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감사합니다.

박씨네 형제들 서울 나들이

아리아리짱 2019. 4. 5. 07:04

남편의 5남 1녀 남매들은 집안 '계'를 합니다.

어머니 살아 계실 적에는 명절과 제사 때 전국으로 흩어져 있는 남매들이 1년에 두세 번은 만날 수 있었는데, 어머니가 돌아 가신 후로는 다들 얼굴 보기가 힘들어졌어요.

맏며느리인 큰 형님이 몇 년 전 갑상선 수술을 해서 건강이 많이 약해지셔서, 각자 명절은 알아서 지내고 시부모님 제사만 합쳐서 함께 하는 걸로 정했어요. 그러니 기일이 평일이면 1년에 모두가 한 번 보기도 어려웠어요.

그래서 매달 일정 금액 계돈을 모아서 큰 집 기제사 경비로 쓰고, 나머지는 적립 해 두었다가 1년에 한 번씩 고향의 향수를 달랠 겸 부산에 숙소를 정해서 다 모여 1박 2일 찐한(?) 형제애를 나누었어요. 시댁 행사에 며느리들의 몸 수고 마음 수고를 덜기 위해 식사는 무조건 사 먹고 편하게 쉬는 위주의 여행으로 했습니다. 그래야 며느리들의 반란이 없으니까요.^^

올 해는 누나와 셋째 형님이 계시는 서울에서 계 모임을 하기로 했답니다. 이번엔 부산 촌사람들의 서울 나들이가 된 거죠.

그동안 부산에서 할 때는  행동 빠르고 부지런한 넷째인 남편이 맛집 알아보기 등 소소한 준비들을 도맡아 했는데, 서울에서는 선비 같은 셋째 아주버님이 숙소와 식당 그리고 여행 일정을 정하기로 해서 기대됩니다.

큰형수, 둘째 형수, 누나가 다 같은 나이로 저와는 10살 정도 차이가 있는지라 언니가 없는 저는 그냥 큰 언니들 같은 느낌입니다. 양가 부모님이 다 돌아가신 지금은 큰 형님 내외가 집안의 큰 어르신인 거고요. 큰 형님은 제가 일하느라 불량주부인 것을 아시고 명절 음식들을 챙겨서 저희 집 대문 앞에 산타클로스 선물처럼 두고 가시곤 합니다. 늘 고맙게 감사히 잘 먹고 있어요.

남편 형제 가족들 모두 이렇게 무난히 지내는 것도 요즘은 쉽지 않은 풍경이더라고요.

따뜻한 봄날! 이번 주말 떠날 서울 나들이!

서울아, 부산 박씨네 형제들이 간다~!

형제들 큰 탈 없이 건강관리해서 집안 형제 나들이 연례행사가 쭉 이어지길 바라봅니다.

 

지금  드라마 <도깨비>의 명대사가 생각납니다.

날이 좋든

날이 좋지 않든

날이 적당 하든

모든 날이 좋을 것이다.

우리가 함께할 시간 모두 눈부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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