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걷기)감사

여행자의 눈길로 부산여행하기

아리아리짱 2020. 1. 28. 06:21

(절영로 입구)

남편의 5형제가 각각 가족을 일구어 손주들까지 다 모이면 30명이 훨씬 넘는 대가족입니다. 우리가 손을 좀 보탠다 하더라도 그 손님 치르기는 암 수술을 한 큰 형님에게 부담인 것입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각자 형편껏 명절 즈음 시부모님 산소를 찾아뵙고 각자의 집에서 명절을 맞기로 했습니다. 시댁 큰형님과 아주버님의 결단이었어요.

며느리 ‘명절증후군’을 겪던 제가 설, 추석 두 번의 명절이 달콤한 휴가가 된지 몇 년 째 됩니다. 그 기회를 이용해 가족여행 적금을 모아 가까운 나라는 웬만큼 다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이제 딸이 결혼하고 출산해서 시댁과의 관계를 형성하니 명절 친정행이 쉽지 않은 듯하고, 혼자의 생활이 익숙해진 아들은 머쓱하게 집에서 우리랑 지내는 것도 그리 편하게 느끼지 않는 듯합니다.

이 번 설날 명절에는 여행 계획이 없으니 편하게 하라고 하니 아들은 밀린 일들도 있고 그냥 대전에서 있겠다고 합니다.

명절 우리 부부만 지내기는 결혼 이후 처음인 것입니다. 이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하면 잘 보낼까 행복한 고민을 합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부산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여행하기’의 걷기여행과 독서여행을 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남편은 부산 갈맷길을 걷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부산도 여행자의 시선으로 구석구석 즐길 곳이 많다고 합니다. 특히 걷기 좋았던 곳들을 이번 기회에 가보자고 합니다.

우리만의 설날 첫 걷기 여행길은 영도의 ‘절영 해안 산책로’입니다.

영도는 남편이 태어나고 자란 곳입니다. 시어머니가 계셨던 본가도 있었고요.

남항대교 끝에 있는 반도보라 아파트 옆에서 시작되는 해안도로입니다. 이 해안도로는 어머니가 사셨던 아파트를 지나 30여 년 전 제가 신혼살림을 꾸렸던 동삼중리 까지 이어집니다.

그곳에서 숲길을 통해 태종대 까지 이어지는 길인데 숲 길 중간은 아직 공사 중이라 2021년 되어야 길이 완성 된다고 합니다.

집에서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이른 아침 영도 절영로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여행자의 시선으로 집을 나서니 여행의 설레임이 일어납니다. 한적한 도심의 차창 밖 풍경들도 정답게 다가옵니다.

이 갈맷길은 김민식 피디님의 블로그 글로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는 부산시민 1인입니다.

https://free2world.tistory.com/2207

 

부산 태종대 여행

날이 선선해지고 있어요. 짐을 꾸려 어디론가 떠나고 싶죠. 지난 봄에 다녀온 부산 여행 이야기를 이어서 올립니다. 오전에 다대포를 다녀온 날 오후 태종대로 갑니다. 점심은 어디서 먹을까요? 오전 내내 바닷가..

free2world.tistory.com

가파른 해안 길 아래에 만들어져 있는 길을 걷는 동안 길을 닦은 많은 이들의 손길과 정성을 느껴졌습니다.

바다를 지척에서 보며 파도소리와 함께 걸을 수 있는 길이 이리 가까이 있었던 것입니다. 정말 먼 여행지에 온 듯한 느낌이 절로 듭니다. 애정을 가지면서 살고 있는 주변을 여행하듯 즐기는 시간들이 정말 좋습니다. 마음먹고 집 문밖을 나서면 다 여행지가 되는 요즘입니다.

본격적인 블로그 글쓰기를 한 후의 가장 큰 변화 중에 하나입니다. 그냥 뻔한 일상과 익숙한 주변들이 ‘자세히 들여다 봄’으로 활기를 찾습니다. 김미경 서촌 옥상 화가의 말처럼 ‘그윽한 바라봄’이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예전에 신혼을 꾸렸던 아파트도 둘러보면서 오늘의 두 시간 정도의 첫날 걷기 여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산으로 연결된 숲길이 완성되는 내년에는 태종대까지 쭉 이어서 걸어가 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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