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감사합니다.

뻔.자.솔 [뻔뻔하고, 자유롭고, 솔직하게!]

아리아리짱 2020. 3. 20. 06:05

 

You make me so happy :-)

 

 

안녕하세요. 저는 아리아리님 딸아이로드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어머니께서 동탄 집에 오래 있다가 가셨으면 했는데 블로그에 포스팅할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해서 부산에 빨리 가셔야 한다고 하셔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하루 정도는 어머니 블로그를 책임지겠노라 자신 있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막상 어떻게 글을 적어 나가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꿈트리 숲님께서 해주신 조언을 알려주셨습니다. 뻔뻔하고 자유롭고 솔직하게!

지금부터 뻔뻔하고 자유롭고 솔직한 저의 20대, 결혼, 임신, 출산 그리고 100일 된 딸을 키우고 있는 초보 엄마의 고군분투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부족하지만 친정엄마를 조금 더 붙잡고 싶어하는 딸의 글이니 어여삐 봐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부모님과 굉장히 친한 딸로 자라왔습니다. 당연히 부모님이 계신 부산에서 결혼생활도 시작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친정 근처에서 아이를 낳아 자주 친정 찬스도 쓰면서 직장생활도 이어가며 그렇게 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생각처럼 안 되고, 생각처럼 안된다고 해서 또 그렇게 슬픈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고군분투했던 20대, 좋은 사람과의 결혼 그리고 감사한 임신과 출산까지 저의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고 합니다.

우수한 오빠에 비해 저는 애살은 있었지만, 이상은 항상 높았고 실력은 평범했습니다. 부모님은 비교하지 않으셨지만 저는 제가 잘하고 우수하다는 것을 부모님께 언제나 보여주고 싶었던 딸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학 생활을 정말 열심히 했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시작은 화려했고 처음으로 세상으로부터 인정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부모님께 제대로 기쁘게 해 드리고 인정받은 것 같아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다른 사람에게 매출을 압박해야 하고 윤리적으로도 이게 맞는 건가 자문하게 하는 업무였습니다. 감정적 소비가 큰 직무였습니다. 제가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걸 느꼈고,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세상으로부터 처음 공식적인 인정을 받은 직장을 제 손으로 그만두는 건 많은 고통이 따랐습니다. 이직이 쉬울 듯 했는데 번번이 연결이 잘되지 않았습니다. 퇴사 후 갈수록 자신감과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습니다.

항상 하고 싶고 배우고 싶었던 게 많았던 20대였는데 자신감이 없어지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야속하게 느껴지고 제 삶이 멈춘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20대 후반에 아주 힘든 시간들을 보낸 후 담백해진 제 자신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왜 그리 힘들어했나 싶습니다. 그 순간을 이겨내고 지혜롭게 살아가고 싶었는데 저는 그 힘듦 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많은 걸 놓쳤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현재에 무엇보다 충실하고 깨어 있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담백해진 20대 후반에 좋은 사람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을 때 지금의 신랑을 만났습니다. 일본에서 일하고 있었던 신랑은 참 따뜻하고 아낌없이 사랑해주는 사람입니다. 사람을 잘 믿지 못했던 저에게 넓은 마음으로 저를 포용해주었고 아빠 같은 신랑이 주는 평화가 좋았습니다. 제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가진 것이 없을 때 저를 있는 그 자체만으로 사랑해 준 사람입니다. 좋은 사람 옆에서 저는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더 좋은 사람이 되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었습니다.

일본과 부산을 수 십 번 오고 가며 우리는 결혼을 약속했고 저는 미국계 기업에 취직을 했습니다.

늘 영어를 사용하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직장 상사와 임원들이 미국인이라 제가 정말 원하는 환경인 회사였습니다. 자유롭지만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큰 외국계 기업이였습니다. 그렇게 원했던 환경인데 새로운 업무를 영어로 배우고 또 언제나 영어를 써야 하는 건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습니다. 업무가 익숙해진 뒤에도 퇴근 후 원어민 영어 과외를 받을 정도로 외국어 공부는 정말 끝이 없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습니다.

회사를 다니며 결혼을 하고 동탄으로 온 신랑과 주말부부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사랑스러운 딸 예원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덧이 너무 심해 혼자 원룸에 지내며 임신 기간을 견뎌 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주말 부부로 지내야 하는 것이 큰 숙제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퇴사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동탄라이프가 시작이 됩니다.

동탄 라이프는 다음 달 어머니께서 다시 방문해 주실 때 To be continue! 하겠습니다 :-)

항상 어머니의 블로그를 구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힘든 시기 건강하게 잘 견디시고 행복한 날들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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