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넷플릭스로 '빨강머리 앤'을 정주행 했을 때 꿈트리 숲님이 '빨강 머리 앤'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어요. 정말 저도 거듭해서 보면서 '빨강머리 앤'의 마력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었어요.
빨강머리 앤과 키다리 아저씨는 나의 성장기에 많은 위로와 용기를 주었던 만화영화였고 책이었습니다. 힘들거나 지칠 때 나의 유년시절 추억의 상자에서 앤과 키다리 아저씨를 불러내어 위로를 받곤 했습니다. 어쩜 그 두 작품에서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시작된 것도 같습니다.
'빨강 머리 앤'에는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고,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주는 주옥같은 대사들이 아주 많습니다.
영혼이 닮은 사람이 그렇게 드물지는 않은 것 같아요.
나와 영혼이 닮은 사람이 이 세상에 많다는 건 정말 근사해요. (76~77쪽)
행복한 나날이란
멋지고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는 날들이 아니라
진주알이 하나하나 한 줄로 꿰어지듯이,
소박하고 자잘한 기쁨들이
조용히 이어지는 날들인 것 같아요.(116~117쪽)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은 독서모임의 한 선배님이 직장생활에서 힘든 일을 겪고 있을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추천해 준 도서입니다.
작가 백영옥 또한 어릴 적 보았던 '빨강머리 앤' 애니메이션을 감동 깊게 보고 간직합니다. 그 감동의 여운을 언젠가는 책으로 연결해서 글을 쓰려고 했는데 드디어 쓰게 되었다는 소회를 밝히면서요.
'빨강머리 앤'을 작가의 눈과 귀를 따라 함께하며 다시 그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작가는 런던의 지하철역 벽에 쓰여 있는 한 문장을 인용하면서 인생이 딱 한 번뿐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 우리의 두 번째 삶이 시작된다고 전합니다.
누구에게나 두 개의 인생이 주어져 있습니다. 두 번째 인생은 삶이 한 번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시작됩니다.
(We all have two lives. The second one begins when you realize we only have one.)
작가는 '만약 인생이 딱 한 번뿐이라는 걸 깨달았다면, 당신은 아직 늦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앤이 스테이시 선생님께 보내는 감사의 편지로 에필로그를 마무리합니다.
" 사람의 앞길엔 언제나 구부러진 길 모퉁이가 있기 마련이군요. 새로운 길 모퉁이를 돌았을 때, 그 앞에 무엇이 보일는지, 전 거기에 희망과 포부를 품고 이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그러나 좁은 듯이 보이는 이 길을 꼬불꼬불 꼬부라지면서 천천히 걸어 나가기 시작하자, 넓은 지평선을 향하여 힘차게 내달리던 시절에 비하여 주변의 아름다움이며 흐뭇한 인정을 맛보는 일이 많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330쪽)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머리 앤 이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그 노래와 함께 한 '빨강머리 앤'은 세상의 많은 소녀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 소녀들 중에서는 이렇게 작가가 되어 앤에게 바치는 글을 쓰기도 하고요. 앤과 함께 한 그 느낌과 감동을 지속해서 간직하고 싶습니다.
https://tree2woods.tistory.com/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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