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아리아리짱 2019. 6. 12. 06:31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고미숙/프런티어)

고전평론가인 고미숙 선생님은 공부 공동체인 ‘감이당(&남산강학원)을 꾸리고계십니다. 2080세대가 함께 꾸려가는 ’읽고, 쓰고, 말하기‘를 하며 그것을 통한 밥벌이도 함께 하는 공동체입니다. 저는 기회가 닿으면 이 공부 공동체 경험을 꼭 해보고 싶습니다.

작가는 조선 시대의 연암 박지원의 삶을 통해 현대의 백수의 삶을 겹쳐 비교해서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소제목은 ‘청년 연암에게 배우는 잉여 시대를 사는 법'입니다. 

젊은이들이 졸업과 동시에 청년 백수로 내몰리는 상황은 너무나 흔해진 시대입니다. 끝없는 경쟁에서 밀려 중년들도 또한그들의 의지와 상관 없이 직장을 잃는 경우도 허다한 불확실의 시대인거지요. 

그렇다고 절망에 사로잡히지 말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주어진 백수생활을 누리며 기꺼이 자신을 찾고 알아갈 수 있는 시간들이 되게, 더 행복한 삶이 되도록 자발적으로 그 길을 찾아 갈 수 있음을 선생님은 제시해줍니다. 

작가는 진정한 자존감은 소비와 부채로부터 해방 될 때 나온다고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는 미덕이지만, 21세기 문명의 비전은 소비에서 ‘공유’로의 경제 이며, ‘소비로부터의 해방’인 시대라는 것이지요.

소비와 부채의 강력한 자장에서 탈출할 줄 알아야 자존감 확립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자본주의 시대에 더 소비 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 많이 벌고자 함은 욕심과 피곤함으로 허망함을 불러 오지만, 적게 벌어 덜 소비함으로써 얻는 물질로 부터의 자유로움은 우리의 일상을 훨씬 풍요롭게 함을 깨닫습니다. 그것이 또한 생명의 원천인 자연을 덜 파괴하는 방법이고요. 

1인 미디어 시대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노동은 로봇이나 기계에 맡기고 인간은 ‘이야기’를 만드는 시대가 온답니다. 그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읽고, 말하고, 쓰기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요. 그러니 정규직 ‘노동’에서 벗어나 자기 주도적인 ‘활동’을 취해서 읽고, 말하고, 쓰는 것을 창의적으로 할 수 있는 공부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백수’를 다시 평가하자는 것입니다.

작가는 ‘백수’라는 말을 새로 정의합니다. 대체로 ‘백수’는 ‘쓸모없는’, ‘무가치한’의 의미와 더해져 부정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어요. 그러나 작가는 이에 벗어나서 백수는 ‘자신의 삶을 보다 주도적으로 디자인하는 프리랜서’ 로 다시 정의합니다.

백수란? ‘백’권 고전을 읽는 ‘수’행자라고 하면서요. 

백수의 공부는 딥러닝이 아니라 ‘덤러닝’에 가깝다. 딥러닝은 알파고에 맡기고, 백수는 덤러닝을 하는 걸로, 백 권을 독파하는 그날까지 ‘슬기로운 삽질’을! (235쪽) 

공부의 시작은 자신을 아는 것이기에 ‘난 누구?’ ‘여긴 어디?’를 붙들고 읽고, 말하고, 쓰며 새로운 스토리를 창조하는 ‘크리에이터’가 될 것을 말합니다. 

자신의 생애리듬을 알고 스스로 삶의 과제를 조정하며, 세상을 자유로이 탐구하고 규칙적인 노동에서 벗어난 경제 활동을 시도하라고 합니다. ‘화폐’에 얽매인 삶을 살지 말고 ‘관계’가 바탕이 된 행복한 삶을 살면서요. 

집, 자동차, 명품 이런 물질들에 얽매이지 않고, 비우고 내려놓으며 삶의 지혜를 향하여 나아가는 삶! 몸과 자연과 우주의 삼중주를 알아가는 ‘지혜’의 파동에 접속하기! 그 지혜의 지평선에서 문득 깨닫게 됩니다. 

지나간 것에 메이지 않고, 오지 않은 것에 떨지 않으면 된다. 그러면 ‘지금 여기’를 살아갈 수 있다. 삶은 오직 현재 뿐이다. (261쪽)

인생이란 ‘지금, 여기’가 전부임을. 오늘 이 하루가 오롯이 ‘일생’그자체임을. (265쪽)

작가는 마지막 다음 글로 세상의 모든 청년과 함께 합니다. <연암 박지원의 말꽃 모음/설흔역> 24쪽

 

“그대는 나날이 나아가십시오. 나 또한 나날이 나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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