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요리 , 살림 감사

삼계탕에는 황기

아리아리짱 2019. 6. 4. 06:44

 

오늘은 오랜만에 생존살림에 대한 글입니다. 저의 살림에 대한 글은 언제나 그렇듯 크게 팁이랄 것도 없지만 나름 진지하답니다.^^

저를 제외한 우리 가족은 열이 많고 땀이 많아서 저는 한약재인 황기를 삼계탕요리에 많이 활용합니다.

아들은 어릴 때 물통이란 별명을 가질 정도로 땀을 많이 흘려서 친정어머니가 황기가 몸에 좋다고 삼계탕 끓일 때 항상 같이 끓여 먹이라고 하셔서 황기를 알게 되었어요. 황기는 또한 기를 보충하고 성장도 도운다고 합니다.

 

황기는 전통적인 한약재로 약성이 온화하고 맛이 달다. 효능은 쉽게 피로하고 힘이 약하며, 음성이 낮고 맥박이 연약하고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현저한 효능을 나타내고 있어서 예로부터 인삼 대용으로 써왔다. 체력을 항진시켜 주고 전신 근육의 긴장도를 높여주기도 한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많이 쓰이는 약에 속한다. 그러나 발열이 심할 때에는 사용할 수가 없다. 민간에서는 닭에다 이 약을 넣고 달여 먹으면 식은땀을 흘리지 않고 체력이 증강된다고 하여 많이 쓰고 있다. 대표적인 처방으로 기운이 없고 식욕을 잃은 사람에게 많이 활용되는 보중익기탕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골 5일장을 여행 할 때 황기가 보이면 사와서 삼계탕 끓일 때마다 조금씩 넣었어요. 마트에도 팔지만 양이 작고 시장보다 아주비싸 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우리 아파트 근처에 도로가에서 요맘때면 황기를 파시는 할머니가 계셔요. 지리산 기슭에서 직접 농사 지으셨다며 하루 이 틀 정도만 팔러 오신답니다. 교통편이 너무 멀어 자주 오실 수 없다고 하십니다.

처음 할머니에게 황기를 구입할 때는 젊은 사람이(?) 황기를 아는 것이 기특하다며 덤 까지 얹어 주셨어요.

만 원어치 사니 마트의 3배 이상의 양을 주셔서 베란다에 두고 여름 내내, 1년 가까이 삼계탕 끓일 때마다 넣어 먹으니 든든했어요. 한 해는 검은 비닐봉지에 보관 했더니 벌레가 생겼어요. 그래서 김치 냉장고에 보관하거나 바람 선선이 부는 곳에 망에 넣어 보관해야한다는 것을 알았고요.

 

저는 다른 육 고기에 비해 닭고기는 소화가 쉬워 편하게 먹는 편입니다. 우리 집 삼계탕에는 황기가 필수로 들어가고요.

황기가 떨어져가는 즈음 황기 할머니가 언제 오시나 하고 내심 기다리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드디어 출근길에 할머니가 장사하고 계셔서 엄청 반가웠어요. 올 해는 아들과 체질이 비슷한 사위까지 식구가 늘어서 이 만원어치를 샀어요. 저희 집 1년 월동 준비가 아닌 월하 준비(?)인 셈 이죠. 옛날 어머니가 쌀 한 가마 사놓으면 마음이 든든하다 하신 것처럼 황기를 사니 그 마음 알겠군요.

 

생존요리 수준의 요리만 하는 저에게 삼계탕은 끓이기 간단하고 쉬워서 자주 하는 편입니다. 마른 황기를 솔로 살살 씻어서 물에 한동안 불려서 그 물을 붓고 황기와 닭을 함께 넣어서 끓입니다. 그러면 황기 맛이 더 많이 우러나오거든요. 황기는 물론이고 찹쌀에다 녹두를 섞어서 넣으니 좀 더 고소한 맛이 나서 요즘은 함께 넣어서 끓이기도 합니다. 나이 들수록 오리고기가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서 좋다고 해서 요즘에는 오리고기에다 황기랑 함께 끓여 먹기도 합니다. 삼계탕 끓일 때 인삼도 좋지만 황기도 함께 요리 해서 올 여름 기운 내서 잘 보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