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참사람 부족이 보내는 <무탄트 메세지>

아리아리짱 2022. 12. 9. 05:39


<무탄트 메시지>(말로 모건/류시화/정신세계사)는 호주 원주민 '참사람 부족'이 문명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의 소제목을 가진 책이다.
무탄트의 사전적 의미는 '비약적으로 변화한 것' 즉 돌연변이를 말한다. 기본구조에 변화가 일어나 원래의 모습을 잃어버린 존재를 말한다.
호주 원주민인 참사람 부족이 볼 때 문명인이라 자처하는 현대인들은 모두 무탄트들인 게다.
저자 말로 모건은 자연 예방 의학을 전공한 의사로서 호주에 초청받아 의료 활동을 하던 중 호주 원주민들의 세계를 만난다. 원주민의 초대로 그들과 함께 사막 오지에서 넉 달간 도보여행을 하면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 그리고 경험한 것들을 써내려 간 것이 <무탄트 메시지>이다.
그녀가 바라본 '참사람 부족'은 우주와 하나인 진실, 정직, 평화를 간직한 종족이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분이며 모든 생명은 하나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부족이었다. 자연은 착취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인간의 삶은 자연의 한 부분으로서의 순환하는 영역 이어야 하고 그것을 실천해야 하는 일련의 활동들이 여야 하는 것이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통해 북미 대륙의 원주민인 인디언들의 삶을 재 조명할 수 있었다. 인디언들은 미개하고 잔인한 종족이라는 서구인이 심어놓은 편견을 깨트려 주는 계기가 된 책이다. 자연과 함께 평화를 사랑하며 지혜롭게 살아가는 그들이었다. 그들은 개척자라고 일컬어지는 침략자들에 의해 무참히 파괴되어 무너져버린 희생양들인 것이었다. 그때 느꼈던 아픔이 <무탄트 메시지>를 읽으면서 안타까움과 함께 되살아난다.
호주를 점령한 외부인들은 원주민을 가장 낮은 등급의 인간으로 치부했다. 기록되지 않았다고 그들의 역사를 없었던 양 무시하고 기록되지 않을 것이라고 그들의 삶을 잔인하게 파괴한 것이다. 개척과 문명화라는 이름 하에서 미개인, 야만인으로 여기며 거의 멸종에 가까운 착취를 해 온 것이다. 그 결과 지금 원주민들은 극소수만 남아있다. 그 외부인들은 역사적 오류를 정당화하는 데 급급해하며 살아있는 원주민이 존재하지 않는 양 배제해왔다. 원시적이고 야만적인 불쌍한 족속으로 밀쳐 둔 채.
그 극소수만 남아있는 원주민인 '참사람 부족'은 더 이상 후손을 낳지 않기로 결정했단다. 문명에 찌든 이 세상에서는 더는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살아갈 희망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시작된 이래, 참사람 부족은 자신들이 우주와 하나라는 것을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는 진실하고, 정직하고, 평화로운 종족이었는데 말이다. 그들은 개발과 문명 발달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에게 이로울 때만' 그 활동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호주 원주민의 진실한 삶을 알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들이 문명인이라 자처하는 무탄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새기며 생각을 더해 본다.
무탄트들은 음식에 소스라는 것을 끼얹어 먹는데, 그들의 삶에도 소스가 덮여 있는 듯합니다. 그들은 진리를 알지만, 그 진리는 생활의 편리함과 물질주의, 불안과 두려움이라는 두꺼운 소스 밑에 묻혀 있습니다. 무탄트들의 생활 속에는 달콤한 맛을 내주는 설탕도 들어 있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달콤한 것만 쫒으면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시간을 피상적이고 인위적이고 순간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면서 보내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자신의 영원한 존재를 개발하면서 보내는 시간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
우리는 무탄트들을 심판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스스로 자유를 얻듯, 우리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 스스로 자유를 얻기 바랍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행동과 가치관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하고, 너무 늦기 전에 모든 생명이 하나라는 사실을 깨닫기 바랍니다. 그들이 지구를 파괴하고 서로 해치는 것을 어서 빨리 중단하기 바랍니다. 참다운 무탄트들이 더 많이 나와 사태를 바로 잡을 수 있게 되기 바랍니다. (261~262 쪽)
참사람 부족의 신에 대한 인식과 영역이 내가 갈구하는 종교관가 일치한다. 자연과 우주 그리고 인간은 하나이며 그 존귀함을 서로 함께 누려야 하는 신성한 것이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존재인 우리다. 영원한 삶을 영위할 듯 물질에 대한 소유욕과 집착으로 가득차다. 존귀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하는 정신적 세계는 빈약하기 이를 데가 없다. 물질문명에 사로잡혀 불만과 불안으로 가득찬 일상을 영위한다. 신성이 깨어있는 의식을 유지하기 힘들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 자연을 느껴야한다. 구름 한 조각 일어남에 지나지 않는 짧은 우리의 삶이다. 매 순간 함께하는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을 감사히 여기고 함께 하는 모든 것들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에게 신은 눈에 보이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런데 무탄트들은 모습에 집착하는 것 같습니다. 당신들은 눈에 보이지 않거나 모양이 없는 것은 잘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우리에게 하느님과 예수, 그리고 신은 사물을 둘러싸고 있거나 그 안에 있는 본질이 아닙니다. 모든 것 하나하나가 신입니다. " (190 쪽)
"무탄트들은 말합니다. 너의 길은 내가 가는 길과 다르며, 너의 구세주는 나의 구세주가 아니라고. 그리고 너의 영원은 나의 영원이 아니라고. 하지만 진실은 모든 생명이 하나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놀이는 단 하나뿐입니다. 이 우주에는 오직 하나의 인류가 있을 뿐이고, 다만 그림자가 서로 다를 뿐입니다. 무탄트들은 신의 이름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를 놓고 논쟁을 벌입니다. 어느 건물에서 어느 날 무슨 의식을 행할 것인가를 논합니다. (...)
하지만 진리는 진리일 뿐입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이 없습니다. 당신이 남을 해치면, 그것은 자기 자신을 해치는 일입니다. 남을 도우면, 그것은 바로 자신을 돕는 일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똑같이 피와 뼈를 갖고 있습니다. 다만 생각과 마음이 다를 뿐이지요. 무탄트들은 고작해야 백 년을 생각하고, 남들과 분리된 자기 자신만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참사람 부족은 영원을 생각합니다. 우리 선조들, 아직 태어나지 않은 후손들, 그리고 지금 지구 별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은 하나입니다. " (188쪽)
<무탄트 메시지>는 독서 토론회에서 얼마 전에 책 나눔을 한 책이다. 그냥 스쳐 지나가기에는 큰 소중함을 간직한 책이라 독서일기로 남겨야 했다. 이 책이 우리 집 책장에 꽂혀있는 줄도 모르고 다시 구입했다. 10여 년 전 천문학자인 제부가 과학도인 아들에게 선물했던 책이다. 묵직한 메시지와 함께!

(캐나다 이모부가 조카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