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이 시작되어 힘들어하는 딸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녀 예원을 만나기 위해 지난 주말 동탄을 향했다.
입덧 때문에 밥 맛을 잃은 딸이 어릴 적 엄마가 싸주었던 김밥이 먹고 싶단다. 집에서 김밥을 싸 본 기억이 까마득하다. 부부만의 단출한 생활이 되고부터는 김밥전문 식당에서 간단히 사 먹는 것이 훨씬 편리하고 경제적이라는 핑계가 생긴 지 오래다.
아이들 어렸을 적에는 채소를 골고루 먹이기도 좋고, 직장생활로 점심을 제대로 챙겨줄 수 없어서 김밥을 자주 만들었었다. 재료가 부족할 때면 마른오징어무침과 김치만 넣어 꼬마김밥을 싸서 식탁에 준비해 두면 아이들이 챙겨 먹기가 수월했다.
입덧하는 딸이 먹고 싶다니 김밥 싸기에 용기를 내어 보았다. 나를 닮아 요리와 친하지 않은 딸이 김밥 싸기를 배워보겠다며 소매를 걷어 부쳤다. 손녀, 사위까지 거들어 김밥재료를 함께 준비했다.
준비한 김밥재료들로 김밥을 쌌다. 딸이 맛있다며 달게 먹는다. 오늘의 미션은 성공이다.
역시~~! 노장은 죽지 않았다. 시중김밥과 맛 비교 불가다.
나의 김밥에는 우엉조림과 유부 졸임이 필수다. 유부조림은 시중유부초밥용 유부를 잘게 썰어 활용했는데 그런대로 맛이 괜찮다. 소시지나 햄, 맛살은 강한 색소로 조금 멀리한다. 단무지도 웬만하면 하얀 단무지를 선택한다.
손녀용 꼬마김밥도 쌌다. 딸, 손녀와 함께 김밥만들기로 우리들만의 추억을 쌓는다.
오랜만에 풍성한 김밥파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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