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부산 큰솔나비 송년의 밤을 함께하며

아리아리짱 2022. 12. 7. 06:23

부산 큰솔 나비 독서모임의 5주년 송년 행사를 지난 토요일에 했습니다.
저에게는 네 번째 참석하는 송년 행사입니다.
코로나로 대면 행사는 오랜만이고 5 주년 행사인지라 장소와 식사도 조금 고급지게 멋진 곳에서 진행했습니다.
많은 선배님들이 마음을 모아 손길을 보태어 일사불란하게 멋지게 진행되었어요.
'나로부터 비롯되는 선한 영향력'인 나비를 꿈꾸며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기뻤습니다.


송년회 며칠 전부터 설렘이 가득했어요.
하지만 하단에서 기장까지의 먼길이 조금 걱정이었습니다.
사하구 면허증을 가진 나에게 기장까지는 너무 먼 운전거리입니다. 여느 때라면 남편에게 데려다줄 것을 부틱 했을 텐데 남편도 1년에 한 번의 전국구 동창모임이 있는 날이라 곤란했어요.


고민 끝에 같은 사하구에 계시는 선배님께 카풀을 부탁했습니다. 이 선배님은 아드님과 함께 독서모임에 참석하시는 원년 멤버이세요.
평소의 저라면 부탁하는 게 쉽지 않은데 독서모임 선배님에게는 들이댈 용기가 생깁니다.
책 나눔과 글 나눔을 통해 선배님의 생각과 마음을 읽을 수 있으니 좀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선배님은 독서모임에서 아니면 말 붙이기가 쉽지 않을 듯한 거의 완벽에 가까운 분입니다.
차 타기로 한 곳에서 그녀의 차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똑 부러지는 완벽녀인 선배님이 코란도 2인승 RV를 타고 등장하는 것입니다. 차와 선배님 이미지의 완벽한 불일치, 저의 편견과 선입견이 여지없이 깨지는 순간입니다.
선배님은 뒤칸에 자전거 세 대를 실을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이 있어서 이 차를 선택했다고 하셔요.


아뿔싸~!
뒷칸에 아드님이 타고 있는 것입니다.
자전거 싣는 칸에 캠핑용 의자에 앉아서 함께 한 시간의 거리를 달려야 하는 것입니다. 아들 선배님은 야간 알바를 하며 시험 준비 중입니다. 지난 밤 일을 마치고 두어 시간 자고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함께한 것입니다.
모자가 오붓하게 데이트 삼아 송년회에 참석했을 텐데, 제가 영락없는 방훼꾼이 되었어요. 편안한 앞자리를 양보해주어 미안해하는 저에게 아들 선배님은 캠핑의자에 앉아서 지리산까지 간 적이 있으니 염려 마시라고 안심시켜 주었습니다.
덕분에 송년모임을 편하게 갔다 올 수 있었지만 못내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올해의 나비 전미경 선배님)
(자영 선배님 작품)

송년모임은 1부, 2부, 3부 식사로 구성되었고 사회 보는 선배님들의 위트와 재치로 행사 내내 즐거웠습니다. 선배님들의 꼼꼼한 준비로 행사 내내 풍성함이 가득했어요. 그동안 독서모임에서 읽었던 책들의 현수막 앞에서 기념 촬영도 했습니다.


한 선배님의 고 3 아드님의 '세바시'는 감동적이었습니다. 책을 통해 어릴 때부터 존경했던 처질 영국 수상을 닮고자 고 2 때 해군사관학교 진학을 결심합니다. 목표를 이루고자 피나는 노력으로 32kg의 체중감량을 해내고 드디어 합격소식을 함께 전해주었습니다. 젊은 친구의 멋진 세바시였습니다.


알, 애벌레, 나비, 배추, 소나무, 아차상 등 상 이름과 그에 따른 부상들의 재치 넘침에 모두가 즐거웠습니다. 마니또 선물로 자신이 읽고 난 책 교환하기 아이디어도 빛났고요.


올해 함께 하지 못한 선배님들 내 년에는 모두 모두 함께 하길 소망합니다.
모두가 책을 중심으로 연결된 사람들이라 서로를 응원하고 힘이 되어주고자 하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이런 좋은 독서모임을 이끌고 힘을 합하는 선배님들과 앞으로도 쭈욱 함께이고 싶습니다.
부산 큰솔 나비 독서 모임이여 영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