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걷기)감사

우리들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3)

아리아리짱 2022. 12. 28. 05:26
(스페이스 니들에서 바라본 시애틀 전경)
(마운트 레니어)


캐나다 추억여행 3편이 이어집니다.
동생이 살고 있는 칠리왁은 미국과 국경이 맞닿아 있어 두 시간 정도만 운전하면 시애틀에 도착할 수 있다. 나는'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영화를 재미있게 본 기억으로 기회가 되면 시애틀은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다.
동생 부부가 시애틀에서 1 박을 하고 빙하와 만년설이 뒤덮인 마운트 레니어 (Mt. Rainier National Park)를 등산하고 오자고 한다. 내심 기쁘고 신났다.
캐나다와 미국 국경은 형식적 절차만 간단히 확인하며 넘나들기가 어렵지 않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느낌이다. 남편과 나는 미국 방문이 처음이라 출입국 사무실에서 간단한 절차를 밟기는 했지만, 동생부부는 그냥 무사통과였다.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캐나다로)

국경을 통과한 후 이어지는 미국 농촌 풍경은 캐나다와 거의 흡사했다. 국경 통과의 게이트가 없으면 나라의 구분이 되지 않을 것 같다.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 양옆에 펼쳐지는 풍경들이 큰 대륙으로 이어진 하나의 나라처럼 느껴졌다.

길 양 옆의 빽빽한 숲을 가로지르며 한적한 도로가 끝없이 이어진다. 동생이 전기차인 자신의 차를 한 번 운전해 보란다. 미국에서 자동차를 운전하고 달리고 있는 느낌이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생각이 들었다. 끝없이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달리고 있는 그런 영화의 장면!
시애틀에 도착했다. 시내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 마을 언저리 언덕부터 올랐다. 부산과 같이 바다를 품고 있는 시애틀은 정겨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언덕위에서 바라본 시애틀)

시애틀 시내에는 많은 관광객으로 붐볐다. 여행지에서의 설렘으로 우리는 관람차도 탔다. 평소라면 관람차를 잘 타지 않을 것 같은 두 남자도 순순이 함께 여자들 말에 응해서 관람차에 올랐다. 관람차를 타고 시내 전역과 먼바다를 보니 동심이 되살아 나는 듯했다. 이것이 여행의 묘미일 것이다.

스타벅스 1 호점 앞에서 기념촬영도 했다. 커피에 크게 관심 없는 나는 그냥 지나치려니 동생은 스타벅스 출발점인 시애틀에서 한 컷 찍는 것이 필수 코스란다.

(스타벅스 1호점)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타워의 꼭대기에서 시애틀 시내를 바라보는 것도 흥미로왔다. 전망대 바닥이 빙글빙글 돌아가니 제자리에 서서 시내 전역을 볼 수 있었다. 스페이스 니들이 관광필수 코스인 이유를 알 듯하다.

(스페이스 니들)


화려하게 빛나는 시내는 많은 관광객들로 붐빈다. 그 가운데 집시인지 노숙자인지 알 수 없는 이들이 드문 드문 눈에 띄었다. 어디를 가나 풍요와 빈곤이 함께 존재하는 것일까?

시내 관광을 마무리하고 숙소인 '홀리데이 인'으로 향했다. 마운트 레니어는 이름난 관광지라서 아침 일찍 출발해야만이 교통과 주차 등 번잡함을 피할 수 있다고 한다. 여행지의 여흥으로 쉬 잠이 오지 않았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인 게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마운트 레니어를 향했다. 시애틀에서도 바라보이는 국립공원 마운트 레니에는 해발 4,400M에 이르는 빙하와 만년설이 덮여 있는 높은 산이다. 더운 여름에 산을 오르니 정상으로 갈수록 눈과 빙하가 덮여있는 겨울이 된다. 여름과 겨울이 공존하는 산인 것이다. 천혜의 나무와 호수, 그리고 눈으로 덮인 마운트 레니어는 도심에서 찌들었던 먼지들을 털어내기 좋은 힐링의 장소가 된다. 자연이 줄 수 있는 평화와 안식 그리고 경이로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산등성이 핀 작은 꽃들)
(마운트 레니어 정상)

등산을 마치고 캐나다 집으로 향하는 도중 타이어에 못이 박혀 바람이 빠졌다. 미국 어느 시골 마을에 들러 타이어를 교체하는 해프닝도 한 편의 추억이 된다.
또 이렇게 초로의 중년(?)이 뭉쳐서 여행길을 떠나는 것은 쉽지 않을 테다. 함께 하는 매 순간을 즐기고 감사하면서 다시 캐나다 칠리왁 동생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