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그림 속에 너를 숨겨 놓았다

아리아리짱 2020. 1. 22. 06:08

 

<그림 속에 너를 숨겨 놓았다> (김미경 글.그림/ 한겨레 출판)

화가 김미경은 서촌의 옥상과 길거리에서 동네 풍광을 0.1mm의 펜으로 그림을 그려 ‘서촌 옥상 화가’로 불립니다.

기자로서 직장생활을 27년을 한 저자는 50대 중반에 과감하게 월급쟁이 생활을 정리한 것입니다. 생계에 대한 불안함은 컸지만, 하루 종일 그림만 그리면 좋겠다는 간절함으로 본격적인 전업화가 생활로 접어듭니다.

 

탄탄한 글과 함께인 그림들로 엮어진 책을 보면서 진정한 자유인의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원하는 삶을 찾아 떠난 화가의 용기에 감탄하며 그와 같은 자유로운 삶을 꿈꿉니다.

책 표지에 눈을 감고 꿈꾸듯 춤을 추는 여인이 전해주는 영혼의 자유로움이 크게 다가옵니다.

작가처럼 전공은 하지 않았지만 늦게라도 그림 공부를 시작하고 싶다는 이들에게 작가는 말합니다. “그림 그리고 싶은 마음이 소질이다”라고요. 좋아한다면 용기를 내서 시작하라고 응원합니다.

 

작가는 그림의 시작은 ‘바라봄’이며, 그것도 ‘그윽한 바라봄’이라고 합니다. 그림 그리기 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풍광들이 그림을 그리고 난 후부터는 세세히 눈에 들어오는 것에 놀랍다고 하면서요.

꽃들의 숨결까지 들리는 듯 한 느낌이 작가를 전율케 하여 그림으로 표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합니다.

 

0.1mm의 펜으로 그린 작가의 작품들은, 작가의 친구 표현처럼 ‘후벼 파듯 한 땀 한 땀 그린 그림들’입니다. 작가의 그림을 보며 사람의 인내와 끈기의 한계는 어디쯤일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직장생활하면서 야근을 밥 먹듯 했기에 하루 10시간 그림그리기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했지만, 몸에는 무리가 따라서 오른 손을 잘 못 쓰는 상황이 세 번이나 있었습니다. 그 손 치료 동안에도 왼손으로 그림을 그려내는 작가를 보면서 좋아하면 저렇게까지 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작가는 그림은 외로운 예술이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물론 그림도 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것이다. 그리는 이유는 자신의 느낌을 혼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다. 하지만 그림은 외로움이라는 그림만의 커뮤니케이션을 따로 가진 듯하다. 음악이나 춤 공연은 여러 사람이 함께 웃으며 울며 감상하는데 반해 그림은 감상도 오롯이 혼자 한다. 그림 감상은 내 속의 외로움과 네 속의 외로움이 조용히 만나 어루만져주고, 손잡아주는 일 같기도 하다. 서로의 마음속 외로움을 알아차린 것 같은 찰랑찰랑한 느낌.(...)

내 외로움을 견뎌서 네 외로움을 여의는 일. 그림이다. 인생이다. ( 74~75쪽)

김미경 작가의 표현처럼 평범한 일상의 모습들을 ‘그윽한 바라봄’으로 보고 싶습니다. 익숙한 것을 낯 섬으로 볼 때 우리들의 뻔한 일상들은 아름다운 글과 그림들이 된다고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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