 생명체는 행복..

해질 무렵 맨발의 청춘

주말 이틀동안의 태풍과 함께한 폭우로 집에서 좋아하는 책 여행을 실컷 했어요. 비 그친 일요일 저녁 집에서 묶여 있던 다리를 움직여 주고 싶어서 아파트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갑니다. 운동장은 비로 씻기어져서 말끔합니다. 모래알들을 헤아릴 수 있을듯, 그 '쨍' 함이 좋습니다. 아무도 없는 운동장에서 맨발로 걷기를 해 봅니다. 따끔 따끔한 그 느낌이 견딜 수 있는 만큼 아프면서 시원합니다. 맨발로 흙을 자주 밟고 지기를 느끼고 싶은데 바쁜 일상이 자꾸 핑계가 됩니다. 운동장을 돌면서 초등학교 교정을 돌아봅니다. 갖가지의 예쁜 색깔 바람개비가 반겨주는 듯 손을 흔듭니다. 일요일 저녁 비온후의 해질녘, 그 고즈넉함이 저의 마음을 말랑하게 합니다. 맨발로 흙을 느끼며 살며시 걸으니 좋습니다. 온 몸의 감각이..

책은 도끼다

( 박웅현/북하우스) 저자의 말에서 내가 읽은 책은 나의 도끼였다. 나의 얼어붙은 감성을 깨트리고 잠자던 세포를 깨우는 도끼. 도끼자국들은 내 머릿속에 선명한 흔적을 남겼다. 어찌 잊겠는가? 한 줄 한 줄 읽을 때마다 쩌렁쩌렁 울리던, 그 얼음이 깨지는 소리를. 시간이 흐르고 보니 얼음이 깨진 곳에 싹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느껴지지 않던 것들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촉수가 예민해진 것이다. (서문) 를 통해 김 훈의 을 다시 들여다봅니다. 완전히 새로운 세상, 우주가 열립니다. 박웅현 작가의 가 위대한 안내자가 됩니다. 나의 잠자던, 단단히 얼어붙었던 감수성과 영혼을 깨웁니다. 아니 부숩니다. 제목의 강렬함을 이제 알겠습니다. 이 책이 나를 진정한 글 의 향연 속으로 ..

유대인 엄마의 힘

절반의 사랑을 감추고도 아이를 크게 키우는 (사라 이마스/정주은옮김/예담) 세계적으로 학문, 정치, 경제, 거의 모든 분야별로 우수함을 드러내는 유대인들을 보면서 유대인의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저자 사라 이마스는 나치의 박해를 피해 상하이로 이민한 유대인 아버지를 둔 중국인으로서, 중국에서 나고 자랍니다. 세 명의 아이를 두지만 불행한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이스라엘로 향한 첫 중국인 이민자가 됩니다. 마흔 세 살의 가난한 싱글맘으로 세 아이를 키우면서 중국과 이스라엘, 동양과 서양의 자녀교육을 더욱 뚜렷하게 비교할 수 있게 됩니다. 아낌없이 퍼주는 전형적인 중국 엄마였는데, 세 명의 아이들을 이스라엘의 유대인 자녀교육법으로 훌륭하게 키워냅니다. 아들들은 이른 나이에 백만장자가 되는 부를 이룹..

나의 소중한 글 벗님 들

(다음 사진자료 중에서) 첫 번째 글벗인 나의 모델 꿈트리숲님! 저자 김민식 PD님의 응원으로 블로그 세계를 입문했고 본격적으로 블로그 글을 꾸준히 올린 것은 올해 2월부터입니다. 같은 김민식 피디님의 문하생(?)인 꿈트리 숲님은 1년 전부터 꾸준히 블로그 글쓰기를 하고 계셨고 그 놀라운 성장의 모습에 저도 자극 받아 무모하고 용감하게 글쓰기를 재개했습니다. 선배이신 꿈트리님을 통하여 많은 용기와 응원을 받습니다. 꿈트리님은 처음 만남의 자리에서 모두에게 직접 볶은 현미차를 선물 해 주면서 따뜻함을 함께 나누었어요. 그 따뜻함에 저 분의 인간적 내면의 힘이 어디서 왔나 궁금했는데, ‘논어’를 필사 할 정도로 독서의 내공과 구력이 큰 분이었던 거죠. '독서포럼 송도 나비'를 이끄는 회장님으로 글 읽기와 쓰..

여덟단어

(박웅현/북하우스) 카피라이터인 저자 박웅현은 인문학적 감수성과 따뜻한 시선이 가득담긴 광고문구로 유명합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등의 광고문구로 자신만의 창의력과 감수성으로 자신의 분야에 독보적인 자리매김을 한 저자입니다. 그의 다른 책 , 는 저자의 책읽기 방법으로, 얼어붙은 감성을 깨뜨리고 잠자던 인문학적 세포를 일깨우는 도끼로써의 독법을 알려주기 위한 책들이랍니다. 바로 연결해서 읽어보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그는 살면서 꼭 생각 해봐야 하는 가치들을 인생의 선배로서 8꼭지 강의로 를 후배들에게 들려줍니다. 그 여덟 개의 단어는 ‘자존, 본질, 고전, 견(見), 현재, 권위, 소통, 인생입니다. 각각인 듯하면서 결국..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터 카터/조경숙옮김/아름드리미디어)은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책 입니다. 큰솔나비의 독서 토론 책으로 선정 되어 다시 책장에서 꺼내어 읽어봅니다. 인디언들의 자연과 합일, 순응하는 지혜로운 생활방식을 처음 알게 되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미국 중심 사고의 서부영화에서 인디언들은 호전적이고 미개하다는 인식을 막연히 가지고 있었어요. 책을 읽으면서 인디언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어요. 개척자들인 백인들은 인디언들에게는 침입자며 삶을 터전을 빼앗은 약탈자였던 것입니다. 자연과 함께 의식주를 해결하고 살아가는 인디언들의 지혜에 놀라웠습니다. 이렇게 평화적인 체로키족이 점점 쫓기어 산 속으로 몰리어 삶의 터전을 옮겨야만 했던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백인 정부군들에게 집과 사는 ..

부산 기장 아홉산 숲

이번 주 소소한 행복 여행 걷기는 부산의 기장 철마면에 있는 식물원이자 수목원인 ‘아홉산 숲’입니다. 이곳은 사유림이고 개방된 지 몇 년 되지 않아서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 아홉산 자락에 문씨 집안에서 400년 가까이 가꾸고 지켜온 숲이라고 합니다. 2004년 산림청으로부터 지정을 받은 숲이기도 하고요. 오랜 세월 숲다운 숲이 제자리에 있었기에 수많은 생명들이 깃들게 되었습니다. 산토끼, 고라니, 꿩, 딱따구리들이 우거진 숲과 대밭에 둥지를 틀고 족제비, 오소리, 반딧불이 까지도 온갖 이끼와 버섯들과 이웃하여 살고 있습니다. 아득한 옛날부터 일제 강점기, 해방과 전쟁을 거치고 또 21세기에 들어서서도 묵묵히 나무와 숲을 가꾸어 온 문씨 집안의 고집, 그 고집이 자연 생태를 그대로 살린 숲을 지켜 내게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