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도 어느 듯 결코 젊지 않은 나이에 접어들었다. 누군가의 도움까지는 아니더라도 스스로를 유지하고 지켜나가기에 많은 노력이 필요한 나이이다.
얼마 전 친구의 시어머님이 팔을 다쳤다. 친구는 본인 집과 시댁을 오가며 반찬과 청소를 하느라 애썼다. 늦은 결혼으로 친구는 아직 딸, 아들과 함께하며 네 식구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사실 친구도 이른 퇴행성 관절로 무릎 아픈지가 몇 년째인데, 그런 친구가 또 노인들을 돌봐야 하는 것이다.
그런 몸으로 두 집 살림을 해 내느라 힘들었는데, 이 번에는 시아버님이 뇌경색으로 쓰러지셨다. 시아버님은 고혈압은 있었지만 건강하셨기에 취미로 서예를 하실 정도였다. 그런데 갑자기 쓰러지신 것이다. 두 어른이 90을 바라보는 연세가 되니 예고 없이 찾아오는 병치레가 많아진다.
바쁜 와중에 그동안 통역 봉사회 총무를 맡으며 꾸준한 봉사 활동을 해 온 친구다. 그런 친구이지만 많이 힘들고 지칠 것이다. 힘듦이 한꺼 번에 몰려온 친구에게 뭐라고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친구는 봉사할 것이 더 늘었다고 생각하고 어찌어찌해보겠다고 한다.
나는 친구에게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기억하자고 했다. 그 말 외에는 해 줄 수 있는 말을 찾지 못한다.
인간의 삶은 생로병사로 이어지는 과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굽이 굽이를 견뎌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자신의 삶만으로도 바쁜 자식들을 힘들게 하지 않고 노년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그런데 그것이 뜻대로 될 수 있을까?
지금 생각으로는 자식들에게 조금도 걱정과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데 말이다.
평온하고 곱게 나이들면서 존엄함을 유지한 채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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