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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이의 세 번째 생일

아리아리짱 2022. 12. 12. 06:32

손녀 예원이 얼마 전부터 전화할 때마다 "할머니 쵸코 케잌 사서 어서 와요"라고 말했다. 태어난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세 번째 생일을 맞이 했다.  눈도 제대로 못 뜨던  조그마한 아기가 어느새 자라서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똑똑하게 표현할 줄 아는 아이가 된 것이다. 설렘을 가득 안고 지난 주말 동탄을 향했다.

평소에는 예원의 먹거리를 많이 가리는 딸이지만 생일만큼은 손녀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싶은가 보다.

예원이 어린이 집을 처음 갔을 때 간식 등 먹거리들이 딸의 평소 육아에서 벗어난 것들이 제공되면 딸은 많은 고심을 했었다. 딸은 웬만하면 인스턴트 음식이나 단것들을 지양하는 육아를 해왔었는데 어린이집 간식들이 그 경계를 여지없이 허물었기 때문이다. 쵸코렛도 그중 하나다. 예원은 어린이 집에서 쵸코 케잌의 신세계를 맛본 것이다.

그 이후로 자주 쵸코렛이 들어간 간식을 원했지만 딸은 엄격히 제한하고 아주 특별한 날만 선물같이 먹을 수 있게 허용한다.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쵸코 케잌을 바라보는 예원의 얼굴이 빛이 난다. 

어른들도 예원 생일 하루만큼은 체중조절에 대한 부담감을 밀쳐두고 쵸코케잌의 달콤함에 푹 빠졌다. 예원 생일을 축하하는 마음이 쵸코케잌만큼 달달하게 가득 찬다. 진심을 담아 "예원아 생일 축하해"를 몇 번이고 되뇐다. 

한 밤만 더 자고 가라고 예원은 눈을 찡긋하며 손가락 하나를 펴서 말한다. 가슴 저 밑이 간질거린다. 어느새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간청할 줄도 안다. 신기하다.

잘못을 했을 때 약간 딱딱한 표정으로 가만히 보고 있으면 얼른 달려와 안기면서 "미안해"라고 말하며 어깨를 토닥이며 말해준다. 잘못한 것을 인지하고 이렇게 공감할 수 있는 소통능력이 정말 신기하다. 이런 교감 능력이 쑥쑥 자라기를 바란다.

세월이 정말 빠르게 흐른다. 예원은 내년 3월이면 벌써 유치원을 간다.

딸은 드디어 진정한 학부모 대열에 진입한다. 유치원 선택에서부터 많은 고민을 시작했다. 고액을 부담해야 하는 영어유치원부터  시설이 좋은 대형 유치원 등 여러 가지 선택요인이 있다.

딸은 그중에서 넓은 잔디 마당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고 밭에서 작물 키우기도 할 수 있는 유치원을 선택했다.

오산에 있는 성당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이다. 집에서 차로 데려다주고 데려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장점이 크게 작용했단다. 아파트에서만 생활하는 예원이 흙을 밟을 수 있고,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더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단다. 좋은 선택일 것이다.

예원이 지금처럼 건강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행복감이 큰 아이로 자라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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