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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괜찮아요!

아리아리짱 2021. 2. 19. 06:00

(큰솔나비 독서모임 회장님이 올려주신 좋은 글)

 

지난해에 군대 간 제자 '원데렐라' 원혁이가 첫 휴가를 왔다. 코로나로 인해 입대 한지 7 개월 만에 첫 휴가를 나온 것이다.

말쑥한 얼굴로 학원을 들어서는 원혁이가 살이 너무 많이 빠져서 깜짝 놀랐다. 어째서 이렇게 살이 많이 빠졌냐고 물어보니 군대 생활이 규칙적이기도 하고 조금 힘들어서이기도 하단다.

군대 가기 전 헬스 장 다니며 체중 조절할 때 쉽게 빠지지 않았던 몸무게가 15킬로그램이 쑥 빠졌다고 한다.

군 생활 자체도 힘들지만 위아래, 동료들과의 단체생활에서 감정 부대낌들이 많이 힘들단다. 그런 감정을 다 겪고 견뎌내면 제대 후 사회생활에서 어떤 부딪힘이 와도 다 견뎌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요즘 아이들은 외동 아니면 둘로 다들 귀하게 자란 아이들이라 꽉 짜인 군생활을 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군대 생활에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으니 얼마나 힘들까 싶다. 자신보다 다른 이들의 마음을 우선 살피고 배려해야 하는 단체생활 그 자체가 힘든 것이다. 그 힘든 과정을 잘 견뎌내야지만 무사히 제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군대를 갔다 와야지 어른이 되고 성숙해진다고 하는 가 보다.

면세로 샀다며 영양크림을 내민다. 군인이 무슨 돈이 있다고 이런 걸 사 오느냐고 하니, 어머니 것과 선생님 것을 넉넉하게 샀으니 걱정 말고 쓰라고 한다.

꼬마였던 녀석이 제법 청년 티를 팍팍 내며 군에서 휴가 나왔다며 이렇게 인사를 온다. 세월이 참 빨리도 흐른다.

따뜻한 밥 한 끼를 함께 하는 동안 군 생활 이모저모를 끊임없이 얘기한다. 의무병 생활이 그리 만만치 않지만 틈나면 책을 읽으려 애쓴단다. 군대 가기 전에 내가 당부했던 말인 '틈 날 때마다 책을 읽으라' 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바쁜 군 생활로 지쳐서 책을 읽어도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지만 책을 가까이하려고 애쓴단다. 정말 기특하다.

선생님의 인생 후반에 '부산 큰솔 나비 독서모임'에 참여한 것이 엄청난 변화와 도약의 계기가 되었으니, 제대하면 선생님의 독서모임에 가입하라고 이야기했다. 

꼬마였던 아이들이 어느 듯 어른이 되어가는 것을 지켜본다. 사제지간으로 만났던 아이들과 이제 우정 비슷한 정이 생긴다. 그들이 사회인으로서 힘찬 발걸음을 옮길 수 있도록 지켜보고 계속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