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책은 도끼다

아리아리짱 2019. 7. 24. 06:14

 

<책은 도끼다>( 박웅현/북하우스)

저자의 말에서

내가 읽은 책은 나의 도끼였다. 나의 얼어붙은 감성을 깨트리고 잠자던 세포를 깨우는 도끼. 도끼자국들은 내 머릿속에 선명한 흔적을 남겼다. 어찌 잊겠는가? 한 줄 한 줄 읽을 때마다 쩌렁쩌렁 울리던, 그 얼음이 깨지는 소리를.

시간이 흐르고 보니 얼음이 깨진 곳에 싹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느껴지지 않던 것들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촉수가 예민해진 것이다. (서문)

<책은 도끼다>를 통해 김 훈의 <자전거 여행>을 다시 들여다봅니다. 완전히 새로운 세상, 우주가 열립니다. 박웅현 작가의 <책은 도끼다>가 위대한 안내자가 됩니다. 나의 잠자던, 단단히 얼어붙었던 감수성과 영혼을 깨웁니다. 아니 부숩니다.

<책은 도끼다> 제목의 강렬함을 이제 알겠습니다.  

이 책이 나를 진정한 글 의 향연 속으로 이끕니다.

‘책은 도끼다’ 너 참 고맙다! 

 

몇 년 전 <자전거 여행>을 읽었어요.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읽었으나 큰 감흥이 없었던, 그런 아쉬운 느낌의 책이었어요.  

이렇게 감수성 예리한 묘사들이 풍부한 책인 줄 모르고 후다닥 읽었으니, 그 글들의 오롯한 생명력과 내밀함을 느낄 새 없었던 것입니다.  

자전거 여행으로 천천히, 멈추며 자세히 들여다보며 깊게 느껴야 하는 표현들을 초고속 열차를 타고 달려가면서 보았으니 길 가의 풍경들을 다 놓친 셈입니다. 삶의 속도 늦추기!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낄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기회를 내서 감수성 곤두세워 꼭꼭 씹듯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다시 한 번 떠나 보렵니다. 

작가 김훈은 글쓰기는 자연현상에 대한 인문학적인 말 걸기라고 합니다. 자연은 자연이고, 인간의 글은 인문(人文)이잖아요 라고 하면서요. 다음의 표현을 통해 자연을 보는 김훈작가의 통찰력 넘치는 글을 접합니다. 박웅현 저자는 ‘미친 사람 김훈’이라고 표현 하면서 다음 글을 안내 합니다.  

말을 걸 수 없는 자연을 향해 기어이 말을 걸어야 하는 인간의 슬픔과 그리움의 노래로 나에게는 들린다.  

항해술에서 가장 중요 한 것은 선박의 현재 위치 파악이다.(91쪽) 

식물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나무 밑동에서 살아 있는 부분은 지름의 10분의1정도에 해당하는 바깥쪽이고, 그 안쪽은 대부분 생명의 기능을 소멸한 상태라고 한다. 동심원 중심부는 물기가 닿지 않아 무기질로 변해있고, 이 중심부는 나무가 사는 일에 간여하지 않는다.

이 중심부는 무위와 적막의 나라인데 이 무위의 중심이 나무의 전 존재를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버티어준다. 존재 전체가 수직으로 서지 못하면 나무는 죽는다. 무위의 존재는 뼈대다.(...) 나무의 늙음은 낡음이나 쇠퇴가 아니라 완성이다.  (92쪽)

 

다음은 작가 알랭드 보통의 표현들로 우리를 풍요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풍요로움은 결국 감수성과 감성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120쪽) 

작가는 카프카의 다음의 글을 인용하면서 우리의 감수성 일깨우기를 다시 강조합니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냐,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129쪽) 

여러 작가의 작품을 박웅현 저자의 길 안내로 나아가니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듯합니다. 다독도 중요 하지만 한 문장 한 문장 애정을 가지고 깊이 이해하는 독서법도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책의 세줄 요약) 

잠자고 얼어붙은 감수성을

꼭꼭 씹어 먹는 책읽기로 도끼삼아 흔들어 깨워

감수성 촉수 무성하게 키워서 예민한 작가의 시선 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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