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감사합니다.

다대포지기와 함께한 순례길

아리아리짱 2020. 7. 22. 06:00

 

(막 동이 터오른 다대포)

 

친구 샘의 버킷리스트인 새벽 다대포 산책하기를 함께 했습니다. 낮에나 저녁에는 자주 찾았던 다대포이지만 새벽의 느낌은 또 새롭습니다.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해안길을 따라 걷고 바닷가를 지나 몰운대 숲까지 함께 산책했습니다. 지나치는 풀과 꽃들은 물론 나무들에게도 쓰다듬고 안부를 묻는 샘을 보면서 자연과 인간의 일체감을 또 한 번 느낍니다. 

 

(몰운대 해안가 절벽에서 야생패랭이 꽃)

 

 

샘과는 인연이 30여 년 될 동안 띄엄띄엄 만난 적도 있었지만, 삶의 큰 변화를 겪을 때는 서로에게 손을 내밀며 함께 해 왔습니다. 하는 일이 같으니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고충을 이해하기 쉽고, 생각과 방향이 비슷하니 나이 들수록 편해지는 친구입니다. 샘의 말에 따르면 우리는 서로에게 비타민이고 보험이랍니다.

비타민 같은 관계는 알 것 같고, 보험은 약간 의아해하니 30 년간 서로 조금씩 보험 적금 넣듯 알아왔지만 지금은 보험금 타 듯 큰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사이라는 것입니다. 책 읽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샘은 고등부 수업 중심이라 지금은 블로그 글쓰기를 미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글쓰기와 글쓰기 친구들을 응원하면서 바닷가가 바로 보이는 샘 집을 글 친구 작가님들이 부산에 방문하면 기꺼이 홈스테이 장소로 제공하고 싶다고 합니다.

샘이 은퇴할 몇 년 후면 아들 딸이 독립해 나갈 테니 그때는 자기 집을 작가들의 부산 휴식처로 제공하고 싶다고 합니다. 저의 글 벗님들이 언제든지 묵을 수 있는  부산 다대포에 작가님들의 공간이 생기는 것입니다. 

다대포 해안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바닷가 끝에 개인 사유지라고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울타리를 쳐서 다른 이들이 출입을 못하게 한 모래밭이 있어요. 그것으로 인해 해안 산책로가 중간에 뚝 끊긴 상태로 있습니다. 어째서 그 땅이 사유지가 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요.

다대포의 아침을 사랑하게 된 샘은 꿈이 있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부자가 되어 그 사유지를 사서 부산시에 기부하여 모든 시민이 온전한 다대포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경제 공부와 실천을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날을 꿈꾸며 산책하다 눈에 띄는 팻트병이나 휴지를 주우면서 다대포를 가꾸고 지키고 있습니다.

다대포와 다대포 아침을 사랑하는 다대포 지기인 샘이 꿈을 반드시 이루기를 응원합니다. 샘과 함께 하는 나이 듦이 즐겁습니다.

온전한 다대포를 부산 시민에게!
샘의 또 다른 버킷리스트가 이루어지도록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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