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걷기)감사 72

해안산책길에서 만난 들꽃들

오랜만에 집 옆에서 다대포로 이어지는 해안 산책길인 갈맷길을 걸었습니다. 해안 산책길은 나무 그늘이 없어서 여름에는 이른 아침이나 해질 무렵 걷기에 좋은 길입니다. 아침저녁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즈음은 걷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tree2woods.tistory.com/98 낙동강 하굿둑 갈맷길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가 일상화 되면서 먼 미래의 제주 올레길 걷기, 산티아고걷기 대신 날마다의 일상에서 작은 행복찾기게임을 시작하는 요즘입니다. 우리 집은 낙동강 옆 하구언 tree2woods.tistory.com 이 길은 낙동강 끝자락과 바다가 이어지는 곳입니다. 툭트인 바다를 향하는 강물을 보며 어수선했던 마음을 차분히 정리해 봅니다. 유유히 흐르는 넓은 강물을 보면 세상의 자잘한 일들에 그리 ..

예원이와 함께 하는 소중한 시간들

서울 경기지역의 코로나 재확산으로 당분간 딸과 손녀가 부산에 더 머무르기로 했습니다. 손녀 예원과 함께 하는 시간은 꿈결 같아서 도끼자루 썩는 것 모르듯 하루하루가 지나갑니다. 해맑은 예원의 미소를 만끽하면서 세상의 시름을 달래는 시간이 됩니다. 딸이 하루 종일 손녀 예원이를 먹이고 재우고 함께 노는 시간들을 옆에서 지켜볼 뿐인데도 나만의 시간을 가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동안 딸에게 예원이가 자는 동안에 자신을 위한 것들을 완전히 놓지 말고 책도 읽고 공부도 좀 하라고 채근했었는데, 딸의 일과를 지켜보니 하루 종일 육아에 매달려 종종거리며 자신만의 오롯한 시간을 내기란 거의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미로 그저 깨어있는 시간 이뻐만 해주고 한 손 조금 덜어주는데도 저의 일상을 유지하기가 쉽지 ..

김해 김수로 왕릉

여행 모임 식사 후 바로 길 건너 옆에 있는 김수로왕릉을 방문했습니다. 김해는 낙동강 건너면 바로 가까이 있는 곳인데 이제야 김수로 왕릉을 와봅니다. 아이들이 유치원, 초등시절 현장 학습지로 다녀왔던 익숙한 곳이라서 가 본 적 있는 곳이라 여겼던 것입니다. 금관가야 가락국의 시조이자 김해 김 씨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능이 이제는 도심 한 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셈입니다. 현대의 사람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넓게 훅트인 공간을 제공하는 편안한 장소가 되었네요. 인적이 드문 곳에서 왕릉을 중심으로 초록 풀과 나무가 어우러진 한적함이 좋았습니다. 도심 한가운데의 평지에 능을 끼고 뒤편에는 아름드리나무들로 숲을 이루고 있어 한가로움을 즐기기 좋았습니다.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과 함께 초록 나무들 사이로 보는 ..

김해 한옥 체험관

친구, 후배와 함께하는 여행 모임이 코로나로 계속 미루어져 여섯 달 만에 올해 처음 뭉쳤습니다. 하루를 내어 점심 식사와 함께 근처에 걸을 수 있는 공간을 찾아 걷습니다. 이 번에는 김해의 한옥 체험관 안에 있는 약선 요리 한정식 '정림'에서 만났습니다. 인공 조미료 쓰지 않는 깔끔한 식사를 하고 바로 한옥 체험관을 둘러보았습니다. 전통 한옥 형태로 꾸며진 곳에서 숙박도 할 수 있다니 학생들이나 외국인 친구들이 왔을 때 한 번 경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김해" 가야유적 복원 사업의 일환으로 김해시가 건립하고 (재)김해 문화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김해 한옥 체험관은 안채 및 아래채, 사랑채, 별채, 행랑채, 바깥채, 헛간채, 사당으로 모두 7 동, 13 개 객실을 갖춘 전통한옥으로 구성되어 있다. ..

무주의 라제통문과 반딧불 장터

옛 신라와 백제의 국경을 이뤘던 나제통문입니다. 무주 구천동에서 시작된 계곡을 따라 흐르는 맑은 물과 풍경이 어우러진 나제통문은 무주 여행에서 빠트릴 수 없는 명소입니다. 무주의 또 하나의 명물인 반딧불 장터로 향합니다. 무주에는 반딧불 축제가 열릴 정도로 청정 지역의 상징인 반딧불이 많다고 합니다. 그 축제만큼이나 반딧불 장터도 인기 있다고 합니다.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1,6일이 장날입니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은 많지 않았지만 순대국밥 먹으며 시골장터 분위기도 즐기고 밭에서 바로 따온 참외도 샀습니다. 장 구경을 마치고 손녀와의 아쉬운 이별을 하며 우리 부부는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무주에서 추억여행

손녀 예원이 와 가끔 영상통화로만 만나기에는 아쉬움이 컸어요. 못 본 지 한 달이 훨씬 넘었습니다. 아직 기차 타기에는 조심스러우니 딸이 중간 지점인 무주에서 만나면 어떻겠냐고 주말여행 제안을 했어요. 부산에서 2시간 반 정도, 동탄에서도 2시간 남짓 걸리는 중간지점이니 좋겠다며 일정을 짰습니다. 무주는 아이들 자랄 때는 스키 타러 먼 길을 달려가곤 했던 추억이 많이 깃든 장소입니다. 아주 오랜만의 방문입니다. 비수기의 무주는 조용하고 한가했습니다. 20년 전의 그 전성기에서 비해 많이 쇠락한 느낌이 드는 리조트 풍경이 사람과 함께 건물들도 시간의 흔적을 지울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키시즌이 아니기도 하고 코로나로 인해 인적이 드물었습니다. 붐비던 테마 상점들은 닫힌채 적막감 마저 들었습니다...

이태석신부 기념관을 다녀와서

이태석 신부 참사랑 실천 사업회의 소식지를 통하여 신부님 기념관 개관 소식을 접하고 친구 샘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의 생가와 기념관은 송도 성당 가까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신부님은 어린 시절 집 가까이 있는 성당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신앙심과 피아노 등 악기를 가까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신부님의 살아생전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기념관도 좋았지만 기념관 1층에 자리한 카페프렌즈( cafe friends)는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카페는 살레지오 수도회 수사님이 직접 요리하시며 청년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공간인 것입니다. 수사님이 직접 세퓨님을 자청하신 데는 사연이 있었습니다.수사님은 오랫동안 보육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사역을 해오셨습니다. 아이들이 가정의 따뜻함을 느끼고 바르게 자라..

홍티 예술촌 (미술관)

우리 동네 가까이 이런 소중한 문화공간이 있는 줄 얼마 전 알았습니다. 하단에서 다대포로 이어지는 강변도로에는 공장단지가 있는데 그 공장 단지 안에 구청에서 운영하는 이런 문화공간이 있었던 것입니다. 지난번 갔을 때는 코로나 19가 성행하여 예술촌 문이 닫혀 있었어요. 코로나로 인해 예정된 전시회들이 취소 연기되었다가 이번에 인터넷 전시에 이어 5월 12일 ~5월 22일까지 한시적으로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다녀왔습니다. 삭막한 공장지대안에 빈 공간을 잘 활용하여 문화의 싹을 잘 키우기를 기대합니다. 지역 청년 예술가 발굴및 육성을 위한 공간이 잘 자리잡아 작가들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문화적 호흡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전시회 작품들을 감상하고 강연이벤트..

예원이와 첫 나들이

손녀 예원이는 백일까지는 외출이 어려웠고, 연이은 코로나 사태로 5개월이 되도록 집에서만 생활해야 했어요. 3대가 집콕만 하였기에 황금연휴에 도저히 집에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일단 동탄에서 합류하여 예원이와 함께 속초로 조심스러운 나들이를 했습니다.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할 시기라 번잡한 곳은 피하고 숙소도 한적한 펜션으로 잡았습니다. 이름도 다정한 '뜨락' 펜션, 마당의 모란꽃이 함박웃음으로 반겨줍니다. 속초까지도 거의 반나절이 걸리는 시간이라 예원이가 긴 장거리 자동차 여행을 잘 견딜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염려한데 비해 안전의자에 앉아서 잘 견디어줘서 무난히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 좋아하는 딸 부부도 출산 후 첫 장거리 여행이라 걱정이 앞섰지만 꼼꼼한 준비 덕분에 아기와 함께..

대신동 꽃마을의 구덕 문화 공원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출이 자유롭지 않은 요즘입니다. 그렇다고 동네 여행을 멈추고 오로지 집에만 있기는 답답하고요. 이른 새벽 조금씩 내리는 비로 인적이 드물것을 예상하고 꽃마을에 있는 구덕 문화 공원을 향했습니다. 주말이면 늘 오르던 대신공원이 있는 엄광산 바로 옆의 구덕산입니다. 꽃마을이라고 불리는 동네를 품은 산입니다. 문화공원으로 꾸며서 시민들이 쉽게 자유로이 자연과 숲을 즐길 수 있도록 꾸며 놓았습니다. 대신공원만으로도 계절의 변화를 만끽 하고 즐길 수 있어서 30년을 함께 했는데, 지난 번 구덕 문화 공원 내 에 있는편백 명상의 숲을 선생님들과 다녀온지라 새로운 곳을 남편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대개는 남편이 먼저 걷기여행으로 사전답사하고 좋으면 함께 가자고 권해 왔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