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는 결혼식 참여 등 볼일 있을 때 잠시 들 러거나 주로 서울역에서 바로 연결된 지하철을 이용해서 볼일을 보고 오는 식이어서, 서울 지상을 마음먹고 둘러볼 기회는 실로 10여 년 만인 듯하여 내심 설렘을 가지고 일찍 일어나 KTX를 타고 서울을 향했어요.
서울역으로 마중 나온 서울 가족과 합류하여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서울 시티 투어 2층 버스를 타고 첫날은 시내투어를 하고 숙소로 가서 저녁을 먹고 인사동을 걷는 일정이었어요.
서울역 앞에서 시티투어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건너편 서울 남대문경찰서 건물 위에 경찰 아저씨가 '폭력 없는 행복학교'라는 노란 버스를 받쳐 들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그 모형만큼이나 폭력없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시티투어 코스는 두 가지로 전통문화 코스와 한강 잠실 코스가 있는데 서울역에서 시작해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다시 한강 잠실 코스로 연결되는 과정으로 진행되는 거였어요. 노란 손목띠를 하면 어느 정거장에서든 관광 후 다시 타서 다음 코스로 이동할 수 있는 종일 이용권입니다. KTX를 타고 연계를 하니 20% 할인 혜택이 있네요.
부산 시티투어 버스는 더 크고 디자인 색상도 산뜻해서 지나가는 2층 버스만 봐도 여행의 설렘이 전해지는데 비해, 서울 투어버스는 너무 평범한 디자인에 색상도 크게 눈에 띄지 않아 조금 실망했지만 그래도 편하게 전반적 관광을 할 수 있어 일단 탑승했어요.
잔뜩 기대를 하고 올라탄 시티투어버스에는 외국인들도 많고 본격적인 시티 투어가 시작되겠구나라며 열심히 좌우를 둘러보며 관광을 시작하려 하는데,
아뿔싸 ~! 아침 일찍 부산에서 서둘러 오셨고 날씨가 흐려 비도 조금씩 내리려 하니, 시원찮은 무릎을 이유로 70을 넘기신 어르신(?)들께서 하시는 말씀이 버스에서 내리지 말고 기~냥 차에 탄 채로 구경만 해도 되겠다고 하시는 겁니다. 초등학생 소풍 가는 날처럼 설레었던 마음에 쏴아~ 찬물이 끼얹어지는 듯한 느낌은 유일한 50대 저만의 느낌이고 다른 분들은 대체로 찬성하는 듯한 느낌!
점심 먹은 후 식곤증을 느끼는 남편 또한 옆에서 잘 자고 있고요. 이건 아닌데 하는 저는 소리 내어 말할 군번은 아닌 듯하여 길 가의 서울 풍경이라도 담으려고 했어요.
약간의 아쉬움을 가지며 밀리는 차 안에서 한강도 바라보며 나름 구경하고 있는데 맏며느리인 제일 큰 형님이 멀미가 날 듯하니 한 번내려서 바람을 쐬자는 말씀에 냉큼 그러자고 했죠.
그곳은 잠실 월드 타워 앞이었어요. 전부 내려서 타워를 올라가나 마나로 분분하더니 비싼 것에 비해 날 흐린 날 볼 것도 없다며 패스하기로 하고 면세점으로 가서 화장실 이용만 하고 나왔답니다. 완전 시골 상경 노친네들 같은 느낌이 들어 속으로 웃었답니다. 그래도 월드타워는 진도를 뗀 느낌이라 할까요!ㅋㅋ
그렇게 다음 투어버스를 타고 경유지를 다 패스하고 종착지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 도착했어요. 예전 동대문 야구장이 있었다며 추억을 더듬 더라고요. 건물이 신기하게 생겨서 패스하려는 노친네들을 한번 구경하자고 설득해서 겨우 한 바퀴 둘러보았어요.
지하철을 타고 숙소인 신라스테이에 체크인을 하고 저녁 식사를 한 후 조계사를 갔다가 인사동 거리로 나갔어요. 서울 사는 조카부부가 와서 저녁을 함께 하니 훨씬 분위기가 젊게 활력이 있었어요. 조계사에서는 초파일이 다가오니 알록달록 갖가지 연등들이 마당 가득히 달려 조명과 함께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어요.
인사동은 10년쯤 전에는 한국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가게들과 지필묵 파는 가게들 그리고 화랑 등 문화의 공간을 느낄 수 있었는데 분위기가 너무나 달라져서 인사동이 예전의 그 인사동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번 서울 올 때는 인사동은 다시 오고 싶은 생각이 그다지 들지 않을 듯했어요. 숙소로 다시 돌아와 간단한 커피와 맥주파티를 한 다음 내일의 여정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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