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감사합니다. 187

꽃 중에 꽃

꽃 중에 꽃! 사람꽃이 제일 이쁘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손녀 예원을 통해 알아간다. 예원이 자람에 따라 함께 하는 기쁨과 즐거움도 더욱 커진다. 멀리 동탄에 살고 있어 한 달에 한두 번 밖에 볼 수 없음이 못내 아쉽다. 그러니 손녀와의 영상 통화는 늘 설렘 그 자체이다. 유치원 생활에 잘 적응하고 즐겁게 다니고 있는 모습이 기특하다. 예원과의 즐거운 일들은 모두 기억 속에 저장해 두고 싶다. 예원 에피소드 #1. 여행 중인 딸이 전화를 했다. 손녀예원이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서란다. 예원이 말하길, 예원이가 제일 좋아하는 것 1등은 '텐텐 '(어린이용 캐러멜 맛이 나는 영양제)이고, 3 등은 엄마, 아빠! 2 등은 뭘까요? 라며 물었단다. 뭔데? 물으니 '할머니'라고 대답했단다. 제 엄마 아빠를 제치고 ..

멀리서 들려오는 구급차 소리

새벽 '아주 특별한 아침' 참석을 위해 노트북을 켜고 책상 앞에 앉았다. 어디선가 갑자기 구급차 소리가 들려온다. 이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긴박한 도움이 필요한 간절한 시간인 게다. 구급차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 절박함이 내게 전해져 온다. 친정엄마는 50대 후반에 새벽등산을 가셨다가 산에서 쓰러지셨다. 다행히 주변에 사람들이 있어 119 구급대에 의해 신속히 동네 병원으로 옮겨지셨다. 동네 병원에서 집으로 연락이 왔다. 뇌출혈인 듯하니 대학병원으로 모시고 가란다.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나는 보호자로서 구급차에 동승하여 엄마와 함께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그 긴박한 시간을 잊을 수 없다. 나의 얕은 의료상식으로도 뇌출혈은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거친 엄마의 손을 잡고 간절히 기..

콩감자 (인디언감자, 아피오스)를 아시나요?

독서모임 선배님들은 자신들이 해보고 좋은 것들은 나누어 함께 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워요. 그 덕분에 제 생활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것들을 접하면서 많은 변화와 성장을 합니다. 독서모임에서 책을 통해 서로의 성장을 돕고 배우는 부분도 크지만, 좋은 생활습관들을 서로에게 알려 영향을 주고받는 부분들이 저에게는 특히 좋습니다. 선배님들 덕분에 생활 습관들이 바뀐 것들이 많습니다. 새벽기상으로 명상과 글쓰기, 고전양서 필사하기, 미니멀 라이프 추구하기, 108배하기, 통통이운동과 푸시업 하기, 걷기의 생활화하기, 일정과 시간관리하기, 정리수납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유지하기, 스마트한 휴대폰 활용하기, 경제공부하기, 영양식'쌕쌕이'먹기, 현미차로 음양탕 마시기 등 모두 열거하기가 바쁩니다. 그중 식생활 부분에서는 ..

일상(routine)이 의식(ritual)이 되려면

큰솔나비 독서모임과 함께 하면서 나의 루틴이 하나씩 형성되었다. 날마다의 반복과 꾸준함이 성장하는 길임을 알기에 실행하려 애쓴다. 나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불정리 하며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낼 것 다짐하기, 죽염으로 이 닦기, 음양탕 마시기, '아주 특별한 아침' 참석으로 명상과 감사일기 쓰기, 글 읽고 글쓰기, 108배와 국민체조, 제자리 뛰기와 스쿼트로 이루어진 '통통이 운동'하기, 푸시업 하기, 영양식'쌕쌕이'로 아침식사하기, 나 칭찬하기와 남편칭찬하기, 수업준비하기, 단톡방에 영어쉐도잉 녹음하기, 영양제 먹기, 듀오링고로 중국어 일어 공부하기, 걸어서 출근하기, 계단 오르기로 귀가하기, 10시 이전에 잠자기 등이다. 'to do list'에 체크를 하며 주중에는 ..

습지에서 만난 봄까치 꽃(큰 개불알꽃)

'낙동강 벚꽃 30리 길'은 하구언 다리 끝에서 시작하여 구포다리까지 이어진다. 공항가는 길을 따라서 맥도생태공원과 대저생태공원이 있다. 길 양쪽으로 아름드리 벚꽃 나무가 빼곡히 있어 언제든지 걷기에 좋다. 봄에는 벚꽃잔치로 특히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꽃길에서 이어지는 강기슭으로 나아가면 낙동강 하구의 삼각지에 형성된 자연습지를 즐길 수 있다. 아직 사람들의 발길이 그다지 많이 닿지 않은 길들이다. 이곳은 태곳적 지구상에 생명체들이 형성될 때의 원시자연 느낌마저 든다. 강가로 이어진 길들은 말없이 걸으며 사색하기 좋다. 캐나다에서 온 조카커플과 함께 강가의 습지 길을 따라 걸었다. 캐나다의 웅장한 자연풍광과는 사뭇 다르지만 소박한 자연의 풍취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꽃길은 벚꽃놀이로 사람들이 어깨를..

비 오는 날엔

집에서 학원까지는 걸어서 40 분 걸린다. 나는 어느덧 20 년 가까이 같은 길을 걸어서 일터로 향한다. 오후 2 시쯤 출근길을 나서면 도로가에 할머니 몇 분이 난전을 펼치고 있다. 각종 나물들과 조개 등을 한 대야(다라이)씩 앞에 두고 버스 정류소 가까이에서 옹기종기 앉아들 계신다.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과 발길을 붙들면서. 할머니들이 파는 품목인 쑥, 냉이, 미나리, 잔파 등을 보며 나는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여든은 되어 보이는 조개 파는 할머니는 굽어진 어깨를 웅크리며 하루종일 조개껍질을 까고 있다. 느리게 움직이는 손길을 보면 안쓰러움이 앞선다. 한 겨울에도 작은 깡통의 번개탄 숯불에 언 손을 녹여가며 조개껍질을 까고 있다. 바람 피할 곳 없는 난전에서 추위에 떨며 하루 종일 조개껍질을 까..

함께하는 즐거움

예원이가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새록새록 기쁨과 즐거움을 준다. 한 달에 한두 번 동탄을 향하는 발걸음이 늘 설렌다. 예원이가 어느새 자라서 유치원을 가는 것도 신기하다. 우리에게 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쑥쑥 자라는 시간의 힘이 놀랍다. 예원이는 아직 미용실을 간 적이 없다. 이제껏 할머니인 내가 잘라주고 있다. 조금은 서툰 솜씨지만 예원이가 용케 잘 견디며 할머니에게 머리를 맡기고 앉아있다. 예원이의 머리카락을 잘라 줄 때마다 깊은 유대감을 느낀다. 그 예전 엄마가 내 머리를 직접 잘라 주셨듯이 내가 예원 머리카락을 자를 때면 엄마의 그 손길을 함께 느낀다. 살아가면서 이렇게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예원의 존재가 고맙다. '봄봄'이의 임신으로 컨디션 난조 (입덧)를 겪고 있는 ..

나의 겨울 뜨락

찬란한 봄을 위한 인고의 시간인 겨울이다. 길가의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인 채로 찬바람을 견디고 있다. 나무들은 봄을 위한 생명의 노래들을 품은 채 꿋꿋이 그 자리에서 버티어 내고 있다. 겨울나무들을 응원한다. 내 작은 겨울 뜨락인 베란다에는 지금 여전히 푸르름이 가득하다. 이 겨울에 푸르른 잎으로 생명을 더해 주고 있어서 고맙고 또 고맙다. 이들은 함께한 세월이 오래된 나의 반려식물들이다. 결혼 선물로 받은 37년 된 관음죽부터 아들 탄생기념으로 함께한 군자란, 그리고 딸의 탄생기념으로 함께 한 행운목은 30년 이상을 함께한 푸름이들이다. 내 삶에서 기쁘고 축하할 일이 있을 때마다 하나씩 구입한 것이 어느덧 50여 개에 이른다. 아침마다 햇살 가득 담은 나의 겨울 뜨락을 보면서 나는 또 하루의 평화를 갈..

불필요한 것의 제거

몇 년 전부터 입의 혀 옆 가장자리에 팥알만 한 작은 돌기가 솟아올랐다. 통증도그다지 없고 크기도 그대로인 듯해서 그대로 두었다. 구강 작열감 증후군이 생긴 이후부터는 피곤하거나 수면이 부족할 때는 혀가 허는 경우가 잦아진다. 특히 그 부분이 좀 덧나는 듯 아프기까지 했다. 신경이 쓰여 이비인후과와 치과 등을 가니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닌 듯하지만 구강내과 전문병원을 가보라고 했다. 결국 양산의 부산대 병원 구강내과에 작년가을에 가게 되었다. 담당선생님은 임상 경험상 나쁜 쪽은 아닌 섬유종 같지만 커질 수도 있는 것이니 수술해서 제거하는 쪽을 권했다. 제거 수술을 해서 조직검사를 해야 정확한 결과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몇 년 동안 크게 불편하지 않았고 더 커지지 않는 듯해서 좀 생각해 본 후 결정하겠다고..

추억의 김밥

입덧이 시작되어 힘들어하는 딸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녀 예원을 만나기 위해 지난 주말 동탄을 향했다. 입덧 때문에 밥 맛을 잃은 딸이 어릴 적 엄마가 싸주었던 김밥이 먹고 싶단다. 집에서 김밥을 싸 본 기억이 까마득하다. 부부만의 단출한 생활이 되고부터는 김밥전문 식당에서 간단히 사 먹는 것이 훨씬 편리하고 경제적이라는 핑계가 생긴 지 오래다. 아이들 어렸을 적에는 채소를 골고루 먹이기도 좋고, 직장생활로 점심을 제대로 챙겨줄 수 없어서 김밥을 자주 만들었었다. 재료가 부족할 때면 마른오징어무침과 김치만 넣어 꼬마김밥을 싸서 식탁에 준비해 두면 아이들이 챙겨 먹기가 수월했다. 입덧하는 딸이 먹고 싶다니 김밥 싸기에 용기를 내어 보았다. 나를 닮아 요리와 친하지 않은 딸이 김밥 싸기를 배워보겠다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