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감사합니다.

내가 좋은 어른이 되어야하는 이유

아리아리짱 2020. 5. 29. 06:00

(수진이가 고 3 때 검은 색 종이에 하트 모양을 장인의 정신으로 하나 하나 조각으로 파내고 빨간종이에 붙여 정성껏 만든 대형 감사 카트)

옛 제자 수진이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코로나로 대학의 수업이 인터넷 강의로 진행되어 시험 대신 보고서 제출로 전환된 것이 많아서 학원에 와서 공부해도 되겠냐는 것입니다. 집에서 자꾸 나태해지니 집중할 장소가 필요하다고 했어요. 수업 소리로 좀 시끄러울 텐데 괜찮겠냐니까 카페에서도 공부하는데 문제없다고 했어요. 그래서 흔쾌히 와서 공부하라고 했습니다. 공부할 장소를 물색하다가 저를 떠올린 것만으로도 기분 좋았습니다. 

수진이는 중등 때 학원 다닐 때뿐만 아니라 대학 시절 내내 가끔씩 연락을 주며 5월이면 꼭 안부차 학원을 찾아옵니다. 사교육인 학원에서 선생과 학생의 관계가 이렇게 깊게 이어질 줄 몰랐습니다. 학생들과 인간관계를 강하게 연결할 수 있다는 것에 크게 기대하기 힘든 시대이니까요.

그런데 수진이는 저를 유독 믿고 따랐습니다. 수진이는 제가 더 좋은 선생님, 더 좋은 어른이 되고 싶게 하는 제자입니다. 저를 제 모습 있는 그 이상으로 크게 생각하고 존경합니다. 수진이가 그 존경을 담은 맑은 눈으로 쳐다보면 저는 제가 수진이가 바라보는 눈높이의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는 꽃을 한 아름 들고 와서 꽃병에 담아 주었습니다. 아이들과 그 이쁜 마음을 함께 하려고 교실에서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놓아두었어요. 때로는 화나고 짜증 날 때도 있는 아이들과의 시간이지만 어쨌든 사랑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하고 함께 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이렇게 별 것 아닌 저를 스승님으로 여겨주는 수진이에게 떳떳하기 위해 좋은 어른이 되어야겠습니다.

작년에도 깜짝 방문으로 글감을 주어 블로그에 올렸는데, 올해도 또 이렇게 글감을 줍니다. 좋은 인연을 소중하게 잘 키워나갈 것을 다짐합니다.

https://tree2woods.tistory.com/66

 

나의 애제자 수진이

수진이는 지금 대학 3학년인 저의 옛 제자입니다. 초. 중등 때 저랑 함께 공부한 학생이었지요. 졸업 후 1년에 한 번씩은 스승의 날 전후로 저를 찾아옵니다. 학원 선생님을 이렇게 매번 찾아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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