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원 7

당신은 언제 정말 기분이 좋은가요?

함께 줌으로 공부하는 모임에서 "When are you delightful?" 질문을 받았습니다. '나는 언제 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기쁠까?' '내가 보유한 주식이 올랐을 때?' '수입이 늘었을 때?' 기분이 좋긴 하지만 함박웃음까진 아닌 것 같습니다. 나도 모르게 입이 귀에 걸리고 표정이 밝아질 때는 손녀 예원과 함께 할 때 입니다. 예원과 영상 통화를 할 때면 표정은 물론 목소리도 한껏 고조됩니다. 예원이가 '할머니'라고 부르며 자신의 일상을 말해줄 때면 가슴 저 아래가 간질거리며 마음은 부풀어 오릅니다. 지난주에는 유치원에서 감자 농사지은 것을 판매하는 시장놀이를 했다고 합니다. 봄에 수녀님과 아이들이 직접 유치원 한 켠의 텃밭에 심은 감자입니다. 몇 달 동안 아이들이 직접 물도 주고 돌보다가 ..

꽃 중에 꽃

꽃 중에 꽃! 사람꽃이 제일 이쁘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손녀 예원을 통해 알아간다. 예원이 자람에 따라 함께 하는 기쁨과 즐거움도 더욱 커진다. 멀리 동탄에 살고 있어 한 달에 한두 번 밖에 볼 수 없음이 못내 아쉽다. 그러니 손녀와의 영상 통화는 늘 설렘 그 자체이다. 유치원 생활에 잘 적응하고 즐겁게 다니고 있는 모습이 기특하다. 예원과의 즐거운 일들은 모두 기억 속에 저장해 두고 싶다. 예원 에피소드 #1. 여행 중인 딸이 전화를 했다. 손녀예원이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서란다. 예원이 말하길, 예원이가 제일 좋아하는 것 1등은 '텐텐 '(어린이용 캐러멜 맛이 나는 영양제)이고, 3 등은 엄마, 아빠! 2 등은 뭘까요? 라며 물었단다. 뭔데? 물으니 '할머니'라고 대답했단다. 제 엄마 아빠를 제치고 ..

예원이의 세 번째 생일

손녀 예원이 얼마 전부터 전화할 때마다 "할머니 쵸코 케잌 사서 어서 와요"라고 말했다. 태어난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세 번째 생일을 맞이 했다. 눈도 제대로 못 뜨던 조그마한 아기가 어느새 자라서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똑똑하게 표현할 줄 아는 아이가 된 것이다. 설렘을 가득 안고 지난 주말 동탄을 향했다. 평소에는 예원의 먹거리를 많이 가리는 딸이지만 생일만큼은 손녀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싶은가 보다. 예원이 어린이 집을 처음 갔을 때 간식 등 먹거리들이 딸의 평소 육아에서 벗어난 것들이 제공되면 딸은 많은 고심을 했었다. 딸은 웬만하면 인스턴트 음식이나 단것들을 지양하는 육아를 해왔었는데 어린이집 간식들이 그 경계를 여지없이 허물었기 때문이다. 쵸코렛도 그중 하나다. 예원은 어린이 집에서 ..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가기를!

"이게 뭐지?" "'해보자." "'책" " 미안해" 두 돌이 지난 손녀 예원이가 요즘 가장 자주 하는 말들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말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표현들입니다. 예원이가 단어로만 자신의 생각을 말하다가 가장 처음으로 표현한 문장은 "가자, 빨리 가요!"였어요. 아파트라는 갇힌 공간에서 생활하는 답답함이 큰 것인지 바깥세상이 늘 궁금한 것 같아요. '가자' '빨리 가자'를 외치며 현관 앞으로 향합니다. 어른들의 대화에서 '가자'라는 단어만 나오면 어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종이가방을 팔에 걸친 채 '가자'라고 외치며 앞장섰어요. 그런 단계를 거쳐 요즘에는 하루 종일 위의 네 가지 표현들을 합니다. 예원이가 처음 보는 것들을 궁금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게 뭐지?"라고 말하..

예원아 너의 두 번째 생일을 축하해!

손녀 예원이가 지구별 우리 곁으로 온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태어날 때에는 새 생명의 소중함으로 경이로움을 가득 주더니, 자라는 모습을 보는 요즘은 매일매일이 우리에게 기쁨의 선물이다. 예원이와 함께하는 모든 시간들이 축복이다. 아들과 딸을 키울 때는 일상이 바쁘고 지쳐서 정신없었다. 성장하는 과정을 충분히 귀하게 여길 여유가 없었던 거다. 어떻게 지나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부분도 많을 정도로 애들은 금세 자랐다. 그런데 손녀는 여유를 가지고 자라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서 좋다. 육아 경험이 있지만 손녀의 성장해가는 모습은 모든 게 새롭고 신기하다. 매 순간을 놓치는 것이 아쉬워 매일 영상통화를 한다. 한 마디씩 말을 하고 문장을 표현할 때는 기쁨 그 자체이다. 손녀 예원이의 자라는 모든 과정을..

요리 대장 예원이

손녀 예원이가 자랄수록 교감이 커진다. 조금씩 대화가 이루어지는 기쁨이 크다. 보고 있어도 그립고 더 보고 싶다는 말의 뜻을 새삼 알 것 같다. 두 돌이 되어가는 예원이가 자신의 생각을 한 두 마디 단어와 문장으로 표현할 때마다 놀랍고 신기하다. 요즘 예원이는 점심 나절까지 어린이집에 다니는 데 이제 제법 적응하며 즐겁게 지내는 것 같다. 처음 한 동안은 등원할 때마다 울기도 했지만 지금은 친구들과 선생님과 만나는 것을 즐거워며 씩씩하게 어린이집을 향한다. 어린이 집 활동을 볼 수 있는 알림 앱이 있어서 부산에 있는 할미, 할비도 매일 예원이의 어린이 집 활동을 볼 수가 있다. 며칠 전 예원이가 어린이 집에서 요리사 모자와 앞치마를 두르고 백김치인 물김치를 담그는 활동사진들이 올라왔다. 아이들 재미있는 ..

에너자이저 예원

손녀 예원이와 날마다 영상통화를 하고 있지만 못내 아쉽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직접 얼굴을 보고 말랑한 피부를 부벼보고 싶습니다. 그 에너지 충전을 위해 지난 주말 동탄을 다녀왔습니다. 기차표 예매 후 예원이를 보러 간다는 설레임에 생활에 활력이 생길 정도로 동탄행이 기다려졌습니다. 동탄에 머무는 주말 동안은 딸에게는 휴식을 주며 예원이랑 많은 시간을 보내야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예원이가 본격적으로 낯을 가리기 시작하면서 잠시도 엄마랑 떨어지지 않으려 합니다. 딸은 이것이 즐겁기도 하지만 잠시도 쉴 수가 없으니 많이 지쳐 보였고요. 할미랑 좀 친해졌으니 괜찮으려니 하며 딸과 사위가 잠시 외출했는데 예원이가 현관 쪽을 향하며 엄마를 찾는 듯 울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어르고 달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는 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