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감사합니다.

나의 절친 은숙

아리아리짱 2019. 4. 12. 06:14

내친구 은숙이 뜬 작품들

나의 절친 은숙이와는 고등학교 때부터의 친구입니다. 기쁠 때는 물론이고  내 삶이 지치고 힘들 때마다 늘 함께 힘이 되어준 친구입니다.

친구는 막내고 저는 맏딸인데도 친구가 늘 언니 같아요.

친구는 이성적이고 저는 감성적인데도 둘이 죽이 잘 맞습니다.

 

친구와 나는 학교 때부터 불교 학생회를 다니며 ‘우리의 삶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함께 고민했고 그 이후의 제 삶의 새로운 경험들은 친구와 함께 한 것이 대부분이랍니다.

 

20대 때 가장 먼저 떠난 여행도 친구의 둘째 오빠가 계시는 포항을 거쳐 서울에 있는 친구(지금은 미국에 살고 있는) 방문이 우리의 여정이었죠. 그때 서울의 조계사를 세 명이 함께 갔던 추억이 지난 주말여행에서 많이 생각났었어요.

 

학창 시절부터 꿈이 현모양처였던 친구는 아이들을 무한 애정으로 자유롭게 잘 키웠습니다. 친구의 아이들이 어릴 때는 온 동네 애들이 와서 놀 수 있게 거실을 개방하여 와글와글 노는 것을 보고는 어린이집 운영하냐고 묻곤 했어요.

친구는 긴 연애 끝에 저보다 5년 뒤 결혼하여 아이가 늦었지만, 아이 입장에 서서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육아하는 친구의 모습은 나에게 자기 점검의 시간을 주었어요. 의욕 넘치는 저는 우리 아이들을 늘 닦달하면서 계획대로 키우려 했던 ‘무대뽀’ 엄마였으니까요.

친구는 문화센타에서 꾸준히 배운 일본어가 수준급이고, 팝과 대중음악에 대한 관심도 아주 높아 문외한인 저에게 새로운 팝과 가요에 대한 신세계를 열어 주곤 합니다. 사실 50대 의 팝에 대한 관심 쉽지 않거든요. 주옥같은 멜로디와 가사를 알려주는 친구는 쉰세대가 아닌 신세대인 거죠. 친구는 역사물에 관심이 많고 저는 로맨틱 코미디에 관심이 많았지만 함께한 시간들이 많아지니 서로를 조금씩 닮아가는지 저도 역사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네요.

 

학원 강사 5년의 생활로 지쳐 있을 때 친구의 딸 별과 아들 훈이를 학원 창단 멤버로 제 작은 학원을 시작 할 수 있었어요. 친구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학원은 곧 자리 잡게 되었답니다. 별이는 성실하고 끈기 있는 나의 첫 학생이었는데 대학 졸업과 동시에 임용시험 첫해에 거뜬히 합격하여 지금 중학교에서 열심히 학생들과 함께 합니다.

내 친구는 틈틈이 수세미 뜨개질을 해서 주위에 잘 나누어주는 후덕함이 있어요. 모두들 평소에 나누는 공덕을 잘 쌓아서 딸이 임용에 단 번에 통과했다고 하네요. 요즘 주변을 보면 임용고시는 한 번 만에 통과하기 정말 힘들잖아요.

훈이는 군복무 중인데 웹툰 작가가 꿈이랍니다. 아마 창의력 넘치는 멋진 작가가 될 것입니다.

 

결혼한 딸에게 친구가 예쁘게 뜬 수세미를 선물해 주었더니 사위가 ‘수세미 이모’라고 별칭을 합니다.

 

친구와 나 그리고 딸들 이렇게 네 명은 번개로 뭉쳐 1박 2일 여행을 떠나거나 식사를 하곤 합니다. 모녀들의 여행은 말 그대로 파자마 파티가 되어 정말 힐링 그 자체의 여행이거든요.

살아가면서 이렇게 마음 터놓을 수 있는 친구를 가진 것은 엄청난 행운인 것 같아요.

 

딸은 자라면서 의욕 넘치는 엄마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똑똑한 오빠와 비교해서 스스로를 닦달하며 힘들 때마다, 은숙 이모에게 많은 위로와 용기를 받았대요. 생각과 마음이 넉넉한 친구는 우리 모녀의 휴식처, 의지처가 된 것이지요.

딸은 은숙이모가 하는 말이라면 다 곧이곧대로 들어요. 제 말은 뭐 그다지...

 

그런데 친구가 2~3주 전 꿈을 꾸었는데 예쁜 강아지가 우리 집으로 들어와서 놀고 있더래요. 제가 애완동물을 무서워하는 것을 아는 친구는 이상하다 생각하면서 남편에게 얘기했더니 지영이가 아기 가지려는 태몽 같다고 했대요.

딸의 임신과 함께 태몽이 뭔지 생각해보니 딸과 저는 특별이 떠오르는 것이 없어서 고민 중이었는데,

세상에~! 친정엄마의 절친이 꾸는 태몽이라니~!

그 얘기를 딸이 사위한데 하니 장모님 친구가 태몽 꿨다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고 했대요. 그 말에 딸은 친이모들 보다 더 친한 이모래서 그렇다네요.

 

친구의 넉넉하고 여유로운 마음 씀이 늘 고맙습니다.

 

친구와 함께한 세월이 어느덧 40여 년 우리 우정이 지나온 길만큼 쭉 함께 하길 소망해 봅니다.

 

친구 고마우이!

지금 이대로 늘 함께 합시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드쉬런 의 노래들  (15) 2019.04.23
드디어 부산에 김민식PD 님 강연이!  (10) 2019.04.18
딸의 새로운 역사  (20) 2019.04.11
박씨네 형제들 서울 나들이  (6) 2019.04.05
100세 인생시대  (4) 2019.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