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걷기)감사

극한 환경보호 주의자인 캐나다 동생 (6)

아리아리짱 2023. 2. 10. 05:54

동생과 캐나다인들의 환경에 대한 사고방식을 되짚어 보며 캐나다 여행기를 마무리한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도 동생의 알뜰한 살림 솜씨를 익히 알고 있었다. 일에 주저함이 없으니 귀찮아하지 않고 무엇이든 직접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 동생이다. 

한국에 사는 나도 잘하지 못하는 튀밥 강정을 캐나다 동생은 집에서 손수 만들어 놓았다.  직접 키운 채소들로 온갖 김치와 지를 담가서 냉장고를 가득 채워놓았다. 몸 여기저기가 아픈데도 우리 부부가 온다고 많이도 준비를 해놓았다.

동생의 매운 손끝은 요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집안 살림에서 재활용하기를 제외하면 쓰레기 배출량이 0에 가까웠다.

놀라운 일이다.

음식쓰레기는 모았다가 뒷마당에 파묻어 거름으로 쓰고, 포장지나 비닐봉지는 용도별로 활용해서 재 사용한다.

한국에서는 일회용 물휴지가 일상생활의 필수품인데  동생은 전혀 쓰지 않는다.  

피자를 제외하면 주문 배달 음식도 흔하지 않으니 일회용 쓰레기도 쌓일 일이 없다. 한국처럼 택배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아서 택배 쓰레기도 별로 없다.

출근하는 제부의 도시락도 매일 싸준다. 직접 담은 머위 지를 단무지 대신 넣어 김밥을 눈 깜짝할 새 말아서 아침마다 도시락을 준비해 준다. 나는 아이들 어렸을 때는 집에서 김밥을 자주 싸 주었지만, 부부만의 단출한 생활이 시작된 이후에는 집에서 김밥을 직접 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사 먹는 김밥이 훨씬 경제적이고 편하다는 핑계를 대면서.

캐나다에서는 중고물품가게가 잘 활성화되어 있어 웬만한 살림도구나 의류 등을 이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 차고 세일( garage sale)이나 중고 가게를 이용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그러니 동생의 집안살림살이들이 거의 중고이다. 세트로 짝은 맞지 않지만 모든 살림살이가 반짝반짝 빛이 난다. 

설거지할 때도 물의 세기를 조절해서  재빠르게 그릇을 씻는다. 세제를 가능한 한 쓰지 않고 번개같이 한다. 

어깨 아픈 동생의 수고를 덜어 주려고 설거지를 하려 하니, 언니의 설거지 법은 물 낭비가 심해서 안된다고 한다. 

이거 원 참! 동생 옆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발견한다.

 

그런 동생이 몇 년 전에 새로 구입한 전기차를 운전하고 있다. 그동안 중고차만 타 왔었는데 환경을 고려해서 전기차를 구매한 것이다. 동생 가족에게 거금의 새 차는 처음이다.

지구환경을 생각하면 전기차로 대체해야 하는 것이 하루가 급한데, 한국에서는 제반 충전시설이나 시스템들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고 불편할 것 같아서 미루어진다.

동생의 전기차와 조카의 전기차를 타보니 생각보다 편리하고 좋은 점이 많다. 전기차 구입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해 봐야겠다.

캐나다인들은 환경보전에 대한 생각이 한국 사람보다 훨씬 크고 진지한 것 같다. 환경을 우선으로 생각하니 최대한 물건을 쓸 수 있을 때까지 사용하고 재활용한다. 중고 물건 사용에 대한 저항도 없으니 중고 가게가 쇼핑몰 이상으로 크게 잘 꾸며져 있다. 또한 지구환경을 위해 전기차의 필요성을 더욱 크게 느껴서인지 한국보다 전기차가 훨씬 많이 보인다. 

캐나다인은 지구환경을 위해서라면  작은 불편은 기꺼이 감수한다. 캐나다 국립공원 내에는 푸세식 공공화장실을 여전히 그대로 쓴다. 이 첨단문명 발달 시대에도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최대한 보존하는 선에서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다. 지나친 소비와 풍요로 몸살을 앓는 지구에 대한 배려가 우선인 사고방식이다. 

동생과 함께한 캐나다 생활은 지구 환경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하게 한다.

(동생집 근처의 칠리왁의 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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