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시크:하다

아리아리짱 2019. 5. 7. 06:09

'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 소확행 인문학 관찰 에세이'<시크:하다> (조승연/와이즈베리)

 언어의 천재로 알려진 조승연 작가는 TV 프로그램에서 외국 언어와 역사, 문화, 예술을 쉽게 재미있게 알려주는 세계문화전문가입니다. 영어 하나도 잘하기 힘든 저에게는 5~6개의 외국어를 어떻게 그렇게 능통할 수 있는지 늘 궁금했어요. 젊은 나이인 그에게 이 책이 20번째 출간하는 책이라니 놀랄 뿐입니다.

서구 문화라 하면 흔히 미국 중심의 관점으로 들여다본 개념들인데, 라틴문화에 기반을 둔 프랑스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관점으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된 책입니다.

chic ; (멋진, 세련된) 뜻 그대로 프랑스 문화 시크합니다.

저자는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프랑스에서 미술사를 공부했습니다. 저자는 미국에서 지식을 채웠다면 프랑스에서는 '지혜'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즉 로마의 라틴문화에 기반을 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정신이 일상생활에 스며들어 죽음을 염두에 두기에 삶을 더 아름답게 즐겁게 살아야 한다고 프랑스인은 생각합니다.  선명한 주관성, 남이 불편해 하건 말건 그 주관을 표현하고 지켜 나가는데서의 거침없고 용감한 지혜를 엿보고, 우리는 지금 그러한 지혜가 필요할 때라고 저자는 생각합니다.

최소한 내가 만난 프랑스인은 절대로 다른 사람이 자기 인생을 '성공했다'느니 '실패했다'느니 하는 정의를 내리도록 허용하지 않는, '나는 나'라는 극도의 이기주의자였다. 그야말로 시크했다. 이에 비해 한국인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스스로 남과 비교함으로써 자신이 불행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나는 프랑스 문화의 핵심을 이루는 '이기적 주관' 또는 '쌀쌀한 행복'을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서문7쪽)

이 극단적인 개인주의 문화는 남의 눈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힘이 되어 주어 무리한 소비를 할 필요가 없는 사회, 즉 과시소비가 없는 사회랍니다. 그래서 새로운 기기 사용의 편리함보다는 써오던 익숙함에서의 편안함을 추구하는 삶이기에 물질적 성취의 성공보다는 어떻게 더 즐겁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들이 우선되고 중요하답니다. 프랑스인에게는 노동으로부터의 자유, 식사나 레저스포츠같은 이벤트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쓸 수있는지를 성공의 척도로 본답니다.

프랑스인에게 요리는 생활의 일부가 아닌 학문이나,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종교와 같다. 프랑스인은 요리를 전문 분야로 독립시켜 예술의 한 장르로 만들었다.( 60쪽)

프랑스인은 사는 마을을 사랑하고, 그 토양을 사랑하고, 그 땅에서 자란 작물을 이용한 음식요리를 사랑하기 때문에 요리학의 발전과 와인의 발달을 가져 올 수있었고, 메멘토 모리에 근거한 삶이기에 프랑스 대통령들의 자유로운 애정의 사생활이 프랑스인에게 이해 될 수 있음을 알았어요.

연애가 어떻게 끝나건 사랑하는 사람과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봤다는 것이 중요 하듯이 인생도 살아 봤다는 것이 중요 하지 성공했는지 여부가 중요하지않다. 그런 프랑스인은 더 큰집, 더 많은 편의시설, 더 많은 돈과 소비로 행복을 사려는 영미인과 그들의 문화에 젖어 사는 사람들을 딱하게 생각한다. (215쪽)

어쩌면 프랑스인은 진짜 성공한 인생이란 성공하려고 발버둥치지 않아도 되는 인생이고, 진짜행복한 인생은 행복이란 것을 믿지 않고 주어진 순간에 충실한 인생일수 있다는 결론을 오랜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것은 아닐까?  (193쪽)

프랑스인은 돈 버는 목적이 노동에서 스스로 해방 시키기 위함이고 성공한 인생이란 휴가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잘 보내는지 여부라고 합니다. 유한한 삶 속에서 물질의 척도가 기준이 되어 내삶을 지배하지 않도록 '이기적 주관' 과 '쌀쌀한 행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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