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걷기)감사

부산의 걷기 좋은 길 '갈맷길'

아리아리짱 2021. 2. 10. 06:00

 

(가덕도)

 

 

지난가을부터 남편의 부산 갈맷길 순례가 시작되었습니다.

남편은 은퇴 후 제주도 한 달 살이를 하며 올레길을 따라 제주도를 돌아보는 것이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것을 미루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겠다며 부산의 갈맷길을 완주하겠노라고 했습니다. 

주말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각 코스의 시작점을 출발해서 도착점에서 스탬프를 찍고, 다음 주에는 그 도착점이 출발지가 되어 새로운 코스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부산 해안 갈맷길 시작점인 기장군의 임랑 해수욕장부터 시작된 갈맷길은 코스별로  4~7시간 걸리는 순례길입니다.

남편은 부산시에서 마련한 스탬프 도장을 코스별 완주 목표로 찍으며 스스로 실행력을 높였습니다. 시에서 마련한 스탬프 찍는 수첩도 있지만 인터넷으로 신청하는 번거로움 등이 있다며, 그냥 안내책자에 도장을 찍으며 스스로를 응원하며 걷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드디어 바다를 끼고 걷는 5 코스인 가덕도를 순환하며 걷는 길이었습니다. 가덕도 전체를 돌아 나오는데 7 시간 걸리는 코스로 물과 비상식량을 챙겨서 아침 일찍 출발했습니다. 이 길은 부산의 갈맷길 중 바다를 끼고 있는 마지막 코스이며, 이어지는 코스들은 낙동강을 끼고 부산 내륙을 돌아야 하는 코스들입니다.

 

(가덕도에서 보는 거가대교)

 

남편은 갈맷길 걷기로 엄지발톱이 빠지기도 하는 힘듦을 견디고 걷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힘들어도 주말마다 길을 나서는 것은 자신의 내면을 향해 떠나는 순례의 시간이 되는 듯합니다. 갈맷길을 걷고 집으로 돌아오는 그의 얼굴이 환하고 밝은 것을 보면 분명 힐링의 시간들이 되는 것입니다.

주말 새벽에 저는 독서모임 등 개별 일정이 있어 함께 하지 못했지만, 조금 여유가 생기면 그중에 추억에 남을 만한 멋진 길을 한 번 더 가자고 얘기했습니다.

굳이 저 멀리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이 아니더라도 요즘은 각 지역마다 산책 길을 조성해 두어 걷기 좋은 길이 많습니다. 

코로나로 이동이 완전히 편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산책 길을 이렇게 걸을 수 있는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남편의 갈맷길 해안 산책로 완주를 축하하며, 나머지 반인 부산 내륙을 누비는 길들도 무사히 완주하기를 응원합니다.

@ 모두 즐거운 설날 보내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