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걷기)감사 72

수목원 나들이

이 번 설날은 대전 아들 집에서 함께 보내기로 했다. 딸 가족은 대구시댁을 먼저 갔다가 대전으로 합류하는 일정이었다. 대전 주변의 수목원들 구경도 할 겸 기차로 이동하기 편한 점이 대전으로 모이게 된 동기이다. 명절의 자동차 여행은 손녀에게는 힘든 여정이라 쉽게 의견을 모았다. 2박 3일 동안의 가족합숙을 위해 먹거리만 캐리어 두 개를 가득 채워 아들 집으로 향했다. 오후 늦게 도착한 딸 부부는 집에서 쉬고 손녀와 함께 한밭 수목원을 방문했다. 한밭 수목원은 대전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금방 도착했다. 겨울이라 따뜻한 열대수목원만 둘러보았다. 수목원 안의 열대 식물들의 푸릇푸릇함이 생생한 기운으로 전해져 왔다. 손녀의 고사리 손을 잡고 구석구석 돌아보는 재미가 솔솔 하다. 바나나 나무, 파인애플나무,..

벤쿠버 섬의 빅토리아 (5)

캐나다 여행 5편이 이어집니다. 동생 가족은 결혼 후 제부의 포스트닥터(post doctor) 과정으로 빅토리아에서 살았던 적이 있었어요. 그 생활의 경험 덕분에 캐나다 이민을 결정하게 되었고요. 그 시절 두 아이들을 데리고 동생집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남편은 바쁜 직장 생활 때문에 함께 하지 못했고요. 그러니 저에게는 캐나다 방문이 두 번째인 셈입니다. 27년 전에 방문했던 빅토리아의 국회 의사당 앞의 풍경은 여전히 그대로인 듯했어요. 예전 방문했던 기억 속의 풍경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걸으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조카들이 광장을 뛰어다니며 함께 놀았던 옛 장면들이 떠올랐습니다. 그 아이들은 이제 모두 성인이 되었네요. 이 번엔 남편과 동생 부부, 초로의 어른들만 같은 장소..

록키 산맥 재스퍼에서 벤프까지 (4)

캐나다 여행기 4 편! 캐나다의 록키 산맥을 향했다. 동생부부는 여러 번 다녀왔다며 우리 부부만 패키지로 록키 산맥 일대를 관광하는 코스를 다녀오란다. 동생이 미리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 관광사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예약해 놓았다. [여름] 록키 3박 4일 (삼각형 코스, 밴프숙박) : 오케이투어 (모바일) - 캐나다 1등 최대 한인 여행사 (oktour.ca) [여름] 록키 3박4일 (삼각형 코스, 밴프숙박) : 오케이투어 - 캐나다 1등 최대 한인 여행사캐나다, 록키, 미국, 멕시코, 북미, 남미, 유럽, 자유여행, 패키지여행, 해외패키지, 배낭여행, 크루즈, 에어텔, 항공권, 여행문의, 여행후기 (록키, rocky, 로키, 벤프, 밴프, banff, 재스퍼, 자스퍼, jasoktour.ca 큰..

우리들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3)

캐나다 추억여행 3편이 이어집니다. 동생이 살고 있는 칠리왁은 미국과 국경이 맞닿아 있어 두 시간 정도만 운전하면 시애틀에 도착할 수 있다. 나는'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영화를 재미있게 본 기억으로 기회가 되면 시애틀은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다. 동생 부부가 시애틀에서 1 박을 하고 빙하와 만년설이 뒤덮인 마운트 레니어 (Mt. Rainier National Park)를 등산하고 오자고 한다. 내심 기쁘고 신났다. 캐나다와 미국 국경은 형식적 절차만 간단히 확인하며 넘나들기가 어렵지 않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느낌이다. 남편과 나는 미국 방문이 처음이라 출입국 사무실에서 간단한 절차를 밟기는 했지만, 동생부부는 그냥 무사통과였다. 국경을 통과한 후 이어지는 미국 농촌 풍경은 캐나다와 거의 ..

캐나다에서 체리 직접따기 (2)

나는 체리가 좋다. 기운이 떨어질 때면 체리 몇 알 먹으면 금방 기운이 올라온다. 그 검붉은 색깔이 금방 피로 전환되어 수혈받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체리를 마주치면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다. 조금 비싼 편인 과일이지만 체리 앞에서는 경제적 관념이 무력해진다. 그런 나에게 동생 부부가 체리 따기 (you-pick) 체험을 가잔다. 우와! 체리나무를 보는 것을 넘어 직접 따 보는 경험이라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좋다며 따라나섰다. 점심 도시락까지 싸서 소풍 가듯이 가볍게 나선 길이다. 아뿔싸! 그런데 체리농장까지 4 시간 정도 운전해서 도착하는 것이다. 세상에 체리가 암만 맛있고 좋아도 부산에서 서울까지 거리를 체리 따러 가다니~~! 세계 두 번째로 큰 땅 캐나다에 살면 지리적 거리감이 4시간 운전길은 4..

동생과 함께 했던 캐나다의 여름 (1)

지난여름의 무성했던 잎들을 불태우며 나무들이 하나 둘 옷을 벗는 요즈음 따뜻한 차가 절로 당긴다. 나는 지금 둥굴레차를 마시고 있다. 캐나다에 살고 있는 동생이 마당에서 직접 키워 뿌리를 다듬어서 찌고, 말려서 차로 만든 것이다. 둥굴레차를 마시면서 지난여름 동생 가족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더듬는다. 동생은 캐나다로 이민 간지가 20여 년이 된다. 그동안 동생은 대 소사가 있을 때마다 한국을 몇 번 다녀 갔지만 나는 동생의 이민 후에는 캐나다를 간 적이 없었다. 지난봄 동생이 전화를 했다. 언니와 형부가 캐나다를 한 번 방문하는 게 어떻겠냐는 것이다. 지금은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있지만 머잖아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됐으니 꼭 그전에 캐나다에 다녀 가란다. 3주의 일정이 약간의 무리가 따르지만 나는 남편..

나눔과 배려의 하회마을

열매 봉사단에서는 해마다 봄가을 두 번의 연수여행을 떠납니다. 이 번 여행지는 안동으로 정해졌어요. 안동은 오래전에 아이들 어렸을 때 다녀왔던 곳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해져 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듯 다가왔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인 봉정사와 병산서원, 하회마을을 돌아보고 오는 일정이었어요. 새벽 일찍 출발하여 하루 여정이 밤늦게 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이었습니다. 봉정사는 고려시대 지어졌으며 극락전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라고 합니다. 부석사의 무량수전보다 더 오래된 목조건물인 것입니다. 병산서원은 조선의 지방 사립 대학 역할을 한 곳이며 서애 류성룡 선생의 위패를 모셔놓은 곳입니다. 강을 바로 보는 서원은 학문을 하다가 사색과 산책을 하기에 좋아 보입니다. 서원들은..

걷기 힐링이 저절로 되는 맥도 생태공원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면 맥도 생태공원에서 낙동강을 따라 걷는다. 그 시간은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이 되고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된다.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걷고 싶은 만큼 걸을 수 있는 코스들이 다양해서 좋다. 경치는 물론 공기도 맑아 조용한 자연을 즐기기에 이 만한 곳이 없지 싶다. 가까운 곳에 자연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곳이 있어 정말 감사하다. 매 번 걸을 때마다 이 좋은 곳을 많은 사람들이 누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맥도 생태 공원이 워낙 넓으니 내가 즐기는 길들을 내비로 찾기가 힘들다고 몇몇이 말했다. 생태공원을 즐기기 위한 자세한 길 안내를 하자면, 하단에서 하구언 다리를 건넌 후 공항을 향한 길로 우회전하면 첫 번째 신호등을 만난다. 그럼 곧 첫 번째 낙동강 둑으로 향한..

갈맷길 완주 응원

작년 가을부터 시작된 남편의 부산 갈맷길 걷기는 아직 미완의 상태였습니다. 더운 여름과 코로나 변이의 성행, 그리고 여러 가지 일 등으로 잠정 중단 상태였죠. 남편은 12월이 가기 전에 갈맷길 걷기를 마무리해야겠다며 주말마다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심한 추위가 다가오기 전에 완주하려니 일정이 조금 빠듯해졌습니다. 갈맷길 9 코스를 남겨 둔 남편에게 맨 마지막 걷기는 함께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 낸 남편을 응원하고 싶었거든요. 남편은 9코스 중 더 아름다운 길을 마지막 코스로 남겨두었습니다. 아침 8 시에 집을 나서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타고 회동 수원지 근처의 9코스가 시작되는 상현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부산의 걷기 좋은 길 '갈맷길' 지난가을부터 남편의 부산 갈맷길 순례가 시작되었..

한국 민속촌에서의 사물놀이

남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 오랜만에 온 가족이 동탄 딸 집에 모였다. 대전에서 온 아들과 함께 한국 민속촌으로 나들이를 갔다. 아이들 아주 어렸을 적 다녀온 후 거의 30년 만의 방문이다. 가을 풍경과 함께 민속촌 곳곳에 있는 전통가옥 보기와 문화 체험이 즐거웠다. 예원이와 함께하는 시간들이니 더욱 신이 났다. 특히 사물놀이 풍물패의 공연을 볼 때는 신명이 저절로 났다. 나에게 사물놀이 공연은 언제나 예사롭지 않고 가슴 벅차게 좋다. 아들은 고등학교 때 사물놀이 동아리 활동을 하며 상쇠로서 꽹과리를 쳤다. 학교 축제 때 강당의 학생들과 학부모들 전체의 어깨를 들썩거리게 하며 신명 나게 공연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움직이는 활동보다 가만히 앉아서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들인 줄로만 알았는데 너무나 의외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