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336

글쓰기의 최전선

(은유/메멘토) 은유작가의 독학으로 배운 날 것 같은 필력, 생활에서 온 몸으로 부딪혀 체득한 살아있는 글들에 울림이 큽니다. 책을 읽어가면 많은 문장이 저를 두드려 깨웁니다. 작가가 내어 준 길을 또 나아갑니다. 서두에 작가는 ‘나는 왜 쓰는가’라고 자문하며 다음의 말을 합니다. 삶이 굳고 말이 엉킬 때마다 글을 썼다. 막힌 삶을 글로 뚫으려고 애썼다. 스피노자의 말대로 외적 원인에 휘말리고 동요할 때, 글을 쓰고 있으면 물살이 잔잔해졌고 사고가 말랑해졌다. (중략) 크고 작은 일상의 사건들을 글로 푹푹 삶아내면서 삶의 일부로 감쌀 수 있었다. 어렴풋이 알아갔다. 글을 쓴다는 것은 고통이 견딜 만한 고통이 될 때까지 붙들고 늘어지는 일임을. 혼란스러운 현실에 질서를 부여하는 작업이지, 덮어두거나 제거하..

태초의 먹거리

(이계화/그리심어소시에이츠) 저와 함께 하는 학생들은 대부분이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라 학교수업 마친 후 학원에 왔다가 공부하고 또 다른 학원을 갔다가 해질 무렵이면 집으로 돌아갑니다. 심지어는 더 깜깜해져서 집으로 돌아가기도 하고요. 그런 아이들을 보면 짠하고 안쓰럽습니다. 실컷 뛰어놀고, 자유롭게 많은 책들을 읽어야 하는 나이 인데 이렇게 짜여 진 시간대로 움직이는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요. 아이들이 때로는 이렇게 재미없는 학원이란 것을 누가 만들었나요, 영어는 누가 만들어서 자기네가 고생 하나요 그런 질문들을 해오면 저도 똑 부러지는 대답을 하기 힘드네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부모님이 가라고 해서 학원을 다니니 재미를 느끼기 더 힘든 것 같아요. 시간이 흐를수록 이렇게 저와 함께 하는 시간들이 많..

리딩으로 리드하라

에서 고전 인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필요성을 간절히 느꼈어요. 생각하는 인문학을 읽은 후 바로 (이지성/생각학교)로 이어집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고전 인문학을 읽는 방법에 대한 지도서 입니다. 누구나 처음부터 고전 인문학의 책을 쉽게 대하고 재미있게 느끼기는 어려운 듯합니다. 나의 경우도 인문고전의 책의 필요성은 막연히 느껴왔지만 선뜻 다가서기는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독서 포럼 나비도 가입했고 지금은 온라인으로 수업이 가능한‘숭례문학당’강의를 통해서라도 고전에 자꾸 다가가려고 합니다. 고전 인문학은 걸음마 단계이니 작가의 청소년을 위한 인문고전 독서 단계별 추천도서의 가이드 따라 읽어보려고 합니다. 역사상 뛰어난 천재들의 인문고전 읽기에 대한 애정과 그들 또한 고전읽기가 쉽지 않았음을 알았어요...

생각하는 인문학

독서포럼 부산 큰솔나비에서 제가 처음 만난 책이 이지성작가의 (이지성/차이)입니다. 인문학 그것도 고전 인문학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쉽게 접근하기 어렵고 힘들게만 느껴져 왔어요. 독서모임에 함께 하니 힘겹게라도 접근방법이 보입니다. 처음 읽는 이지성 작가의 책은 저에게 고전 인문학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게 합니다. 그동안 숲의 나무사이에서 나무만 보아왔다면 전체 숲을 보는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게 됩니다. 현재 우리 학교 교육, 공교육의 병폐는 일제 강점기 때 시작되었어요. 조선시대까지는 인문학 교육이 바탕이 되었지만 식민교육은 인문학이 완벽히 배제된 ‘우민화 교육’의 시작 이었어요. 패망한 일본 마지막 총독인 아베노부유키는 우리나라를 떠나며 다음의 말을 합니다. “일본이 패망했다고 조선이 ..

쓰기의 말들

(은유/유유) 블로그 글쓰기를 계속하면서 어떤 글이 좋은 글일까에 대한 생각이 많습니다. 은유 작가님 책은 ‘공짜로 즐기는 세상’ 김민식피디님을 통해 알았어요. 작가는 책읽기를 통해 좋아하는 문장표현을 문장노트에 옮겨 적은 것이 수십 권이 있대요. 그것으로부터 독학으로 글쓰기를 시작하셨구요. 작가의 문장 스승 중 가장 큰 스승은 니체입니다. “논증이나 사변과는 거리가 멀고 문학작품과도 같이 암시와 은유적 서술, 생략, 파격적 구문 등으로 생동”하는 니체의 글에 도취된 나는 충동적으로 ‘은유’라는 필명을 지었다. (프롤로그 14쪽) 작가는 니체가 없었다면 독학으로 글쓰기는 불가능 했을 것이라면서 필명까지 ‘은유’로 정하며 다음의 니체의 말들을 인용합니다. “나는 다양한 길과 방법으로 나의 진리에 이르렀다...

부산 큰솔나비의 날개를 달다.

드디어 부산 큰솔 나비 의 날개를 달다 본격적인 독서를 하고 독서 노트를 쓰기 시작하면서 말하기에 대한 아쉬움이 갈수록 커졌어요. 독서 토론으로 제 생각의 틀을 더 넓히고 싶었거든요. 혼자 읽기 힘든 고전인문학 책을 함께 읽고 나누면 좀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 중에 꿈트리숲님(인천 송도 나비 회장님)이 ‘독서포럼 나비’를 지난번에 추천해 주셨어요. 제가 바래왔던 독서 토론형태였어요. 토요일 아침 7시 에 서면에서 한 달에 두 번! 집에서 서면까지는 지하철로 한 시간 거리인지라 약간의 망설임이 생겼습니다. 주말 등산시간 겹침과 주말의 편안함을 포기하고 이른 새벽의 부산함을 감당할 자신 등등! (큰솔나비에서 제공한 바인더의 자료들) 한동안 가입을 망설이다가 드디어 용기 내어 지난..

온 에어 24

제가 일을 다시 시작한 이후로 사회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엄청 컸어요. 그래서 주말이면 가벼운 에세이나 소설을 읽으며 그 중압감을 많이 털어 냈답니다. 특히 로맨스 소설 읽기는 현실을 벗어난 환상의 환타지 세상으로의 도피이자 여행이었어요. ‘황순원의 소나기’ 같은 그런류의 첫사랑, 순수한 사랑에 대한 글, 가슴 절절한 사랑이야기들이 현실의 고단함을 잊게 하는 데는 딱 이었어요. 급기야 집근처의 도서관 로맨스 소설을 다 섭렵하고 인근의 다른 도서관까지 진격하는 경지가 되었지요. 그렇게 주말 마다 머리 비우고 무념무상으로 책들을 읽으니 어느 날 딸이 엄마 그렇게 많이 읽었으니 엄마가 로맨스 소설 써보는 것은 어때 하는 것입니다. 로맨스 소설광에서 작가로? 그런데 이거 소설가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잖아요...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고미숙/프런티어) 고전평론가인 고미숙 선생님은 공부 공동체인 ‘감이당(&남산강학원)을 꾸리고계십니다. 2080세대가 함께 꾸려가는 ’읽고, 쓰고, 말하기‘를 하며 그것을 통한 밥벌이도 함께 하는 공동체입니다. 저는 기회가 닿으면 이 공부 공동체 경험을 꼭 해보고 싶습니다. 작가는 조선 시대의 연암 박지원의 삶을 통해 현대의 백수의 삶을 겹쳐 비교해서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소제목은 ‘청년 연암에게 배우는 잉여 시대를 사는 법'입니다. 젊은이들이 졸업과 동시에 청년 백수로 내몰리는 상황은 너무나 흔해진 시대입니다. 끝없는 경쟁에서 밀려 중년들도 또한그들의 의지와 상관 없이 직장을 잃는 경우도 허다한 불확실의 시대인거지요. 그렇다고 절망에 사로잡히지 말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주어진 백수생활을 누리며..

꾸뻬씨의 행복여행

(프랑수아 를로르/오유란 옮김/오래된미래) 저자 프랑수아 를로르는 실제로 프랑스의 저명한 정신과의사이며 심리학자입니다.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실화소설이고요. 지금은 명상가로 활동하는 류시화 시인이 적극 번역을 추천하여 한국에서도 발간되어 우리도 쉽게 꾸뻬씨의 행복여행을 함께 떠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꾸뻬씨는 정신과 의사로 파리 중심가에 세상 어느 곳보다 풍요로우면서 정신과 의사가 가장 많은 이 도시에서 진료실을 가지고 있어요. 꾸뻬씨의 진료실은 환자들로 넘쳐납니다. 그는 환자들에게 직업적 기술과 약, 심리요법, 사람들을 향한 진정한 관심으로 환자들을 잘 치료하기 때문이죠. 그는 의사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어요. 이 풍요롭고 화려한 건축물이 많은 이 도시에 다른 지역사람들 보다 더 많은 ..

공감필법

(유시민/창비) 몇 년 전 읽은 책인데 다시 꺼내어 보니 또 새로운 의미로 다가옵니다. 유시민 작가의 책들은 읽을 때마다 그 사통팔달의 해박한 지식으로 저의 갈증들을 많이 해소해 줍니다. 이 작가님과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것은 행운이라 생각해요. 매일의 글쓰기가 약간은 만용에 가까운 나의 지적 허영에 대한 과시인가, 허접한 쓰레기인가에 대한 순간의 흔들림이 있을 때가 있어요. 그런 저에게 작가의 다음의 글 들이 앞으로 나아갈 힘과 용기를 실어줍니다. 작가는 공부란? ‘인간과 사회와 생명과 우주를 이해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는 작업이다’라고 정의 합니다. 자신을 알고, 남을 이해하고, 서로 공감하면서, 공존하는 인간이 되는 데 도움이 되는 공부는 결국 독서와 글쓰기로 이어지는 과정이라는 거지요. 작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