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대신 공원 숲을 찾았다. 겨울 먼지 털어내고 산뜻한 봄기운을 가득 받고 싶어서이다.
흐드러지게 핀 목련들은 어느덧 그 꽃잎을 뚝뚝 떨어뜨리기 시작한다. 함초롬이 피어오르는 꽃봉오리들을 놓친 순간들이 내심 아쉽다.
공원 들어서는 길목에 대신 아기자기하게 화분에 핀 예쁜 꽃들이 반겨준다.
각 꽃들에 이름표를 달아 놓아 어렴풋했던 꽃들의 이름 연결이 쉬워진다. 이름표를 단 누군가의 수고가 새삼 고맙다.
수선화는 올 해도 함박웃음을 간직한 채 활짝 피었다. 이 작은 꽃들의 환영만으로도 벌써 봄기운 만끽이다.
오랜만의 숲 산책으로 남편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숲이 주는 이런 여유가 좋다.
남편은 이제 장성한 아들, 딸에 대한 걱정은 내려놓고, 우리 부부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 최우선이란다.
큰 욕심부리지 말고, 각자가 좋아하는 것 인정하고 도와주면서 그렇게 노년의 삶을 보내잔다.
여전히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많은 나는 남편이 무엇인가를 더 배우고 움직여 주길 바란다. 하지만 그는 지금 이 한가한 상태가 좋다고 한다.
35년을 함께 하면서 아직 나는 뭔가를 더 바꾸려 한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야 하는데...
몇 년 전 남편이 크게 아팠던 때를 생각하면,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산책할 수 있는 것만도 얼마나 크고 감사한 일인지를 다시 되새긴다.
삶을 함께 하는 동반자와 동지로서, 서로 지켜보며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이다.
봄의 전령이 전해주는 말 "그냥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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