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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팥빵은 사랑을 싣고

아리아리짱 2020. 8. 4. 06:00

 

 

딸 출산 후 이어진 코로나로 인해 사위의 재택근무가 시작되어 그동안은 딸의 육아에 대해서 크게 걱정되지 않았어요. 동탄에 멀리 떨어져 자주 가볼 수 없어도 듬직한 사위가 낮에 함께 할 수 있었으니까요. 드디어  지난달부터 사위가 출근을 재개했습니다.

 다행히 예원이가 그리 별난 아기가 아니라서 조금 마음이 놓이긴 하지만 딸 혼자 손으로 예원이를 돌보는 것이 마음이 늘 쓰입니다.

예원이가 이가 나기 시작하니 이 앓이를 하느라 많이 보채고 찡찡되어 하루 종일 안아주고 달래느라 딸이 몸살이 났습니다.  밤 잠 설치는 날들이 이어지니 딸이 몸살 기운과 함께 체력이 바닥이 난 것입니다.

딸이 전화로 호소를 합니다. 친정이 멀리 있어서 그것이 제일 아쉽다고요. 병원 다녀 올 동안에 예원을 봐줄 수 있게 아빠라도 와주시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제가 아직은 일에 메여 있는 몸이라서 안타까워도 어쩔 방법이 없습니다. 이럴 때 우리 집 실제 '친정엄마'인 남편이 동탄으로 출동하는 것이 차선책이 됩니다.

남편이 요리를 하거나 살림을 척척 해내지는 못하지만 손녀 예원이를 달래고 놀아주는 것은 곧 잘 해냅니다. 딸이 SOS를 칠 때마다 동탄으로 달려가서 구원투수 노릇을 합니다.

남편이 부산의 싱싱한 생선과 조개류를 사 가지고 동탄으로 향하면 사위와 딸은 너무나 맛나게 먹습니다. 남편은 그 재미로 동탄 출동을 여행 삼아 소일 삼아 손녀 예원이를 보는 설렘으로 그리 힘들어하지 않고 가는 것입니다.

주말 동탄을 다녀온 남편이 단팥빵을 한 상자를 안고 왔습니다. 왠 거냐고 하니까 딸 집에서 팥빵이 달지 않아서 맛있게 먹었더니 사위가 유심히 보고는 코**코에서 단팥빵 한 상자를 사 와서는 부산에 가져가서 드시라면서 챙겨주었다는 것입니다. 단팥빵은 남편도 좋아하지만 저도 좋아하는지라 반가웠습니다.

남편은 은퇴 후 한가할 것 같았는데 동탄으로 자주 오르내릴 일이 생깁니다. 적절할 때 은퇴해서 다행이라며 전국구로 바쁜 할아버지인 것에 자부심을 가지는 듯합니다.

아무튼 당분간은 '친정엄마'여야 하는 남편이 동탄행 여행을 건강에 무리 없이 잘 다닐 수 있기를 바라며 단팥빵 한입을 베어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