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감사합니다.

아빠와 아들의 동행

아리아리짱 2019. 4. 2. 06:27

대신공원내 산 중턱 에 있는 설악산 풍경의 바위

아들은 서너 달에 한 번씩 집에 옵니다. 포항에서 공부와 이은 직장 생활로 15년째 객지 생활입니다.

아들은 집에 올 때마다 주문 사항이 두 개 있어요.

늦잠 실컷 자게 절대 깨우지 말 것.

산(대신 공원)에 가자고 하지 말 것.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우리 가족은 주말 등산으로 대신 공원 숲을 찾았는데, 아들은 산에 오르기를 아주 귀찮아했어요. 그런 아들을 꾀어 같이 오르려고 남편은 공원 입구 계단에서는 가위. 바위. 보 놀이로 계단 오르기를 시도했고, 중간에 있는 휴게소까지 가면 아이스크림 사주기 등으로 달래 가며 등산을 했었어요. 어릴 때도 싫어하더니 커서도 등산은 별로 내키지 않나 봅니다.

아들은 몸을 많이 움직이는 배드민턴과 야구는 아주 좋아 하지만, 이렇게 산에 오르는 것은 크게 운동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 봐요. 배드민턴은 포항 시민대회에서도 등위에 들 정도로 수준급이고 야구도 직장 내 야구팀에서 활동 중이거든요.

산중턱의 진달래

하지만 남편은 번번이 아들의 부탁을 깨버리고 달콤한 유혹으로 함께 산에 오를 것을 권합니다. 이번에는 우럭 매운탕이 엄청 맛있는 집을 알았으니 산행과 함께 가자고 설득을 하네요.

아들은 긴장된 객지 생활에서 오는 피로 때문에 집에 오면 마냥 편하게 쉬고만 싶어 하는데, 남편은 아들과 함께  숲을 걸으며 이런저런 얘기 나누는 것이 정말 좋다며 아들을 가만히 두지 않네요.

번번이 함께 산행 안 간다고 엄포 놓는 아들이 다음날이면 아빠랑 할 수 없이 대문을 나섭니다. 아빠가 아프고 난 뒤부터 아빠 한데 많이 약해진 아들입니다.

남편은 아들과 같은 방향을 보며 걷는 숲길이 흐뭇하고 좋답니다.

아들! 아빠 소원인데 집에 올 때의 시간만이라도 아빠랑 함께 산에 갑시다.

대신공원 내의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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