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극한 직업, 왕비로 산다는 것

아리아리짱 2023. 2. 1. 06:00


<왕비로 산다는 것> (신병주/ 매일 경제 신문사)은 독서모임에서 역사서 중 하나로 선택한 책입니다.
역사의 흐름을 왕 중심으로 접해오다가 왕비를 통한 역사계보를 살펴보니 새롭습니다. 어린 시절 읽은 동화들은 백설공주, 신데렐라, 콩쥐 등 주인공들이 왕자와 결혼하면 결혼과 동시에 해피 엔딩으로 끝났어요.
왕자와 결혼하면 왕과 왕비가 되어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으로 이어진다는 전제였지요.
궁궐에서의 화려하고 풍요로운 삶은 그야말로 동화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일까요?

역사 속 왕비들이 구중궁궐에 갇혀 왕비로서의 삶을 사는 것이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았겠다고 여겨집니다.
정쟁과 권력다툼의 소용돌이 속에서 친정 가문들이 영화를 누릴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희생양이 되는 경우도 자주 있었다는 것을 알았어요. 왕과 같이 개인으로서 자유의지를 가진 삶은 살기 어려웠으니 그 행복을 가늠하기기 쉽지 않습니다.

조선의 왕비들은 왕의 사랑을 얻고 국사를 유지하기 위해 왕자 생산의 의무가 막중했으며, 궁궐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치열한 삶들을 펼쳤어요. 조선 왕비들의 삶을 면면이 살펴보니 이렇게 극한 직업이 없기도 하겠다 싶어요. 그들은 여자로서의 최고 위치의 삶을 살았다 하더라도 궁궐에 한평생 갇혀서 자신의 이름조차 가지지 못했던 인간의 삶이었어요.
유교사상을 바탕으로 남존여비사상이 뚜렷한 조선시대에 주체적인 자신들의 삶을 살 수 없었던 왕비들의 삶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여전히 남녀차별의 문제가 곳곳에 남아 있지만 최소한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는 이 시대에 태어난 것이 조선의 왕비보다 행운인 듯 여겨집니다.

역사는 반복되며 그 역사를 통해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고 합니다. 근 현대사에는 관심이 많아 관련 책들을 접했지만 그 이전의 역사서는 그다지 많이 접하지 않았어요. 학교에서 배웠던 왕 중심의 태, 종, 태, 세, 문, 단, 세, 로 이어지는 단편적 역사 흐름 정도가 다인 저의 짧은 역사지식입니다. 우리 역사에 좀 더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에서 43명의 왕비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역사서를 잘 접하지 않은 저에게 역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책입니다. <리더라면 정조처럼> (김준혁/더봄)을 이어서 읽도록 길 안내를 하는 역사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