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감사합니다. 187

함께해야하는 불편한 친구?

몇 년 전부터 혀에 작은 돌기가 생기며 혀끝에 쇠 맛이 나는 느낌이 들었다. 인터넷을 찾아봐도 딱히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갈수록 그 느낌이 강해지면서 혀끝에 얼얼함 마저 들었다. 매운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얼얼함이 심해지니 자연스레 피하게 된다. 비교적 통증을 잘 참는 편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고 지내다 보니 어느덧 2~3년이 흘렀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혀와 입안이 자주 헐고 따가워서 음식을 먹기가 불편해졌다. 슬그머니 걱정이 되어 이비인후과와 치과를 가니 딱히 병명을 꼭 집어서 진단해 주지 않았다. 한 치과에서 구강내과를 가보라고 한다. 구강내과를 가니 '구강작열감 증후군'이라고 한다. 주로 갱년기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그 원인을 알 수 없기에 치료책도 딱히 없다고 한다. 그저 ..

나의 기록 보관소

블로그는 나의 아카이브(archive, 기록보관소)이다. 자칫하면 자랑질이 될 수 있는 것들을 글로 나타낼 때는 약간의 망설임이 앞선다. 사적 생활을 어느 정도까지 표현할 수 있나 하는 고민으로 그 경계를 늘 살피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그 글에 담을 수밖에 없는 것은 블로그가 내 기록 저장소가 되기 때문이다. 처음 블로그에 글을 쓸 때 나는 내 아들, 딸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편지 쓰듯 쓴다는 생각으로 글을 올렸다. 말로는 전달되기 어려운 세세한 감정들을 담아 엄마는 이런 생각을 하고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전달하고자 하는 바람이었다. 먼 훗날 그들이 살다가 가끔은 엄마의 흔적을 느끼고자 할 때 기록보관소를 들러 엄마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쉽게 살펴볼 수 있는 그런 앨범 같은 공간이길..

봄 여름 가을 겨울

마음 다스리기가 쉽지 않은 요즘이다. 모든 것에는 흥망성쇠가 따르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계절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이어지듯, 지는 해를 붙잡고 늘어진다고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착하고 코드가 잘 맞는 00 이가 학원을 그만둔다고 하니 마음이 많이 흔들리고 힘들다. 모든 것은 인연 따라 맺고 끊기가 이루어질 터인데 마음 정리가 쉽지 않으니 나의 어리석음이 답답하다. 10년 전의 학원 일기를 보았더니 그때도 학원 운영의 불안감은 컸었다. 그래도 이후 10년을 버티고 꾸려 왔는데, 어차피 꾸려올 시간들이었는데, 지금 돌아보니 나는 매 순간 행복은 제대로 누려보지 못하고 불안감으로 점철된 시간들을 보낸 것 같다. 과거는 후회와 아쉬움으로 불행했고 미래는 알지 못함으로 불안한 것이라고들 한다..

새벽 불빛

오늘도 알람 소리에 단잠을 떨치며 일어났다. 새벽 5시 '아주 특별한 아침'을 참석하기 위해 지난 일 년간 반복했던 일들인데 새벽 기상은 여전히 쉽지 않다. 잠자리에 더 머물고 싶은 강렬한 유혹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이다. 일 년간 눈 비비며 새벽에 익숙해지려 노력해왔지만, 그 이전 삶의 습관이 더 깊숙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일 테다. 내 삶에서 일 년의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쌓아온 습관들을 쉬 떨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렇게 분연히 일어난 나 자신이 대견하다. 거실 불을 켜며 아침 맞이 준비를 할 때 맞은편 아파트에 희미한 불빛 하나가 들어온다. 저 불빛은 공부하는 자식을 위한 새벽밥을 준비하기 위한 엄마의 불빛일까? 이른 출근을 준비하는 아내의 아니면 남편의 불빛..

글쓰기로 '아주 특별한 아침'의 새로운 출발!

지난해 10월 25일부터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려 애썼다. 명상, 글 읽기와 글쓰기 시간으로 구성된 '아주 특별한 아침'을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잠이 많은 편인 나의 체력상 새벽 기상은 자신과의 싸움의 시작이었다. 365일 매일의 참석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얼추 선배님들과 그 여정을 함께 해 낸 나 자신이 뿌듯하다. 어느덧 1 년을 이렇게 지속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아특아'를 이끌어 주신 회장님과 성실한 선배님들 덕분이다. 나는 글쓰기 시간을 간단한 일기와 함께 주로 논어 필사와 긍정의 마음을 줄 수 있는 영어 원서 필사 시간으로 삼았다. 쉬고 있었던 블로그 글쓰기에 대한 숙제 같은 부담감이 있었지만 조금 더 편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빠짐없이 그야말로 짐승 같은..

자신으로 향하는 길

설 명절을 지나며 이런 저런일로 마음이 부산했다. 손녀 예원의 고열을 동반한 갑작스런 폐렴과 인근 초등학교에서의 코로나 발병으로 우리 학원생들의 확진등으로 보건소와 교육청의 연락 등으로 마음이 바빴다. 다행이 예원이는 입원없이 회복하였고, 확진 학생들도 독감보다 가벼운 증상들을 보이며 회복이 빠르다. 정말 다행이다. 무엇보다도 나머지 학원생들은 긴 설날 연휴로 자연스런 격리가 되어 더 이상의 확산은 진정되었다. 전파력이 큰 오미크론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끝나지 않는 코로나의 여파가 우리를 지치게 한다. 긴 연휴 끝에 학원 수업재개가 조심스럽다. 학원 소독과 학원생 위생에 각별히 더 조심해야한다. 이렇게 많은 생각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때는 무조건 떨치고 밖으로..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가기를!

"이게 뭐지?" "'해보자." "'책" " 미안해" 두 돌이 지난 손녀 예원이가 요즘 가장 자주 하는 말들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말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표현들입니다. 예원이가 단어로만 자신의 생각을 말하다가 가장 처음으로 표현한 문장은 "가자, 빨리 가요!"였어요. 아파트라는 갇힌 공간에서 생활하는 답답함이 큰 것인지 바깥세상이 늘 궁금한 것 같아요. '가자' '빨리 가자'를 외치며 현관 앞으로 향합니다. 어른들의 대화에서 '가자'라는 단어만 나오면 어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종이가방을 팔에 걸친 채 '가자'라고 외치며 앞장섰어요. 그런 단계를 거쳐 요즘에는 하루 종일 위의 네 가지 표현들을 합니다. 예원이가 처음 보는 것들을 궁금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게 뭐지?"라고 말하..

예원아 너의 두 번째 생일을 축하해!

손녀 예원이가 지구별 우리 곁으로 온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태어날 때에는 새 생명의 소중함으로 경이로움을 가득 주더니, 자라는 모습을 보는 요즘은 매일매일이 우리에게 기쁨의 선물이다. 예원이와 함께하는 모든 시간들이 축복이다. 아들과 딸을 키울 때는 일상이 바쁘고 지쳐서 정신없었다. 성장하는 과정을 충분히 귀하게 여길 여유가 없었던 거다. 어떻게 지나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부분도 많을 정도로 애들은 금세 자랐다. 그런데 손녀는 여유를 가지고 자라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서 좋다. 육아 경험이 있지만 손녀의 성장해가는 모습은 모든 게 새롭고 신기하다. 매 순간을 놓치는 것이 아쉬워 매일 영상통화를 한다. 한 마디씩 말을 하고 문장을 표현할 때는 기쁨 그 자체이다. 손녀 예원이의 자라는 모든 과정을..

요리 대장 예원이

손녀 예원이가 자랄수록 교감이 커진다. 조금씩 대화가 이루어지는 기쁨이 크다. 보고 있어도 그립고 더 보고 싶다는 말의 뜻을 새삼 알 것 같다. 두 돌이 되어가는 예원이가 자신의 생각을 한 두 마디 단어와 문장으로 표현할 때마다 놀랍고 신기하다. 요즘 예원이는 점심 나절까지 어린이집에 다니는 데 이제 제법 적응하며 즐겁게 지내는 것 같다. 처음 한 동안은 등원할 때마다 울기도 했지만 지금은 친구들과 선생님과 만나는 것을 즐거워며 씩씩하게 어린이집을 향한다. 어린이 집 활동을 볼 수 있는 알림 앱이 있어서 부산에 있는 할미, 할비도 매일 예원이의 어린이 집 활동을 볼 수가 있다. 며칠 전 예원이가 어린이 집에서 요리사 모자와 앞치마를 두르고 백김치인 물김치를 담그는 활동사진들이 올라왔다. 아이들 재미있는 ..

부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

이 전에는 욕심부리지 않고 작게 벌더라도 절약해서 쓰고 소박하게 살며 만족하는 것이 최선의 경제생활로 생각했다. 그저 돈에 중심을 두어 '돈 돈'거리면서 돈의 운용에 신경 쓰며 사는 것은 천박한 삶이라고 까지 생각했다. 그래서 매달 적금 붓고 조금씩 노후를 위한 대비를 하며 살아온 것이 다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부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깨달은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힘, 재력은 그 사람의 인격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사람의 정체성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이룬 경우를 말한다. 없는 자에 비해 가진 자에게는 사회가 관대하며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백만장자가 검소하게 사는 것은 당당함과 함께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가난한 자의 검소함은 비루함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