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여덟단어

아리아리짱 2019. 7. 19. 06:59

<여덟 단어>(박웅현/북하우스)

카피라이터인 저자 박웅현은 인문학적 감수성과 따뜻한 시선이 가득담긴 광고문구로 유명합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등의 광고문구로 자신만의 창의력과 감수성으로 자신의 분야에 독보적인 자리매김을 한 저자입니다. 

그의 다른 책 <책은 도끼다>, <다시, 책은 도끼다>는 저자의 책읽기 방법으로, 얼어붙은 감성을 깨뜨리고 잠자던 인문학적 세포를 일깨우는 도끼로써의 독법을 알려주기 위한 책들이랍니다. 바로 연결해서 읽어보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그는 살면서 꼭 생각 해봐야 하는 가치들을 인생의 선배로서 8꼭지 강의로 <여덟 단어>를 후배들에게 들려줍니다. 그 여덟 개의 단어는 ‘자존, 본질, 고전, 견(見), 현재, 권위, 소통, 인생입니다.

각각인 듯하면서 결국 인생이란 큰 그릇으로 모두 담기게 되는 단어들입니다. 

저자는 강의에 앞서 불교 용어인 ‘돈오점수(頓悟漸修): 돈오(頓悟), 갑작스럽게 깨닫고 그 깨달은 바를 점수(漸修), 점차적으로 수행해 가다’를 가장 먼저 말하며 여덟 번의 강의시간들이 돈오점수의 계기가 되기를 원합니다.

 

1강 자존 - 당신의 별을 찾으셨나요?

어떤 위치에 있건 어떤 운명이건 스스로 자기 자신을 존중 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와 아모르 파티(Amor fati). ‘죽음을 기억하라’와 ‘운명을 사랑하라’는 죽음과 삶이라는 상반된 의미의 조합이지만 결국 같은 방향을 바라봅니다. 내가 언젠가 죽을 것이니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라는 것이고, 그러니 지금 네가 처한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것이죠. (17~20쪽) 

우리는 나의 내면의 ‘자존’을 찾기보다는 바깥의 ‘눈치’를 보는 것이 습관이 되어있습니다. 줄 세우기 교육의 영향으로 자신의 바깥에 중심을 두고 비교하니 ‘다름’을 두려워합니다. 획일한 테두리 안에 들지 못하면 불안에 쫒기고 자신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각자의 걸음속도로 뚜벅뚜벅 걸어 나가야 하는 각자의 인생인데, 끊임 없는 비교로 자신을 몰아붙이는 것입니다.

자존은 중심점을 안에 찍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것인데요. 어제 보다 나은 나 자신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 그것이면 충분한 것입니다. 자기안의 점들을 찍어서 그 점들을 연결해 스스로 하나의 별을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너 자신이 되어라! (Be yourself) 

누구나 단점은 많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장점도 있죠. 그러니 내가 가진 장점을 보고 인정 해 줘야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부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존중해야 하는 것이죠. 단점을 인정하되, 그것이 나를 지배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29쪽)

 

2강 본질(本質) - 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

저자는 무대공포증이 있었는데 광고주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해야만 하는 카피라이터로서 그 두려움과 불안감이 컸답니다. 그것을 떨치기 위해 너무 ‘잘 하려고 하는 마음’이 아닌 내용을 잘 전달하는 것 ‘할 말을 하는 것’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후 덜 떨렸음을 예를 듭니다. 본질은 컨텐츠를 전달하기 위해 할 말을 하는 것이라면서요. 지금은 강의의 달인인 듯 합니다. 

곽재구 작가의 ‘연륜은 사물의 핵심에 가장 빠르게 도달하는 길의 이름이다’ 인용하면서, 기타를 만든다고 했던 클래식 기타회사는 다 망했고, 음을 만든다고 했던 기타회사는 모두 살아남았음을 말합니다.

 

3강 고전(古典) - Classic, 그 견고한 영혼의 성(城)

고전의 사전적 의미는 ‘예전에 쓰인 작품으로 시대를 뛰어넘어 변함없이 읽을 만한 가치를 지니는 것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2강의 ‘본질’과 함께 연이은 ‘고전’을 주제로 한 이유를 김현규씨의 메일 내용으로 전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전 세계인을 감동 시키는 위대한 문학이나 미술, 음악 등 예술작품들은 본질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한테만 좋은 것이 아닌, 우리나라에서만 좋은 것이 아닌, 전 세계 다수의 인간이라는 종이 느끼는 근본적인 무엇을 건드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79쪽)

그러면서 우리가 들고 있는 가방이 명품이 아니랍니다. 그 가방은 단지 고가품인거지요. 명품은 클래식이며 고가품과 명품을 헷갈리지 말라고 하네요! 진정한 명품의 세계로 들어갈 것을 주문하면서요.

 

4강 견(見) - 이단어의 대단함에 관하여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무것이게 보이는 것, 우리가 보배롭게 봐야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보는 힘입니다. 주변에 좋은 것들은 많은 데 좋은 것을 보는 눈이 없어 놓치는 것들이 많습니다. 우리 삶의 매 순간의 기적을 발견하기 위해서 이것을 볼 수 있는 촉수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호학심사( 好學深思) 즐거이 보고 깊이 생각하라. (중략) 길거리 풀 한포기에서 우주를 발견하고, 깊이 들여다 본 순간들이 모여 찬란한 삶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126쪽)

그래서 내가 어떤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면 나의 삶은 의미 있는 순간의 합이 되는 것이고, 내가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나의 삶은 의미 없는 순간의 합이 되는 것이에요. (123쪽)

 

5강 현재 - 개처럼 살자

개는 매 순간에 집중합니다. 먹을 때는 먹는 것에, 잠잘 때는 오직 잠만 자고, 주인을 반길 때는 온갖 재롱으로 반기는, 선의 시간대가 아닌 원형의 시간대, 현재를 순간을 집중해서 산다는 것입니다.

작가의 삶의 목표인 'Sieze the moment, Carpe Diem(순간을 잡아라, 현재를 의미 있게 즐겨라)'의 작가적 표현인 ‘개처럼 살자’ 확 와 닿습니다.

떤 선택을 하든 간에 선택을 하고나면 답은 그 자리에 있습니다. 아니면 없습니다. (131쪽)

옳은 선택은 없습니다. 선택을 하고 옳게 만드는 과정이 있을 뿐입니다. (141쪽)

 

6강 권위 - 동의되지 않는 권위에 굴복하지 말고 불합리한 권위에 복종하지 말자.

딸에게 인생을 가장 멋지게 살고 싶다면,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해져라’를 얘기 한답니다. 맨 위의 사람도 저 아랫사람도 그래야 균형을 맞춰 똑같아져서 함께 행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7강 소통(疏通) - 마음을 움직이는 말의 힘

소통이 안 되는 세 가지 문제는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것,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소통을 위해서는 다름을 인정하고, 문맥을 생각하고, 생각을 디자인해서 전달하기입니다. 이것을 위해 사람을 먼저 배려하고 정리해서 말하는 습관을 우선으로 가져야한다고 합니다.

 

8강 인생(人生)- 급한 물에 떠내려가다 닿은 곳에 싹 틔우는 땅버들 씨앗처럼

앞의 일곱 강의를 통한 삶의 일곱 가지 재료를 결국 인생이란 큰 그릇, 아름다운 그릇에 잘 담아내야 하는 우리의 삶에 대한 얘기입니다.  

인생은 개인의 노력과 재능이라는 씨줄과 시대의 흐름과 시대정신 그리고 운이라는 날줄이 합쳐서 직조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의 의지와 재능이라는 씨줄만 놓고 미래를 기다립니다. 치고 들어오는 날줄의 모양새는 생각도 안하고 말입니다. 

딸에게 전해 주 듯 인생을 잘 살 수 있는 있는 세가지 팁을 전해줍니다.

첫째, 인생에 공짜는 없다. 하루하루 쌓여서 내 인생이 되니 잘 보낸 시간은 긍정으로 돌아오고, 잘못 보낸 시간은 부정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

둘째, 인생은 마라톤이다. 우린 언제든지 이길 수 있다. 우린 언제든지 질 수 있다.

셋째, 인생에 정답은 없다. 정답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만 있을 뿐이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의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살고 싶고, 인생전체는 되는 대로 살고 싶다’ 되새겨 봅니다. 삶은 순간의  합이다!

김화영님의 '살아있다는 그 단순한 놀라움과 존재한다는 그 황홀함에 취하여',우리는 날마다 각자의 걸음으로 각자의 정답을 향해서 뚜벅뚜벅 걸어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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