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걷기)감사

일상을 여행처럼

아리아리짱 2020. 2. 27. 06:05

 

 

코로나 19로 인한 일주일의 휴원을 첫날은 우왕좌왕하다가 월요일 하루가 훌쩍 지나갔어요. 일주일 동안 좋아하는 책이나 실컷 읽으려 했는데 긴장감이 풀어져서인지 졸음 반 읽기 반의 하루 나절이 지나갔습니다.

월요일 밤 딸이 아빠, 엄마 집에만 있기 답답할 텐데 여행 삼아 차를 가지고 동탄 집에 놀러 오는 것이 어떻냐고 합니다.

남편은 나이들어 가면서 장거리 운전은 많이 피곤해합니다.  저 또한 운전이 편하지 않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요. 동탄의 딸 집 갈 때는 당연히 SRT를 이용하면 두 시간 조금 지나면 갈 수 있으니 편리하게 이용했어요.

그런데 시국이 이래서 기차를 마음 편히 탈 수 없는 상황이라 꼼짝없이 집에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한 거죠. 동탄까지 4~5시간 장거리 운전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것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남편이랑 교대로 운전하면 가능할 것도 같았어요.

손주가 태어난지 세 달이 되지 않아 딸은 아직 주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제가 멀리 있고  아직 일을 하고 있으니 제대로 도와줄 수가 없어 미안하고 짠한 마음이었거든요. 평소에 이렇게 긴 시간을 쉴 수 없는데, 학원 휴원기간이 손주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될 것 같았어요.

제가 은퇴하면 둘이 함께 자유롭게 여행 다니는 것이 평소 남편의 바람이었어요. 남편에게 시험 삼아 여행 간다 생각하고 쉬엄쉬엄 운전해서 동탄에 가보자고 설득했습니다. 처음에는 내켜하지 않던 남편이 그럼 한 번 여행이다 생각하고 가보자고 합니다.

재빨리 먹거리 이것저것을 챙겨서 캠핑가듯 동탄을 향해 자동차로 출발했습니다. 한 동안 차로 야외나 근교로 나선 적이 없어서 정말 여행 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휴게실에서는 짧게 머물고 차 안에서 김밥을 먹으며 쉬엄쉬엄 운전해서 동탄에 도착했습니다. 교대로 운전하니 남편도 한결 피곤을 덜 느끼는 듯합니다. 사실 저는 고속도로 운전은 거의 하지 않아 자신 없었는데 해보니 할 만한 것입니다. 

제가 이전에 비해 확실히 용감해 진것입니다. 새로운 것 시작이나 도전에 주저함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냥 용기 내서 해보기가 쉬워집니다. 은퇴 후의 자유로운 시간 보내기를 미리 연습해보는 손주를  향한 운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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