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마중물이 되어준 책

아리아리짱 2022. 1. 3. 06:10

 


남편은 애주가입니다. 몇 년 전 큰 수술 후 담배는 과감히 끊었는데 술은 여전히 즐깁니다.
미식가인 남편에게 소주는 안주를 맛있게 먹기 위한 소화 촉진제쯤으로 생각합니다.
술까지 끊어주면 좋으련만 그것은 저의 욕심인지라 일주일에 한 번 음주하는 것으로 타협했어요.

하지만 이런저런 구실을 대면서 주 1회 음주는 지켜지기 힘듭니다. 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한 잔, 기쁜 일이 있으면 축하주로 한 잔, 특히 아들과 사위를 만날 때는 어김없이 기분 좋아서 한 잔을 외칩니다.
매 번 추가로 마시는 술 때문에 언쟁을 합니다. 남편의 건강에 크게 놀란 저는 남편의 음주에 느긋한 마음을 가지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나름 몸과 마음을 수련하며 맑고 향기롭게 살고 싶은데, 술에 관한 언쟁이 있을 땐 평온함이 와르르 무너집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술을 한 번 더 마시고 싶으면 책을 한 권 읽어라, 그러면 음주도 받아들인다 "라고 호소했습니다.


남편이 예전엔 책을 자주 읽었습니다.  수술 후 나빠진 시력과 노안으로 글자들이 눈에 어른 거려 읽기 힘들다고 그동안은 책을 멀리 했어요.

그런 남편을 독서로 다시 끌어들인 책이 이기호 작가님의 <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입니다.
가족과의 일상을 쉽고 재미있게 표현했습니다. 그 문장 사이사이로 찐한 가족애가 느껴집니다. 남편과 아내, 그리고 자식들과의 주고받는 대화에 잔잔한 감동과 웃음들이 배어 나옵니다.

남편이 이 책을 잡고 몇 시간 동안 끈기있게 다 읽었습니다. 남편이 몰입해서 한 번에 읽을 정도로 재미있게 쓰여진 책인 것입니다.  '한잔 더' 라는 보너스 영향도 있겠지만, 부담없이 편하게 읽었다고 하네요. 생각보다 책 읽기가 힘들지 않은 듯 보입니다.

선물로 받은 소중한 <세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가 남편을 독서의 세계로 다시 이끄는 마중물이 되었습니다. 물론 술을 한 번 더 마시기 위해서 시작한 독서이지만요!
첫걸음을 떼었으니 이제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강력한 보너스가 있으니까요.

남편이 책 읽는 즐거움을 깊게 느끼는 날이 오면 '술 한잔 더'라는 말은 자연스레 멈추지 않을까요?
저만의 동상이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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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 YES24

웃음과 눈물의 귀재, 진짜 이야기꾼이 들려준다이기호의 특별한 가족 소설“2000년대 문학이 선사하는 여러 유쾌함들 중에서도 가장 ‘개념 있는’ 유쾌함 중의 하나”나 “이기호의 소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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