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엄마

아리아리짱 2020. 5. 11. 06:06

가정의 달 5월 맞아 독서토론회에서 <엄마> (틱낫한/이도흠/ 아름다운 인연)를 나누기 책으로 함께 했습니다.

"엄마~! " 소리 내어 부르기만 해도 가슴에 그리움으로 가득 차 오르는 말입니다. 함께 할 수 있었을 때 그 소중함을 미처 깨닫지 못한 아쉬움으로 가슴이 저려옵니다. 하지만 그 아쉬움들을 살포시 내려놓으렵니다. 이제 '엄마'를 부르는 것보다 '엄마'로 불리는 시간들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아들이 어버이날을 즈음해서 꽃바구니 선물을 보내왔습니다. 우리 부부는 많이 놀랐습니다. 딸과 달리 조금은 무심한 아들의 첫 꽃배달이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처음으로 엄마의 삶을 가져다준 아들은 태어나고 자라면서 늘 저에게는 과분한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건강하고 영민한 아들 덕분에 세상이 온통 꽉 차 보였습니다.  저는 아들에 걸맞은 지혜로운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더 애쓰고 노력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늘 제 몫을 잘 해내는 아들은 제 삶의 훈장처럼 언제나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런 아들이 여자 친구를 사귀는 데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 저의 애를 태웠습니다.

긴 학업에 이어 바쁜 연구원 생활을 시작한 아들은 여동생이 먼저 결혼하고 아기를 낳기까지 조용했던 것입니다. 주변에서 더러 소개나 중매가 들어오면 아들에게 슬며시 얘기를 꺼내어 보았지만 그다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들을 지켜보는 저는 마음이 짠하고 안쓰러웠어요.

그러던 아들이 얼마 전에 밝은 얼굴로 여자 친구가 생겼다고 했습니다. 저는 아들의 선택과 판단을 무조건 존중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지라 잘 되었다고 축하해주었습니다. 남편도 아주 기쁘게 축하해 주었고요.

조금은 시크하고 무심한 아들이 꽃바구니를 보낸 것은 여자 친구의 힘이 큰 듯합니다. 아들이 여자 친구와 함께 사랑을 예쁘게 잘 키워나가기를 바라면서 '아들의 엄마'에 대한 내 마음을 다시 들여다봅니다.

책에 틱낫한 스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과거는 지나가버렸고 미래는 아직 여기에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는 현실이 이것 이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가 과거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과거는 현재의 모습으로 존재합니다. 이 가르침에 따라, 현재에 우리 자신을 굳건히 정립하고 지금 이 순간과 깊이 만난다면, 또한 과거를 만나 정정할 수 있는 힘을 갖습니다. (74쪽)

스님은 우리가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삶을 의미 있게 하고 순간에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러면 다가올 시간들은  당연히 밝을 것이고요.

삶은 오직 지금 이 순간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오직 지금 이 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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