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걷기)감사 72

부산의 걷기 좋은 길 '갈맷길'

지난가을부터 남편의 부산 갈맷길 순례가 시작되었습니다.남편은 은퇴 후 제주도 한 달 살이를 하며 올레길을 따라 제주도를 돌아보는 것이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것을 미루어야 했습니다.그러다 어느 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겠다며 부산의 갈맷길을 완주하겠노라고 했습니다. 주말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각 코스의 시작점을 출발해서 도착점에서 스탬프를 찍고, 다음 주에는 그 도착점이 출발지가 되어 새로운 코스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부산 해안 갈맷길 시작점인 기장군의 임랑 해수욕장부터 시작된 갈맷길은 코스별로 4~7시간 걸리는 순례길입니다.남편은 부산시에서 마련한 스탬프 도장을 코스별 완주 목표로 찍으며 스스로 실행력을 높였습니다. 시에서 마련한 스탬프 찍는 수첩도 있지..

겨울의 맥도 생태공원

며칠 계속되는 맹추위에 주말 집에서만 머물렀습니다. 일요일 오후가 되니 아무리 춥다 하더라도 바깥공기를 쐬며 걷고 싶어 맥도 생태공원으로 향했습니다.집에서 차로 10 분 채 안 되는 곳에 이렇게 걷기 좋은 벚꽃길과 자연 생태습지가 있는 것이 새삼 감사합니다. 자연의 품에서 마음껏 걸을 수 있는 곳이 집 가까이 있다는 것은 행운인 것입니다.현재 아파트에서 20여 년을 살면서 주말이면 대신 공원이 있는 엄광산을 다니곤 했습니다. 대신 공원 숲이 주는 기쁨이 커서 은퇴 후에는 대신동 쪽으로 이사 갈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생태공원을 걷는 즐거움을 알게 되어 더 이상 이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벚꽃길과 자연 습지인 맥도 생태공원은 계절별로 많은 기쁨을 줍니다.봄에는 벚꽃 만발하여 30리 길 벚..

겨울 엄광산과 일몰

코로나가 턱 밑까지 치고 들어오는 긴박감이 느껴집니다. 살 얼음 위를 걷듯 하루하루가 조심스럽습니다. 2 주전에는 학원 근처의 초등학교에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인근 학원들이 초 비상 상태가 되었습니다. 다행히 우리 학원생들은 현재까지 확진자가 전혀 없는 상태이지만, 어디서 어떻게 연결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당분간 휴원을 진행 중입니다. 전국적으로 매일 천 명 이상의 확진자가 늘어가는 요즈음입니다. 마음까지 무척 힘들고 지치려 하지만, 그래도 추슬러 힘내야 하는 것입니다. 며칠 동안 집에서만 머물며 휴식시간을 실컷 가졌습니다. 푹 쉬고 나니 갑자기 등산이 하고 싶어 졌습니다. 대신 공원을 끼고 있는 엄광산을 오랜만에 올랐습니다. 올해는 벚꽃길을 걷느라 엄광산을 자주 오르지 못했습니다. 첫 번째 휴식공간인 바위..

대신공원 숲의 단풍은 여전히 아름다운데...

코로나로 인해 동선이 자유롭지 않은 요즘입니다. 이제 점점 더 가까이 주변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서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집니다. 지난 주에는 2단지의 우리아파트와 길 하나를 둔 3단지 상가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해서 많이 긴장했습니다. 코로나와의 전쟁으로 마스크와 함께 한 시간이 어느듯 1년이 되어갑니다. 백신이 개발되고 있으니 마스크와의 생활도 머지 않아 끝날 것이지만 생활의 여러면에서 많이 불편합니다. 무엇보다도 함께 밥먹고 차마시는 사람들 간의 소통을 마음 편히 할 수 없음이 가장 불편합니다. 답답한 마음을 떨쳐버리려고 오랜만에 대신공원을 다녀왔습니다. 인간세상은 코로나로 혼비백산인데 대신공원 숲의 나무들은 평화스럽고 아름답게 그지 없습니다. 오랜만의 숲나들이로 때 늦게 ..

탐험가 제임스 후퍼의 단양 무동력 여행!

탐험가 제임스 후퍼는 제가 즐겨 보았던 '비정상 회담'에서 초기에 영국 대표로 출연한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의 이력이 특이해서 저의 인상에 남았습니다. 그는 북극에서 남극까지 무동력으로 종단했으며 에베레스트 정상에도 올랐던 탐험가였어요. 오래전 그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그는 20대의 청년이었는데 한국말도 유창하게 잘하는 모습이 더 매력적이었요.지난 주말 남편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인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제임스 후퍼가 출연하고 있었습니다. 중간쯤에서부터 보았는데 제임스와 알베르토 그리고 친구들 두 명이 무동력으로 오로지 사람의 힘으로만 단양 일대를 여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구 환경에 관심 많은 제임스 후퍼도 좋아하지만 단양은 소중한 추억들이 많이 있는 곳이라 끝까지 즐겁게 보지 않을 수 ..

오륙도를 바라보며

처음에는 소박하게 가까운 홍콩이라도 함께 여행하자고 시작된 고등 동창 여행 모임인데 코로나로 그만 발이 묶여버려 기금만 차곡차곡 모으고 있습니다. 이 번에 바둑 친구가 합류하면서 내친김에 기금을 더 모아서 미국 친구에게 다 같이 여행하자며 목표가 커지게 되었어요. 바둑 친구는 그동안 바둑교류로 만난 각국의 외국 친구들을 데리고 가면 다들 좋아했다며 맛있는 '진주 물회 집'으로 우리를 초대했습니다. 회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제가 먹어도 회덮밥과 물회가 상큼, 매콤하니 맛있었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바로 근처에 있는 부산의 상징이기도 한 오륙도를 처음으로 가까이서 관망할 수 있었습니다. 스카이 워크도 걸어보면서요. 오륙도를 해운대와 송도 쪽에서 멀리서 바라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입니다. 보..

책 중에 최고의 책은?

지난주 독서토론회에서 선배님들과 로 본격적인 의견 나누기를 하기 전에 감사한 것 나누기 시간이었습니다 한 선배님이 "책 중에 최고의 책이 무엇?"이냐고 질문했습니다. 다들 책 읽기라면 한가닥 하는 분들인지라 잠깐의 일시 멈춤이 있었습니다. 좋은 책들이 너무 많기에 무엇을 선택해야 고민을 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질문한 선배님이 '산책'이라며 정답을 알려주십니다. 모두들, "아~! 맞아! 정말 그래! 책 중에 최고의 책은 산책이야"라고 맞장구를 쳤습니다. 그 선배님은 직장에서 사내 독서 토론회를 이끄시는데, 그 회원들과 삼락공원에 하루 날 잡아 회원 단합대회 겸 산책을 나가셨답니다. 그런데 직장 내에서의 독서 토론도 좋았지만, 툭 트인 공간에서 걸으면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눈 독서모임이 단연코 좋았다고 합니..

맥도생태공원 원시 습지사이로

주말이면 집 옆 낙동강 건너 벚꽃 30리 길을 걷습니다. 지난여름 예원이 와도 함께 걸었던 길입니다. 늘 잘 닦여져 있는 꽃길만 걷다가 둑 아래 낙동강을 끼고 있는 습지로 들어가 보았어요. 들어가는 길목에는 코스모스가 함박웃음으로 반겨줍니다. 길을 따라 들어가니 자연 늪지라서 갈대와 함께 태곳적 원시림을 연상케 하는 풍광들이 펼쳐집니다. 낙동강변 구석구석에 이렇게 좋은 곳들이 많았는데 이제야 안 것입니다. 이 길은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인지 사람들도 거의 없습니다. 그동안은 걷기 좋게 잘 닦여져 있는 벚꽃 길 걷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옆쪽으로 가볼 생각을 못했습니다. 멀리서 보니 코스모스들이 많이 피어있어 꽃구경하러 들어갔다가 습지로 나있는 길을 발견한 것입니다. 강의 습지에는 각종 수초들 사이로 ..

부산 기장 치유의 숲

추석 연휴 넉넉하게 주어진 시간들이 감사했습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명절 연휴가 이렇게 여유 있는 시간이 되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집에서 자동차로 40 분 남짓 걸리는 기장에 있는 '치유의 숲'을 다녀왔습니다. '치유의 숲'의 정상에서 '아홉산 숲'으로 통하는 길이 있는 것을 보니 두 개의 숲이 아주 가까이 있습니다. 9시부터 개장이라 이른 아침 출발해서 숲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사전 예약이 필요 없는 자유 산책을 했고요. 물론 숲 입장은 무료였습니다.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단체가 참석할 수 있는 '쉬어 보입시the숲'(직장인, 어른), '단디 하입시 the숲'(고령자), '같이 하입 시 the 숲'(장애인, 취약계층)등의 숲에서 함께 즐기고 힐링하기에 좋은 프로그램들도 있습니다. 경사가 그다..

예원이와 함께하기 위한 계단 두 번 오르기

작년 이 맘 때 계단 오르기가 냉한 체질인 저체온 끌어올리기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15층 우리 집까지 날마다 걸어서 오르기를 시작했습니다. 여름에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 바람도 거슬려하는 체질을 극복하기 위한 도전이었죠. 처음 시작은 힘겨웠만 추위에 대한 불편함을 덜어보려고 계단 오르기를 꾸역꾸역(?) 1년을 올랐습니다. 덕분에 예전 보다 조금은 나아졌지만 아직은 에어컨 바람이 만만하고 편하지는 않습니다. 나를 제외한 우리 가족들은 전부 열 체질이라 여름에는 선풍기와 에어컨을 끼고 살아요. 그러면 저는 에어컨 없는 무풍지대를 향해 숨어들고요. 가족들이 에어컨을 편하게 누리지 못하는 저의 체질 때문에 공존에 불편함을 느낍니다. 한마디로 저는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인'셈입니다. 이번 여름 예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