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자격증을 획득한 젊은 친구들은 여행사에 주로 해외 인솔자로 쉽게 바로 취직이 되었는데, 40대 주부인 저는갈 곳이 없더라구요.
그런즈음 함께 공부 했던 같은 또래이자 주부셨던 분이 어린이 영어 학원에 취직하여 다니시면서, 일 해 볼것을 권하셨어요. 그분은 제 '멘토'가 되신거죠.
이전에 아이들 영어에 실질적 도움이 될까 정보를 알아 볼겸, 영어 전문 학습지에 잠깐 다녀본 경험이 있긴 했지만, 어린이 영어 학원에 면접을 보러 갔더니 바로 다음주 부터 출근 하라는 것입니다. 당시는 어린이 영어 학원이 엄청 붐인 시절 이었어요. 그렇게 해서 저는 영어와 학생들과의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 했습니다.
영어라면 피하고 싶은 제가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이 된다는것이 신기하고 즐거웠습니다. 활자 중독인 저는 가르치면서 배우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이 일이 정말 좋습니다.
그렇게 5년쯤 근무하다가 멘토샘이 우리가 나이도 있고 하니, 소규모로라도 각자의 학원을 차리자 라고 하셨어요. 사실 저는 가르치는것은 즐거운데, 경영 쪽은 자신이 없었어요. 멘토샘도 규모 큰 학원은 부담 스럽고, 교습소 규모의 작은 학원에 적합한 프로그램인 '해법영어교실'이 좋은 듯하니 해 보자고 권유 하셔서, 제 고등학교 때부터 40년 '베프'인 친구의 아이 둘을 첫 제자로, 그때부터 영어교실을 운영 해 오고 있습니다. 저의 첫 제자인 친구 딸은 대학 졸업과 동시에 임용에 합격하여 지금 중학교에서 선생님으로 맹 활약 중입니다.
학원을 운영하면서 학부형 상담시 가끔 전공을 했느지를 물어 오면 난감 하기도 하고, 영문학과의 공부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듯 해서 방송통신대학 영문과로 편입해서 2년만에 졸업도 했습니다.
오전에는 원어민 회화 수업도 꾸준히 하는 데도 생각만큼 실력이 늘지 않아 고민 하던중 김민식피디님의 <영어책 한 권 외워 봤니?>를 만난거죠. 그 전에도 중등 교과서 한권 외우기도 시도는 해봤지만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확신이 드니 조금 더 열심히 외우기에 도전이 되었어요.
그래도 제가 들인 노력에 비해 정말 실력은 더디 더디 늘어서'콩나물 시루 론'에 공감 백배입니다. '콩나물 시루 물은 다 빠져나가지만 콩나물은 자란다!' 제가 부은 물은 저수지 물 만큼인 듯 한데 제 키는 얼마나 자랐는지?
영어 읽기는 웬만큼 해결이 되는데, 회화에 대한 울렁증은 아직도 조금 남아 있어, 저는 영어의 '저수지'에 풍덩 빠져 여전히 헤매고 있습니다. 얼른 빠져 나와 다른 언어들과도 친하고 싶은데 말이죠.
저는 학생들이 최소한 영어가 지겹고 싫은 과목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길 바라면서 학생들과 함께 해 온지가 20년이 되어갑니다.
어릴 때 영어샘으로 인한 상처가 저를 평생 영어 언저리에 머물게 했는데, 그 선생님이 저에게는 은인이신 거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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