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걷기)감사

동탄 추석나들이1

아리아리짱 2019. 9. 16. 06:38

 

딸집에 가져갈 멸치볶음을 만들고 갖가지 반찬 들을 챙기니 짐이 제법 많아집니다. 큰집에서 명절 음식 한 것을 미리 종류별로 챙겨 주시어 함께 가져갑니다. 아들딸이 큰엄마가 만드신 음식들을 아주 좋아합니다. 큰 형님이 임신한 딸에게 가는 것을 아시고 올 해는 더 많은 명절음식을 챙겨 주셨어요. 그저 감사한 마음입니다.

큰 캐리어와 아이스박스 그리고 배낭에 옷가방 까지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역으로 향하는 마음은 설렙니다. 시댁과 친정이 다 부산이라 명절 때 기차 타는 것은 남의 일이라 생각했는데 어느 듯 이런 날이 오네요.

영락없는 시골 부모의 이고 지고 서울 상경하는 그림이 그대로 연상되네요. 남편과 낑낑거리며 짐을 끌고 기차에 오르니 웃음이 묻어납니다. 이렇게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가는 가 봅니다. 역 귀성이라 자리가 많이 비어있네요.

원래 저녁 8시 기차로 갈 예정이었는데 딸이 어서 와서 함께 저녁을 먹자며 빨리 오라 성화여서 기차 시간을 빨리 당겨서 출발했습니다.

8시에 유튜브로 <꼬꼬독> 김민식 피디님의 라이브 방송을 볼 계획 이었는데 동탄 도착하여 정신 차리고 8시 40분쯤에 라이브 방송에 댓글로 인사를 드렸답니다. 딸이 접속해서 아리아리짱의 딸이라고 소개하니 곧이어 인서님이 꿈트리숲님 딸이라고 댓글을 올려서 피디님이 읽어주시네요. 엄청 반갑고 재미있었어요.

김피디님이 MBC정상화 일환으로 김장겸 사장 퇴진 운동할 때 페이스북에 라이브로 방송 올렸을 때가 기억납니다. 그때는 마음 졸이며 함께 했는데 이렇게 명절날 즐기면서 엄청난 팬들과 유튜브로 라이브 방송을 하는 날이 오네요. 정말 축제처럼 기쁩니다.

막 집중하고 유튜브를 보고 있으니 아들이 엄마는 오랜만에 보는 아들딸은 제쳐두고 김민식 피디님이 더 중하냐고 핀잔을 주네요!

그래서 스승님이 라이브 방송을 하시니 제자들이 우찌 같이 참여를 안 하냐고 그랬더니, 남편이 엄마를 방해하지 말라며 응원을 해줍니다.

아들과 합동으로 생일 축하 케잌을 불고 첫날 저녁은 일찍 잠자리에 듭니다.

 

다음날 아침 딸이 준비한 미역국과 생일 밥을 먹었어요.

딸이 난 생 처음 끓여준 미역국은 국물이 진하고 정말 맛있었어요. 우째 이리 맛있게 끓였냐니까 백종원 레시피로 끓였다고 으쓱하네요. 제대로 뭘 끓여먹고 사는가 걱정 했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겠어요. 설거지도 재빨리 척척 하고, 빨래도 부담 없이 세탁기 돌리고, 청소도 일 같이 느끼지 않고 부른 배를 내밀며 슬슬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답니다. 젊은 사람들은 뭐든지 적응이 빠른 듯합니다.

수건이 다시 색깔이 많이 밝아져서 물어보니 삶기 기능으로 여러 번 씻고 나니 색이 많이 돌아왔답니다. 자칭 빨래요정, 청소요정, 설거지 요정이라면서 살림에 적응해가는 딸이 대견합니다. 이렇게 한 생명의 어미가 될 준비를 서서히 해나가는 모습이 듬직합니다.

(드림에서 장만한 티 테이블)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인, 각 가정에서 필요 없는 물건들을 무료로 서로 공유하며 나누는 ‘드림’을 통해 책장, 티 테이블, 아기 동화책, 아기 침대 등을 장만한 걸 보니 이젠 살림 제대로 할 줄 아는 주부가 된 것 같아요.

동탄에서의 생활에 적응해나가는 딸을 보니 마음이 놓입니다.

 

일찍 에버랜드로 향합니다. 남편이 사파리 동물원을 보고 싶어 해서 일정을 잡았습니다. 아이들 아주 어릴 때 한 번 왔었는데 예전과는 완전히 새롭게 바뀌어 있어요. 아들딸은 수학여행 등으로 여러 번 왔었지만 이제는 장성한 자식들이 우리를 위한 체험으로 놀이공원을 오게 되네요.

( 에버랜드 내 홍학들)

추석 당일 인데 엄청난 인파로 붐빕니다. 외국인들도 상당히 많고요. 아들, 딸, 사위랑 우리부부의 놀이공원 나들이!

또 하나의 즐거운 추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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