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 21

10월의 어느 멋진 밤

절친과 후배와 함께 하는 계모임이 있어요. 매달 적금을 부어 여행을 위한 기금도 모으는 모임입니다. 후배가 직장생활로 바쁜지라 자주 볼 수는 없지만 가끔 일상을 벗어난 이 모임은 저에게 또 다른 쉼표를 줍니다. 고등학교 때 부터의 인연이 시작된 우리들은 생각과 가치관이 비슷해서 만나면 끝없는 수다를 떱니다. 묵었던 감정들의 찌꺼기를 다 떨쳐버릴 수 있을 정도로 서로의 속내를 다 얘기할 수 있는 ‘배꼽친구’인 셈이죠. 친구와 저는 알뜰 주부인데 골드미스인 후배는 씀씀이가 조금 큽니다. 이번 모임은 조금 고급지게 호텔 부페에서 하자고하네요. 친구와 저에게는 이름 있는 특별한 날 아니면 잘 가지 않는 곳인데 말입니다. 부산대교 근처에 새로 생긴 라발스호텔의 뷔페로 정했어요. 음식이 깔끔하고 맛도 있어서 오랜만..

명견만리

(KBS/ 인플루엔셜) 불평등, 병리, 금융, 지역 편을 읽었습니다. KBS프로그램 시리즈 4권 중 네 번째 편입니다. 이전에 TV에서 가끔 보았던 프로그램인데 이번 큰솔나비 독서모임 나누기 책으로 읽었습니다. 사회적 안전망 없이 과도한 경쟁에 사로잡힌 사회에서, 개개인은 소외되고 소리 없는 비명은 늘어만 간다. 혼자 살자 혼자 죽는다는 ‘무연사회無緣社會’라는 씁쓸한 신조어도 등장했다. 늘어나는 고독사는 우리사회가 얼마나 단절되고 고립된 섬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중략) 구성원 간의 배려, 신뢰와 같이 공동체의 협력을 촉진시킬 수 있는 것이 사회적 자본이다. 이는 경제자본 못지않게 한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소통을 통한 공동체의 회복, 희망의 발견이 절실한 이유이다. (프롤로그 8~9쪽..

송도의 부산고등어축제

‘부산고등어 축제’ 송도에서는 해마다 ‘고등어 축제’가 열립니다. 이전에는 송도의 암남공원 아래에 있는 방파제에서 고등어 낚시를 하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송도와 고등어는 친 한가 봅니다. 고등어를 좋아하는 남편이 축제에 가 보자고 하네요. 사실 저는 이런 번잡스런 축제대신에 집에서 책 읽는 시간을 더 좋아하는데 말이죠. 남편이 축제에 가면 블로그 글감이 되지 않겠냐고 하니 솔깃해서 따라나섭니다. 파란 하늘과 모래사장 그리고 케이블카! 송도의 풍광을 오랜만에 봅니다. 구름산책로와 케이블카가 함께 하는 송도바닷가의 풍경입니다. 플리마켓도 아기자기하게 펼쳐집니다. 고등어모양의 빵도 있고요. 화덕과 그릴에 고등어 굽는 냄새들이 고등어 축제임을 알려주네요. 인형음악극을 하는 나이든 부부도 보입니다. 축제의 분위기..

대리사회

(김민섭/와이즈베리)유튜브 방송 꼬꼬독 김민식 피디님의 추천으로 접한 책입니다. 김민섭 저자는 를 필명으로 펴낸 뒤 대학에서 나오게 됩니다.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강사로, 교수도 학생도 아닌 ‘경계인’으로 8년을 보냈습니다. 강의하고 연구하는 동안 그 어느 사회안전망도 보장 되지 않았고 재직증명서조차도 발급되지 않습니다. 결혼 후 아기의 출생 즈음 의료보험이 되지 않는 시간강사의 처지에서 4대 보험을 해결하기 위해 맥도날드에서 새벽물류 하차 알바를 시작하는 현실에 놀랐습니다. 새벽에 냉동, 냉장 박스 등의 물류를 하차하고 강의실을 향하는 것입니다. 대학에 분명히 존재하나 그림자 같은 존재인 시간강사의 처지를 철저히 느끼고 문제를 제기합니다. 저자는 이런 상황을 에 썼다는 이유로 가장 믿고 응원하며 함께 할..

부산 바다 미술제 (다대포)

2019년바다 미술제와 벽화 오랜만에 친구쌤과의 점심 약속으로 다대포를 향했습니다. 다대포 해변을 중심으로 설치 미술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2년에 한 번씩 홀 수 연도에 설치 작품을 주로 해서 바다 미술제가 9월말에서 10월말까지 열립니다.2015년, 2017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입니다. 완만하게 넓은 모래사장과 송림이 함께 어우러져 작품전시에 적합한 다대포 해변입니다. 올해의 주제는 지구온난화로 멍든 '상심의 바다'입니다. 해양쓰레기,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생물등 바다오염에대한 심각성을 예술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12국 35명의 작가가 작품 구상단계부터 다대포 해수욕장에 직접방문해서 제작 설치한 것들이라고 합니다. 특히 쓰레기의 집합체가 되고 있는 해양오염의 심각성에 관한 작품들입니다. 조금 ..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줄

글쓰기가 마땅치 않는 날에는 글 감 부족으로 오늘은 무엇을 쓰나 고민에 빠집니다. 즐기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가 힘겹게 느껴지면 그것은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기쁘게 하고 주변을 즐겁게 하는 것이 나의 좌우명인데 말이지요. 그래서 이젠 바쁜 날이나 글감이 아쉬운 날에는 (린다피콘 지음, 키와블란츠옮김/책이 있는 풍경)의 한 구절을 인용하여 글을 올릴 생각입니다. 이 책은 매일의 한 글귀를 되새기면서 생각과 마음을 긍정적으로 넓혀가는 책입니다. 영어 글귀와 함께하는 긍정의 글로 저의 긍정적 마음도 키워보렵니다. 오늘은 May Day 20 의 글을 올립니다. 우정은 가꾸고 키우는 것 If a man does not make new acquaintances as he advances throug..

언어의 온도

(이기주/말글터) 이기주 작가님은 ‘당신의 언어는 몇 도쯤 될까요?’라고 질문하면서 서문을 엽니다.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고 하시면서요. 겨울의 길목을 향하는 이즈음은 떨어지는 잎들과 함께 스산함도 함께 전해져 오는 듯합니다. 시려오는 몸과 마음을 따뜻한 언어의 온도로 데우고 싶습니다.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 것은 더 아픈 사람이란다. 상처를 겪어본 사람은 안다. 그 상처의 깊이와 넓이의 끔찍함을. (19쪽) 위로는, 헤아림이라는 땅 위에 피는 꽃이다. ( 70쪽) “화장실을 깨끗하게 사용해 주세요. 이곳을 청소해 주시는 분들 누군가에겐 전부인 사람들입니다.” (118쪽) 일상에서 글 쓰는 사람의 예민함으로 삶의 편린들을 집어 올려 표현해 내는 섬세함에 온기가 있습니다. 따끈한 차 한 ..

인간이 그리는 무늬

(최진석/ 소나무) 부산 큰솔 나비 회장님에게 생의 획기적 전환점을 가지게 해준 책이 , 두 권의 책이었답니다. 과거의 모습이 전혀 상상이 되지 않는, 독서를 통해 봉사와 사랑을 실천하시는 회장님 현재의 모습에 그 변화를 가져다 준 두 권의 책이 아주 궁금했습니다. 서강대학교 철학과 최진석 교수님의 를 통하여 ‘노자’에 이르는 길안내를 받습니다. 노자는 ‘바람직한 일’ 보다는 ‘바라는 일’을 하고, ‘해야 하는 일’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좋은 일’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136쪽) 자신에 대한 무한한 사랑, 무한 신뢰, 그것이 행복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짧은 인생 무한으로 팽창하는 첫 출발입니다. 오직 자기 자신을 자기의 주인으로 알고 자기 스스로 독립적인 주체가..

걷기 완성은 숲에서

날마다의 계단 오르기가 숲을 더 가까이! 감기에 약한 체질 개선과 체온 올리기 프로젝트로 날마다 계단 오르기 33일차입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숨 가쁘게 15층 계단 오르기 하는 것이 이젠 어느 듯 습관으로 잡혀 가는 듯합니다. 날이 거듭할수록 그 힘듦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으니까요. 그동안 자원봉사와 주말 보충수업으로 바쁜 가운데 블로그 글 올리기에 쫓기어 책읽기를 꾸역꾸역 하느라 분명 즐거움으로 시작한 글 읽기와 쓰기가 버겁게 부담으로 느껴지는 바쁜 몇 주였습니다. 그로인해 몸과 마음의 힐링과 충전의 주말 등산을 거의 가지 못한 일상들이었어요. 책을 더 읽어야 글감을 건져 올릴 수 있는 쫓김의 연속 때문에 산을 갈 수 없었습니다. 숲 산책의 충전을 못하니 일상들이 피곤함과 짜증으로 몰려오기 시작한 것..

<칼 비테교육법>,< 내 아이를 위한 칼 비테교육법>

(칼 비테/김일형 차이정원) (이 지성/차이정원) 칼 비테의 교육법은 절친 인 페스탈로찌의 권유로 세상에 알려졌으며, 프뢰벨과 몬테소리등 위대한 교육자의 정신적 스승이었다는 것을 10월 11일자 일독(日讀), 이독(異讀)의 독서일기 에도 있습니다. 2019/10/11 - [책 감사] - , 좌충우돌로 키워 냈던 아들, 딸이 어느 듯 어른이 되었어요. 본격적인 글 읽기, 쓰기 수행이 시작 된 요즈음 그야말로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생각들의 연속입니다. 청음이 뛰어난 아들이 들은 음을 바로 피아노 음으로 잡아내는 것을 보고, 매일 아침 유치원 가기 전에 날마다 바이올린 연습을 강제적으로 하게하고 유치원을 보냈던 용감하고 강압적인 엄마였습니다. 아이는 당연히 바이올린이라면 싫어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