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아리아리짱 2020. 9. 25. 06:00

(박혜란/ 나무를 심는 사람들)

딸이 여성학자 박혜란 선생님의 책을 읽어 본 적이 있느냐고 전화로 물어봅니다. 육아서로 읽어보라는 추천을 받았다고 하면서요. 가수 이 적의 어머니이기도 한 박혜란 선생님의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을 읽고 많은 위로와 용기를 받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둘째인 딸이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부터 전업주부에서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과 제가 여러 가지 혼란을 겪을 즈음 박혜란 선생님의 책을 만난 것입니다. 

당시에 고 3인 아들을 두고 자신의 공부를 위해 중국 유학을 단행한 용감한 학자이자 어머니인 선생님의 글을 보고 위로와 안심이 되었습니다. 엄마가 공부와 일로 바빠도 아들 셋은 과외수업 한 번 받지 않고 서울대를 다 합격시킨 엄마로도 유명했던 것입니다. 엄마가 자신의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자식들을 믿어주면 자식들은 믿는 만큼 자란다는 메시지였습니다. 

큰 아이와 달리 딸은 엄마랑 늘 함께 지냈던 시간들을 아쉬워하며 제가 일을 시작하며 비우는 시간들을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제가 일을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버스 정류장이 보이는 베란다에 앉아서 하염없이 기다리곤 한 것입니다. 물론 외할머니나 이모들이 틈틈이 돌봐 주었지만 '엄마 바라기'인 딸에게는 적응하기 힘든 시간들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다시 직장생활을 병행하니 생기와 활력을 찾아가는 것에 비해 딸은 엄마 없는 시간들이 적응하기 어렵고 싫었던 것입니다. 웬만큼 자랐으니 이해해 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시간들이 딸에게는 많이 힘들었다고 합니다. 딸이 엄마가 일하는 것이 싫다고 할 때마다 저도 마음이 많이 흔들리곤 했습니다. 일하는 엄마가 아이들에게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숙명일지도 모릅니다. 

저 자신의 이름 찾기와 엄마로서의 역할의 부딪힘에서 갈등과  고민이 최고조일 때 만났던 선생님의 책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을 이 번에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23~4년 전 초판 발행 이후 이제 4판 발행본 까지 나왔네요. 책 표지글에 있는 것처럼 그야말로 엄마에게서 딸에게로 이어지는 육아서의 레전드가 된 것입니다.

선생님은 "행복은 저절로 오지 않는 것, 행복은 노력하고 찾으러 애쓴 만큼 다가온다. 내 아이가 행복하기 위해선 엄마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 "고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엄마가 일하는 것이 싫다고 하던 딸이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닐 즈음이 되니 엄마가 일하고 있는 것이 좋고 이제는 자랑스럽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과정을 겪고 엄마가 된 딸이 이제 박혜란 선생님의 책을 찾아서 읽기를 원합니다. 

제가 선생님의 책을 읽고 방법과 길을 찾았던 것처럼 딸도 자신과 엄마로서 지혜로운 길을 찾아나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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