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 19

동탄 추석나들이1

딸집에 가져갈 멸치볶음을 만들고 갖가지 반찬 들을 챙기니 짐이 제법 많아집니다. 큰집에서 명절 음식 한 것을 미리 종류별로 챙겨 주시어 함께 가져갑니다. 아들딸이 큰엄마가 만드신 음식들을 아주 좋아합니다. 큰 형님이 임신한 딸에게 가는 것을 아시고 올 해는 더 많은 명절음식을 챙겨 주셨어요. 그저 감사한 마음입니다. 큰 캐리어와 아이스박스 그리고 배낭에 옷가방 까지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역으로 향하는 마음은 설렙니다. 시댁과 친정이 다 부산이라 명절 때 기차 타는 것은 남의 일이라 생각했는데 어느 듯 이런 날이 오네요. 영락없는 시골 부모의 이고 지고 서울 상경하는 그림이 그대로 연상되네요. 남편과 낑낑거리며 짐을 끌고 기차에 오르니 웃음이 묻어납니다. 이렇게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가는 가 봅니다. 역..

풍성한 한가위

(대신 공원에서 느낄 수 있는 설악산 풍경) 추석은 저에게 특별히 인연이 많은 날입니다. 아들이 추석날 태어났고 친정어머니가 추석날 돌아가셨습니다. 제 생일 또한 추석 다음날이고요. 해마다 추석 즈음이면 마음이 부산해집니다. 올 해는 임신으로 몸이 무거워진 딸이 합천 시골까지의 먼 길이 염려되어 지난달 미리 인사차 시댁을 다녀오고 동탄 집에서 쉰다고 합니다. 저희는 저번 주말에 시댁어른들의 산소를 이미 다녀왔고요. 5남1녀 시댁형제들이 각각 며느리, 사위 손주들이 늘어나 큰 집에서 함께하기 힘들어져서, 각각 형편껏 부모님 산소 다녀오고 각자 알아서 명절 지낸지가 몇 년 되었습니다. 함께 모이기 힘든 우리가족은 명절을 이용해 여행을 다닐 수 있었고요. 이제는 딸이 출가를 하여 명절에 함께 하기가 쉽지 않으..

천년의 질문 2

(조정래/해냄) 한편 장우진 기자와 함께 사건의 해결에 도움을 준 황원준 검사는 재벌 비자금 수사를 맡으면서 상명하복의 전통을 무시하고 소신껏 일하다가 상부에 찍혀 해남 땅끝 마을로 발령이 납니다. 그야말로 조선시대 학자 다산 정약용이 유배 가듯 서울에서 가장 먼 곳으로 가게 되는 것이지요. 이 유배 시간을 다산정약용이 500여권의 책을 저술하며 후세에 큰 영향을 끼친 학문의 기회로 삼은 것을 얘기하며 장우진 기자는 위로와 함께 책 3권을 선물합니다. 피천득의 , 법정의,신영복의입니다. 황원준 검사는 장우진 기자에게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나요 라고 조언을 구했거든요. 각각의 책에다 장우진은 아래의 잠언을 책속에 적으며 황검사를 독려합니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과 나눌 인생 이야기는 아무것도 없다..

천년의 질문 1

(조정래/해냄) 선생님은 ,,,, 등의 작품으로 우리의 과거에서 현재까지, 그리고 미래를 향한 방향을 제시하십니다. “한정된 시간을 사는 동안 내가 해득 할 수 있는 역사, 내가 처한 사회와 상황, 그리고 그 속의 삶의 아픔을 결코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다.” 라고 말씀하시고 작품 활동으로 실천해 오셨습니다. 조정래 선생님이 탈장을 겪으시며 쓰셨던 중 1권을 읽었습니다. (선생님이 육필로 쓰신 원고와 취재수첩) 선생님은 작품 쓰시기 전에 철저한 심층 취재와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소설작품을 쓰신답니다. 그래서인지 분명 소설책인데 다큐나 기록문학을 읽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선생님은 서두에 작가의 말로 이 책을 여십니다.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가 있은 이후 수천 년에 걸쳐서 되풀이되어온 질문. 그 탐..

블로그는 나의 일상?

( 길가의 강아지풀) 자기경영 3P바인더 작성에 일상의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행위를 적고 날마다 점검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점검표에는 국선도하기, 원서.독해지문 읽기, 맨발걷기, 영어책 암기하며 걸어서 출근하기, Cello연습하기, 남편과 스쿼트하기, 감사일기 쓰기, 계피가루 먹기가 있어요. 이렇게 쓰고 말하면 행동으로 실행되는 마법이 있기에 사생활을 공개(?)하는 것입니다. 당연한 일상인 밥 먹기, 잠자기, 일하기는 목록에 없어요. 그 과정 중에 블로그 글쓰기가 완전히 저의 일상으로 들어와 버린 것을 알게 되었어요. 체크 목록에 빠진 것을 보니까요! 신기한 일입니다. 블로그 글 올리기는 이제 완전히 일상인 습관이 되었나 봐요! 새벽마다의 블로그 글쓰기와 읽기는 이제 습관이 되어 체크점검의 표에 적을..

다가오는 말들

(은유/어크로스) 저는 카페인에 아주 예민한 체질입니다. 거의 알러지 수준이여요. 커피를 마신 날은 꼬박 밤을 새워야 할 정도로 잠이 들지 않습니다. 몸은 나른한데 정신을 또렷해서 잠들지 못하는 것이지요. 가끔은 녹차나 홍차도 저의 잠을 방해합니다. 분명 커피의 카페인과는 종류가 다른 카페인이라고 하는데도 그래요. 그래서 제가 음양탕(뜨거운 물 반, 찬 물 반)을 더 애정 하는 것이랍니다. 낮에 차 한 잔 마신 것이 브레이크가 되어 쉬 잠이 들지 않는 밤이었어요. 잠들려고 애쓰다가 그냥 거실의 책상으로 나옵니다. 한 밤 중 그냥 편안한 대화 나누듯 은유 작가님의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은유 작가의 글들은 마치 저의 오래된 친구인양 저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공감을 줍니다. 행간 마다 작가님이 출몰하여..

어디서 살 것인가

( 유현준/을유문화사) 이전에 프로그램에서 유현준 교수님이 출연하신걸 보았어요. 사통팔달의 해박한 지식을 가진 유시민 작가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다방면의 해박함과 건축에 관한 전문적 지식으로 프로그램의 재미를 한층 더해 주신 분이었지요. 건축학자인 작가는 구조물, 건축에 관해서는 물론이고 생활, 문화, 도시까지 종횡 무진하는 지식과 통찰이 책 읽는 내내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작가는 가장 안타까운 우리 현실의 건축물에 학교를 꼽았습니다. 담장을 가지고 있는 건물 대표적인 예가 학교와 교도소라고 하면서요. 하루 종일 갇힌 공간에서 같은 옷(교복)을 입고 천장이 낮은 같은 모양과 크기의 교실에서 12년 동안 생활 하는 우리 학생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란 어렵다 고합니다. 마치 닭장에 갇혀있는 양계장이 떠오른..

국선도와 함께한 1년

2019/03/05 - [오늘도 감사합니다.] - 국선도와 봄소식 작년 9월부터 시작해 일 주일에 두 번 국선도 수련을 해온지가 어느 듯 1년 되었어요. 복식 호흡이 건강증진에 좋다는 것을 알고 운동과 명상호흡을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만나게 된 국선도는 나이 들어서 시작하기 정말 좋은 수련임을 시간이 흐를수록 느낍니다. 아직은 각각의 자세가 완벽하게 사범님처럼 구현되는 동작은 몇 동작 안 되지만 몸의 기운과 함께 마음의 근력이 강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교습소 규모의 학원을 15년 정도 운영해 오면서 여러 가지로 긴장되고 불안한 생활의 연속이었어요. 오픈 시에는 아파트 상가에 유일한 영어 학원 이었는데 지금은 5개 학원이 경쟁을 하고 있답니다. 각박한 경쟁과 불규칙한 식사로 신경성 위염과 위산 ..

변하지 않는다고요? 웬걸요!

(강지원, 전세병, 유명희, 강준이, 안자경, 오경희, 정희정, 김민정, 박혜정, 신민식, 김저윤, 정인구/출판이안) 기다리고 기다리던 따끈따끈한 신간이 주문 후 며칠 만에 도착했어요. 이제 막 발간된 부산 큰솔나비 독서모임 선배님들의 공동저서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인 ‘내’가 ‘우리’를 향한 삶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위대한 책입니다. 12분 선배님들의 진솔한 글들이 많은 감동을 줍니다. 먼저 위태로운 이름뿐인 부부의 삶에서 독서 후180도로 달라진 부산큰솔나비를 이끄는 정인구, 강지원 선배님들의 삶의 변화는 다이나믹합니다. 두 분은 함께 우체국에서 근무하는 부부 공무원입니다. 정인구 선배님은 자칭 ‘술꾼’에서 ‘꿈꾼’으로 변신하십니다.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삶이었고 직장생활을 핑계로 새벽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