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걷기)감사

해질 무렵 맨발의 청춘

아리아리짱 2019. 7. 25. 06:45

 

주말 이틀동안의 태풍과 함께한 폭우로 집에서 좋아하는 책 여행을 실컷 했어요. 비 그친 일요일 저녁 집에서 묶여 있던 다리를 움직여 주고 싶어서 아파트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갑니다.  

운동장은 비로 씻기어져서 말끔합니다. 모래알들을 헤아릴 수 있을듯, 그 '쨍' 함이 좋습니다. 아무도 없는 운동장에서 맨발로 걷기를 해 봅니다. 따끔 따끔한 그 느낌이 견딜 수 있는 만큼 아프면서 시원합니다. 맨발로 흙을 자주 밟고 지기를 느끼고 싶은데 바쁜 일상이 자꾸 핑계가 됩니다. 

운동장을 돌면서 초등학교 교정을 돌아봅니다. 갖가지의 예쁜 색깔 바람개비가 반겨주는 듯 손을 흔듭니다. 일요일 저녁 비온후의 해질녘, 그 고즈넉함이 저의 마음을 말랑하게 합니다. 

맨발로 흙을 느끼며 살며시 걸으니 좋습니다. 온 몸의 감각이 꿈틀대며 잠을 깹니다. 대지의 소리가 전해져 오는 듯 합니다. 자연인이 된 듯 마음이 가볍습니다. 어디선지 불어오는 비 온 후의 소슬한 바람 덕분에 이렇게 살아 움직임의 감사함을 느낍니다.

어린 때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시소, 그네, 사다리타기하며 놀았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지금 이 시간 타임머신을 타고 나의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맨발 걷기가 참 좋습니다.

툭 트인 넓은 공간에서 갇혀 있던 답답했던 먼지를 털어냅니다. 온 몸으로 자연 속의 나를 느낍니다. 시간 내서 자주 맨발 걷기를 해야겠습니다. 시인의 마음이 됩니다. 땅을 딛고, 새들의 소리를 듣고, 푸른 나무를 보고, 하늘을 보며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오늘도 작고 사소한 것에서 행복 찾기 여행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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