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사 14

금쪽같은 우리스님

지난 연휴 밀린 다림질 거리를 펼쳐놓고 오랜만에 TV 앞에 앉았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TV를 느긋하게 보는 시간은 다림질하는 시간입니다. 다림질은 '인간극장'시청과 함께인 것입니다. 8월에 방영된 시리즈를 재방송으로 보았습니다 두 분의 비구니 스님이 경북 봉화의 깊은 산사에서 수행과 노동을 하시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두 분 지욱 스님과 송준 스님의 미소는 아기동자의 미소만큼 밝고 순수했습니다. 성정이 판이하게 다른 두 분이 절집 공동생활을 해 나가는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을 비추어보게 됩니다. 두 분은 낡은 작은 산사를 다듬고, 절 주위 농토를 개간하여 연꽃과 작물을 재배합니다. 축구장 넓이의 싱싱한 초록 연잎과 연꽃들이 가득한 연못을 보니 저절로 마음이 씻기울 듯 청정해집니다. 천체 물리학..

영화감사 2020.10.08

다시 만난 빨간 머리 앤 (Anne with an "E")

어렸을 적 보았던 만화영화 중 플란다스의 개, 캔디, 빨간 머리 앤은 많은 기억들로 여전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특히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라는 노래와 함께 은 지금도 바로 기억이 떠오르는 애정이 가는 애니메이션입니다.끝없는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꿋꿋이 버티고 견뎌내어, 긍정의 기운을 모아 앞으로 나아가는 앤의 자세, 그 성장하는 모습이 어린 시절 저에게는 정말 좋았습니다.이 작품은 다들 아시지만 캐나다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1908년에 쓴 소설이 원작입니다. 빨간 머리 앤이 너무 좋아 저의 영어 별명을 작가 이름을 따서 루시라고 지었을 정도입니다. 루시의 고향이기도 한 빨간 머리 앤의 작품 배경지인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시골인 에이번리도 꼭 한 번 여행하고 ..

영화감사 2020.04.07

노곤 할 땐 영미드라마를

주말 동탄 딸 집에서 부산으로 장거리 교대운전으로 집에 도착하니 온 몸이 노곤했습니다. 책 읽기에는 집중이 잘 되지 않는 몽롱한 상태였어요. 이럴 땐 올레 TV에서 하는 영미 드라마를 정 주행 하기 딱 인 것입니다. 영어 듣기에도 도움이 될 만한 무료 드라마를 찾아보았습니다. 45분짜리 6회 분의 을 선택했어요. 예전에는 주말 미드 정주행 하기를 자주 했는데 블로그 글쓰기를 시작한 후에는 그럴 여유가 잘 생기지 않습니다. 1980년대의 영국은 성에 대하여 드러내 놓고 얘기를 할 수 없는 분위기였습니다. 특히 여성들에게는 더욱 보수적이었고요. 주인공 스테파니는 육아와 집안일은 물론 가사도우미로 부수입을 올리는 부지런한 주부입니다. 빠듯한 살림에 좀 더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일을 가지고 싶어 하는 평범한 주..

영화감사 2020.03.11

시동

영화 감상 주말 딸집 동탄을 다녀와서 나른한 피곤함으로 책읽기 집중이 잘 안되었어요. 이럴 땐 가볍게 웃고 즐길 수 있는 편안한 한국 영화를 보고 싶습니다. 얼마 전 한국영화 예고편을 보았는데, 배우 박정민의 팬으로서 찜 해놓았던 영화입니다. 박정민 배우는 에서 독립운동가 송몽규 역을 열연했습니다. 그 연기가 인상적이어서 그 때부터 팬이 된 것입니다. 은 웹튠 원작인 영화인데, 극장에서 내려지고 IPTV 올레로 시청가능 하네요. 집에서 편안하게 영화 감상할 수 있는 편리함이 좋습니다. 엄마와 함께 사는 반항아 택일(박정민)은 학교생활이 도저히 맞지 않아 사사건건 엄마와 부딪힙니다. 식당일을 하는 엄마는 어떡하든지 뒷바라지를 해 줄 테니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을 가라고 합니다. 엄마 자신처럼 고달픈 인생을..

영화감사 2020.02.04

미안해요, 리키

켄 로치 감독 켄 로치 감독은 를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울림이 큰 영화였기에 바로 감독님의 팬이 되었고요. 그 작품은 2016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김민식 피디님의 영화 소개 글을 접한 후 부산의 상영관인 해운대의 ‘영화의 전당’을 향했습니다. https://free2world.tistory.com/2346 놓쳐서 미안해요 켄 로치 감독의 영화를 좋아합니다. 를 보며, '아, 이 영화는 거장이 세상에 보내는 마지막 인사로구나.'했는데요. 은퇴를 선언한 감독이 다시 영화 한 편을 내놓습니다. .. free2world.tistory.com 영화를 보고 나서의 먹먹함을 가지고, 서툰 글이지만 한 사람이라도 이 영화를 더 보고 우리의 미안함을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에 블로그에..

영화감사 2020.01.21

부산 국제 영화제(BIFF)에서의 만남들과 폐막식

BIFF 자원봉사 활동 중 안내부스에서 여러나라의 외국인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 중에서 순천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영국아가씨는 배낭하나 달랑 메고서 제대로 부산을 즐겼어요. 자갈치 시장이 환상적이었다며 엄지‘척’을 내밀면서요. 국제시장과 깡통시장에 대해 물어보며 구석구석 즐길 준비로 눈이 반짝거렸습니다. 독일에서 온 60 대쯤 되어 보이는 부부가 한국 영화을 어디서 볼 수 있냐고 물어 봅니다. 다행이 예매 없이 현장 구매 가능한 야외상영작이라 안내했습니다. 아내는 한국인이고, 남편은 독일인이었는데 아내는 10살쯤에 가족이 모두 독일로 이민을 갔었답니다. 약간 어눌한 발음으로 한국어도 조금 하시며, 남편이 독일에서 영화 관련 일을 하는지라 특히 한국 영화에 관심이 많답니다. 축제를 즐기면서 화제..

영화감사 2019.10.14

제 24회 부산 국제 영화제 (BIFF) 에 참여

부산의 가장 큰 축제인 부산 국제 영화제에 자원봉사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남포동 BIFF 광장의 종합 안내센터에서 영어 통역 부분을 담당합니다. 제가 속한 미노리 통역봉사단에서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영역별로 행사기간 내에 자신의 일정에 맞게 오전, 오후로 나누어 대부분의 회원이 참석합니다. 저는 주말과 공휴일에 오전반으로 참석합니다. 행사기간 동안 오전(10시~15시), 오후(15시~20시) 팀으로 나누어 봉사하게 됩니다. 10월 5, 6일 토, 일요일 남포동 에 행사장의 부스들이 설치되고 저는 오전반으로 참여했어요. 부산의 영화 축제인 BIFF 가 시작 된지 24 년째 인데 이제 그 명성에 걸맞게 내국인은 물론이고 많은 외국인들도 함께 우리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 보입니다. 하지만 부산 영화 축제의 ..

영화감사 2019.10.07

벌새 (House of Hummingbird)

벌새(House of Hummingbird) 감독: 김보라 출연: 박지후, 김새벽, 정인기, 이승연 서천석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선생님이 하시는 일과 관련해 청소년 영화인를 의무감으로라도 봐야겠기에 보았는데 재미있어서 한 번 더 보실 거라는 페이스북 추천 글을 읽었어요. 그 말씀에 주중 보너스처럼 주어진 공휴일에 독립영화 를 보았습니다. 자녀와 함께한 가족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첫 장면에 자기 집인 줄 착각하며 남의 집 초인종을 누르며 애절하게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두드리는 은희(박지후)는 14살의 아주 평범한 중2여학생입니다. 이 첫 장면이 펼쳐질 많은 이야기를 암시합니다. 1994년의 시대적 배경으로 도드라질 것 없는 평범한 여학생인 은희가 마주하는 가족관계, 학교생활, 친구 관계 등 14살..

영화감사 2019.10.04

나랏말싸미 와 알라딘

(감독; 조철현, 배우;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 휴가기간 별 계획 없이 집에서 지내는 아빠를 응원하기 위해 아들이 영화표를 예매해 주었어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독서여행하면 되지만, 눈이 아프다며 책 읽기를 불편해 하는 남편을 위한 아들의 선물이었답니다. 사실 남편은 여행 다니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둘 다 평소에는 일정 맞추기가 쉽지 않아 휴가 때는 늘 여행을 떠났었는데 저 때문에 집에만 있어야 하니 안 돼 보였나 봐요. 열심히 집안 정리하고 해질 무렵에는 집 근처의 영화관 데이트를 매일 저녁 했답니다. 는 소리언어인 한글을 세종대왕이 만드실 때 스님들과 공동으로 연구해서 만들었다는 기발한 발상으로 전개 됩니다. 산스크리스트어의 소리어 연구에서부터 시작해 구강구조의 발성기간을 본 따서 닿소리 홀소..

영화감사 2019.08.08

기생충

오래간만의 주중 공휴일이 주는 달콤한 휴식이 마음을 훨씬 말랑하게 하여 이런 날 칸느영화제 종려상 수상작인 을 봐줘야 할 것 같아 영화관을 향했어요. 감독 봉준호, 배우 송강호 우리영화사의 굵직한 획을 그은 두 분에게 먼저 경의를 표합니다. 먼저 보신 분들이 간단히 앞부분만 얘기하고 뒷부분은 보고나서 얘기 나누자고 스포를 꺼렸는데 이 순간부터 누적 관객수 오백만이 넘었으니 조금 스포를 해도 될지 모르겠네요. 백수가장 기택(송강호분)의 가족이 박사장(이선균분)네 진입으로부터 결국 두 가족의 비극이 시작 됩니다. 폭우가 쏟아지던 날 집 비운 주인집에서 운전기사, 가정부, 과외를 하던 아들, 딸 4가족의 하루 밤 주인놀이 파티는 그들의 마지막 축제가 돼버립니다. 비로인해 예정 보다 빨리 돌아온 주인가족을 피해..

영화감사 2019.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