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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routine)이 의식(ritual)이 되려면

아리아리짱 2023. 4. 12. 06:26

(을숙도대교와 산책길)

큰솔나비 독서모임과 함께 하면서 나의 루틴이 하나씩 형성되었다. 날마다의 반복과 꾸준함이 성장하는 길임을 알기에 실행하려 애쓴다. 나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불정리 하며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낼 것 다짐하기, 죽염으로 이 닦기, 음양탕 마시기, '아주 특별한 아침' 참석으로 명상과 감사일기 쓰기, 글 읽고 글쓰기,  108배와 국민체조, 제자리 뛰기와 스쿼트로 이루어진 '통통이 운동'하기, 푸시업 하기, 영양식'쌕쌕이'로 아침식사하기, 나 칭찬하기와 남편칭찬하기, 수업준비하기, 단톡방에 영어쉐도잉 녹음하기, 영양제 먹기, 듀오링고로 중국어 일어 공부하기, 걸어서 출근하기, 계단 오르기로 귀가하기, 10시 이전에 잠자기 등이다. 

'to do list'에 체크를 하며 주중에는 비교적 실행이 잘 이루어지는데 주말이면 여지없이 루틴이 흐트러진다. 금, 토, 일은 끊임없이 나 자신과의 다툼이 일어난다. 

주말이니 루틴을 좀 건너뛰는 것이 어떨까?

불금이니 영화 한 편은 봐주야 해!

주말에는 좀 느슨해져도 돼!

주말이니 넷플릭스를 보며 긴장을 좀 풀어 줘야 해!

주말이니 아침 운동 건너뛰어도 돼. 대신 걷기를 더 많이 하면 돼! 

등등의 루틴을 하지 않을 많은 핑계를 만들다.

 

주중의 긴장이 풀어지면서 주말에는 과도한 식욕이 발동한다. 주 중에는 소식과 절제를 잘 유지하다가 주말이면 고삐 풀린 망아지 꼴이 된다.

바싹거리는 '뻥튀기'와 과자들을 가득 들고 소파에 앉아 내리 영화나 미드를 본다.  영어 듣기 훈련을 하는 중이라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면서.

재미있는 미드를 마주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어느덧 자정을 넘기며 보고 있다. 그러면서 주말이니 '아특아'를 하루쯤 건너뛰어야지 인간적이지라며 스스로를 달랜다.

주중의 루틴이 리츄얼로 자리 잡아 잘 행하다가 주말이면 여지없이 무너지는 나를 마주하곤 한다. 

그럼 이런 패턴이 나의 루틴이 돼버리는 것일까?

 

일요일 저녁이면 방탕한(?) 주말의 흐트러짐을 후회한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주는 주중의 일상을 잘 유지하고 이번 주말부터는 평상심을 유지하리라 다짐한다.

 

60이 넘어도 나쁜 습관 버리기와 식욕조절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그래도 어쩌랴!

이런 나임에도 불구하고 껴앉고 사랑해야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이번 주말보다 나은 다음 주말을 꿈꾸며,

오늘도 나는 모든 것은 나아질 거야 (Everything is coming up roses!)를 외치며 힘을 내어본다.

 

@ 한 주를 시작하는 아침  '아주 특별한 아침'  지각으로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반가운 메시지가 떴다.

'듀오링고'를 800일간 연속 학습했다는 축하 메시지가 왔다.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외국어 학습 도구인데 스스로가 으쓱해진다. 올챙이 적 생각하면 그래도 이만큼 해내는 것만도 잘하고 있는 것이다. 움츠렸던 가슴을 활짝 펴고 나의 루틴이 리츄얼이 되는 나날이 되도록 노력해 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