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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해야하는 불편한 친구?

아리아리짱 2022. 11. 11. 05:58

 

몇 년 전부터 혀에 작은 돌기가 생기며 혀끝에 쇠 맛이 나는 느낌이 들었다. 인터넷을 찾아봐도 딱히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갈수록 그 느낌이 강해지면서 혀끝에 얼얼함 마저 들었다. 매운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얼얼함이 심해지니 자연스레 피하게 된다.

비교적 통증을 잘 참는 편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고 지내다 보니 어느덧 2~3년이 흘렀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혀와 입안이 자주 헐고 따가워서 음식을 먹기가 불편해졌다. 슬그머니 걱정이 되어 이비인후과와 치과를 가니 딱히 병명을 꼭 집어서 진단해 주지 않았다. 한 치과에서 구강내과를 가보라고 한다. 구강내과를 가니 '구강작열감 증후군'이라고 한다. 주로 갱년기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그 원인을 알 수 없기에 치료책도 딱히 없다고 한다. 그저 마음을 편히 다스리고 신경 덜 쓰며 잘 먹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라고 한다. 그리고 좋아하는 즐거운 것에 집중하다 보면 그 쓰림이나 아림을 덜 느낄 수 있으니 그런 시간을 늘리라고 한다.

일종의 자가면역 질환 중의 하나로 신경성병이며 동양의학적으로 표현하면 입에 오는 화병이란다. 가족력인 고혈압, 당뇨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꾸준히 걷기를 하고 건강유지를 위한 운동도 찾아서 해 왔다.  마음 관련 공부도 관심을 가져온 편인데 나이 들면서 따라오는 질병들로 어쩔 수 없는 속수무책과 무력감을 느낀다.

흔히들 나이 들어가면서 질병 하나 둘 쯤은 생겨 살살 달래며 같이 가야 된다고들 한다. 몇 년 전 왼 발의 무지외반증으로 고생하여 치료를 받고 조심해서 통증을 달래 오고 있는데, 원치 않게 또 한 녀석이 슬그머니 함께 하잖다. 

아직은 잠을 줄여서라도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몸은 이제 호락호락 허락하지 않는다. 몸은 자신을 챙기고 귀히 여겨주기를 바라며 마음에게 너무 앞서 가지 말 것을 경고하는 것이다. 마음은 여전히 이팔청춘인데...

그래도 다행인 것은 목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병은 아니다. 또한 저체온으로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과일이나 차가운 음식은 입에도 대지 못했는데, 혀의 작열감 덕분에(?) 차가운 음식도 곧잘 먹고 즐기기까지 한다. 이렇듯 모든 현상에는 좋고 나쁨이 공존하는 것일까?

친구가 말한다. 이제 청춘이 아니니 너무 부지런 떨지 말고 하는 것 반으로 줄이고 몸을 편하게 해 주란다. 우린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나이니까.

나의 지나친 열정과 의욕에 속도조절을 가져다주는 장치가 되니 이 또한 고맙게 여겨야 하는 것이다.

어차피 생긴 병이니 함께 잘 다스리며 공존해 나가야 한다. 아프다는 통증에 너무 끄달려 내 삶 전체가 휘둘리면 안 된다.

통증을 잊기 위해 더 즐거운 일들에 관심과 생각을 집중해 그 시간을 늘려가야 한다. 아니 이런 시간도 너무 애쓰면서 하면 안 된다.

그냥 편한 마음으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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