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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쓰는 연습하기

섬유종 수술 후 입 상태가 편치 않으니 몸 전체 상태가 찌뿌둥하다. 몸 상태만큼 마음이 무거워져 같이 휘청거린다. 이럴 땐 어서 '알아차림'이 필요하다. 블로그 글쓰기를 일주일에 세 번은 하리라 다짐했지만 그게 그리 쉽지 않다. 몸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글을 쓰지 못하는 것에 이런저런 핑계를 들이댄다. 글쓰기가 살짝 두렵고 막막해질 때면 글쓰기 고수님들의 도움이 간절해진다. 를 통해 내가 좋아하는 은유 작가님을 만났다. 작가님의 글 중 유독 '일단 막 쓰자, 대충 쓰자'의 문장들이 콕 와닿는다. 완벽한 사람이 쓰는 게 아니라 쓰는 사람이 완벽해지려는 노력도 할 수 있다는 얘기를 건네 봅니다. (50쪽) 글쓰기의 고수님들도 글쓰기에 초조함과 불안함이 따른다고 한다. 그것들을 떨쳐 내고 무엇인가를 끄집어내려..

진정한 리더라면 정조처럼

'옷소매 붉은 끝동' 드라마를 통해 정조를 재조명할 기회를 가졌다. 조선 역사에는 큰 관심도 없었고 더군다나 사극은 잘 보지 않는다. 정조를 역임한 매력적인 배우 이준호가 역사공부까지 하도록 이끌어 주었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조선의 문화를 가장 꽃 피웠던 영. 정조 시대 그리고 잦은 외세의 침략과 당파싸움으로 지난했던 백성들의 삶, 이것이 내가 아는 조선왕조의 단편적 지식이었다. 의빈 성씨와의 사랑을 그린 로맨스 사극이 역사적 위치에서의 정조를 재조명하고 왕을 넘어 인간 정조에 대해 알고 싶은 호기심을 자아냈다. 시작은 '옷소매 붉은 끝동'의 사극 로맨스였다. 권좌의 보존에 연연한 무능한 왕들, 그저 권력다툼의 당파싸움으로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기 급급한 양반들, 평민이라도 끼니 걱정이 끊이지 않는..

국립 농업 박물관의 어린이 박물관

지난 동탄행에서 딸 가족과 함께 '어린이 박물관'을 관람했다. '어린이 박물관'은 수원의 '국립 농업 박물관' 내에 있다. 작년 12월에 개관한 농업 박물관은 요즘 그 일대에서는 '핫 플레이스'라고 한다. 특히 미리 인터넷으로 날짜와 시간을 예약해야 하는 '어린이 박물관'은 단연코 인기가 많단다. 마침 준비한 김밥으로 도시락을 싸서 박물관으로 향했다. 경기도는 운전거리 한 시간 내외에 볼거리가 많이 있어 편리하다. 요즘은 지자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는 볼거리와 체험장의 기회를 많이 제공한다. '국립 농업 박물관'은 농업 관련의 역사와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길 기회를 주는 장이다. 야외에는 겨울이라 조금 황량하지만 계절 별 농사 활동을 볼 수 있는 체험장들도 있다. 농업 박물관은 무료로..

나의 겨울 뜨락

찬란한 봄을 위한 인고의 시간인 겨울이다. 길가의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인 채로 찬바람을 견디고 있다. 나무들은 봄을 위한 생명의 노래들을 품은 채 꿋꿋이 그 자리에서 버티어 내고 있다. 겨울나무들을 응원한다. 내 작은 겨울 뜨락인 베란다에는 지금 여전히 푸르름이 가득하다. 이 겨울에 푸르른 잎으로 생명을 더해 주고 있어서 고맙고 또 고맙다. 이들은 함께한 세월이 오래된 나의 반려식물들이다. 결혼 선물로 받은 37년 된 관음죽부터 아들 탄생기념으로 함께한 군자란, 그리고 딸의 탄생기념으로 함께 한 행운목은 30년 이상을 함께한 푸름이들이다. 내 삶에서 기쁘고 축하할 일이 있을 때마다 하나씩 구입한 것이 어느덧 50여 개에 이른다. 아침마다 햇살 가득 담은 나의 겨울 뜨락을 보면서 나는 또 하루의 평화를 갈..

불필요한 것의 제거

몇 년 전부터 입의 혀 옆 가장자리에 팥알만 한 작은 돌기가 솟아올랐다. 통증도그다지 없고 크기도 그대로인 듯해서 그대로 두었다. 구강 작열감 증후군이 생긴 이후부터는 피곤하거나 수면이 부족할 때는 혀가 허는 경우가 잦아진다. 특히 그 부분이 좀 덧나는 듯 아프기까지 했다. 신경이 쓰여 이비인후과와 치과 등을 가니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닌 듯하지만 구강내과 전문병원을 가보라고 했다. 결국 양산의 부산대 병원 구강내과에 작년가을에 가게 되었다. 담당선생님은 임상 경험상 나쁜 쪽은 아닌 섬유종 같지만 커질 수도 있는 것이니 수술해서 제거하는 쪽을 권했다. 제거 수술을 해서 조직검사를 해야 정확한 결과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몇 년 동안 크게 불편하지 않았고 더 커지지 않는 듯해서 좀 생각해 본 후 결정하겠다고..

추억의 김밥

입덧이 시작되어 힘들어하는 딸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녀 예원을 만나기 위해 지난 주말 동탄을 향했다. 입덧 때문에 밥 맛을 잃은 딸이 어릴 적 엄마가 싸주었던 김밥이 먹고 싶단다. 집에서 김밥을 싸 본 기억이 까마득하다. 부부만의 단출한 생활이 되고부터는 김밥전문 식당에서 간단히 사 먹는 것이 훨씬 편리하고 경제적이라는 핑계가 생긴 지 오래다. 아이들 어렸을 적에는 채소를 골고루 먹이기도 좋고, 직장생활로 점심을 제대로 챙겨줄 수 없어서 김밥을 자주 만들었었다. 재료가 부족할 때면 마른오징어무침과 김치만 넣어 꼬마김밥을 싸서 식탁에 준비해 두면 아이들이 챙겨 먹기가 수월했다. 입덧하는 딸이 먹고 싶다니 김밥 싸기에 용기를 내어 보았다. 나를 닮아 요리와 친하지 않은 딸이 김밥 싸기를 배워보겠다며 ..

보리랑 샘과 함께하는 영어성장여행 1년차

보리랑샘이 자원봉사하는 '영어성장 여행' 단톡방에서 매일의 녹음으로 함께 공부한 지 어느덧 1년이 되었다. 를 함께 녹음복습했다. 작년 10월 말부터는 를 함께 쉐도잉하고 있다. 한글 보며 영어(한영)로 매일 빠른 시간에 최대한 원어의 속도에 가깝게 발음하여 단톡방에 녹음하여 올리는 소리학습법이다. 지난 주말 150과 중 75과 딱 중간까지 학습했다. 보리랑샘이 매일 5과씩 복습하고 나서 76 과를 이어나가자고 하신다. 3주의 복습과정은 조금 무리일 듯한데 도전해 보기로 했다. 혼자면 힘든데 함께라서 가능할 것이다. 처음 '영국아재 데이브'를 한영으로 녹음할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기존의 '영백기'와 달리 대화문이 긴 것에 익숙지 않아 긴장되었다. 그래서 받아쓰기를 해보기도 했는데, 보리랑 샘은 소리로만..

'봄봄'이를 기다리며

딸이 둘째를 임신했다. 예원이가 동생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세 돌이 지난 예원이는 여전히 잠투정이 있어 밤에 몇 번을 깬다. 그런 상황에서 둘째를 가지게 된 딸은 마음이 복잡한 듯하다. 한 없이 기쁘면서도 친정과 멀리 떨어진 동탄에서 두 아이를 돌 볼 자신이 서지 않는 눈치다. 3년의 경력 단절로부터 이제 서서히 복귀를 준비하고 있던 딸이었다. 또 육아에 같은 시간을 전념하고 복귀하려니 심경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어려서부터 딸은 결혼하면 아기 네 명은 낳을 거라고 얘기하곤 했다. 아기를 많이 좋아하는 딸이었다. 막상 결혼해 아기를 길러본 딸은 마음을 바꾸었다. 한 명 예원이만 잘 키우면서 자신의 삶을 균형 맞추며 살겠다고 했다. 멀리 떨어져 사는 친정엄마 입장에서는 무어라 말을 보탤 수가 없었다. ..

극한 환경보호 주의자인 캐나다 동생 (6)

동생과 캐나다인들의 환경에 대한 사고방식을 되짚어 보며 캐나다 여행기를 마무리한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도 동생의 알뜰한 살림 솜씨를 익히 알고 있었다. 일에 주저함이 없으니 귀찮아하지 않고 무엇이든 직접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 동생이다. 한국에 사는 나도 잘하지 못하는 튀밥 강정을 캐나다 동생은 집에서 손수 만들어 놓았다. 직접 키운 채소들로 온갖 김치와 지를 담가서 냉장고를 가득 채워놓았다. 몸 여기저기가 아픈데도 우리 부부가 온다고 많이도 준비를 해놓았다. 동생의 매운 손끝은 요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집안 살림에서 재활용하기를 제외하면 쓰레기 배출량이 0에 가까웠다. 놀라운 일이다. 음식쓰레기는 모았다가 뒷마당에 파묻어 거름으로 쓰고, 포장지나 비닐봉지는 용도별로 활용해서 재 사용한다..

좋은 삶이란

저자는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이다. 저자가 '서울대학교 행복연구 센터'에서 연구원들과 함께 행복과 좋은 삶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행복 교육을 전파하고 전 생애 행복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모두가 행복한 삶에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책날개에서) 저자는 행복한 삶이란 균형이라고 한다: 굿 라이프란 균형이다. 재미와 의미, 성공과 행복, 현재와 미래, 자기 행복과 타인의 행복사이의 균형을 추구하는 삶이 곧 균형이다. 굿 라이프, 즉 좋은 삶으로서의 행복은 좋은 기분과 함께 삶의 의미와 목적, 그리고 삶을 향한 품격 있는 자세와 태도까지 포함한다. (12 쪽) 어떤 오류도 없어야 한다는 완벽주의적 생각이 우리를 괴롭히듯이, 이상적인 관계에는 어떤 갈등도 없어야 한다는 비현실적 기대 역시 우리를 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