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걷기)감사

맥도생태공원 원시 습지사이로

아리아리짱 2020. 10. 15. 06:10

(멀리 보이는 줄서 있는 나무들이 벚꽃길입니다.)

주말이면 집 옆 낙동강 건너 벚꽃 30리 길을 걷습니다. 지난여름 예원이 와도 함께 걸었던 길입니다. 늘 잘 닦여져 있는 꽃길만 걷다가 둑 아래 낙동강을 끼고 있는 습지로 들어가 보았어요. 

들어가는 길목에는 코스모스가 함박웃음으로 반겨줍니다. 길을 따라 들어가니 자연 늪지라서 갈대와 함께 태곳적 원시림을 연상케 하는 풍광들이 펼쳐집니다. 낙동강변 구석구석에 이렇게 좋은 곳들이 많았는데 이제야 안 것입니다.

이 길은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인지 사람들도 거의 없습니다. 그동안은 걷기 좋게 잘 닦여져 있는 벚꽃 길 걷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옆쪽으로 가볼 생각을 못했습니다. 멀리서 보니 코스모스들이 많이 피어있어 꽃구경하러 들어갔다가 습지로 나있는 길을 발견한 것입니다.  강의 습지에는 각종 수초들 사이로 오리들이 거닐며 함께 백로들도 드문드문 보입니다.  사람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풍광들을 즐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면서 상큼한 공기를 들이쉽니다.  해 질 녘 노을이 아름답습니다. '그래 인생 별 것 있을까! 아웅다웅, 아등바등 거리는 것 멈추고 이렇게 한가로이 걸으면서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이 순간이 행복인 것이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 걷고 있는 남편의 뒷모습도 갑자기 멋지게 느껴지면서요. 

낙동강 까이에 살면서 처음으로 방문한 맥도 생태 공원 습지 탐방기입니다. 이 가을을 풍성하게 느낄 수 있는 자연이 가까이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오래전 세워진 이정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